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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아는 블록체인] 블록체인이 넘어야 할 산① 기술적인 한계 (하편)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1.30 15:52 의견 0

데이터베이스를 쓰지 않는 대가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찾고 활용합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도 발전해 더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쓰지 않고 사용자들이 제공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그래서 정보량을 비교하면 현저히 부족합니다.


물론 정보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유용한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정보를 원활하게 찾을 수 없다면 활용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과거 인터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양서를 뒤졌던 때를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은 현재 정보를 움켜쥐고 있는 인터넷 시스템과 대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수준은 알파고와 바둑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의 대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프라이버시 문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늘 프라이버시 문제가 제기됩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을 지향합니다. 누구든 거래의 자산 규모와 송수신 주소 등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따라서 개방적이고 투명성을 보장하는 대신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기술적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보안 문제

블록체인의 보안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블록체인은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결정해주는 방식에서 참여자들이 모여서 합의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데 여기서 기술적으로 완벽한 보안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대규모 금융권에서 블록체인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것도 그 비판의 일환입니다. 물론 현 시스템에서 블록체인의 보안을 따지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보고 비아냥거리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기술적인 표준 부족

표준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져서 인정받기도 하고, 표준 위원회 등에서 합의하거나 고안해서 정하기도 합니다. 표준의 효용성에는 네트워크 효과, 호환의 편리성, 비용 절감 효과, 위험 감소 등이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아직 기술적 표준이 없으며 계속 실험 중입니다. 표준의 부재는 기술적인 불안함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여정이기도 합니다. ‘혁명’은 기존의 표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혁명, ‘블록체인 혁신’이라고 일컫는 것 자체가 현재의 표준을 바꾸고자 함을 뜻합니다.

현 블록체인의 기술적 장애물을 살펴보았습니다. 많은 관심 가운데 성장하고 있지만, 극복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시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인터넷은 세계를 아우르는 시스템이 됐습니다. 블록체인도 수많은 견제와 의문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용자 네트워크가 받아들이고 그 범위가 커진다면, 견제는 대세로, 의문은 확신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래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힘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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