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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이 일류 대학교에 보내는 것이었나?(5)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16)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2.13 13:38 의견 0

영재들을 위한 영재교육청, 영재교육원이 창설된 지 꽤 됐다.

설립 취지는 특정 과목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해서 인재로 양성한다는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영재교육청에 보내기 위해서 학교는 영재학급을 운영하고(학내 상위 20% 정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영재교육청은 전체 학생 수의 1~2%만 선별해서 교육을 실행한다.

극소수의 학생들을 선발하다 보니, 영재교육청을 가기 위해서 사설 학원을 다니면서 선행을 하고, 기출문제를 푼다고 하니 또 다른 사 교육장을 만들어 준 셈이다. 최근에 아는 지인의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영재학급, 영재교육청 준비를 시작한다고 했다.

필 자 : (놀라며) 영재교육청은 4학년부터인데, 벌써 준비시켜요

선 배 : (한숨 쉬며) 보통 2학년 때부터 시작하나 봐.

필 자 : (당황하며) 도대체 뭘 어떻게 준비하길래

선 배 : (답답하게) 초등학교 5학년 수학 정도는 풀 수 있어야 한 대.

필 자 : (답답해하며) 답답하네요. 영재교육청 만들어 놓고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게 한 꼴이니.

선 배 : (심각하게) 그리고 영재학급은 100명 중에 20명 정도를 따로 선발해서 운영하는 건데, 20등 안에 못 든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준비를 안 하기도 그래.

영재는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런데, 기출문제를 통한 선행으로 영재교육청을 들어간다고 한들, 창의력이 얼마나 향상될지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뛰어난 영재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사설학원 설립자인 것 같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학원을 만들어서 원생을 모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더 험난한 현실은 영재 교육청을 들어가기 위해서 다니는 학원도 수강료만 내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니,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하겠지만, ‘학원도 못 들어가면 어떻게 하나’하고 근심하는 부모님의 고충이 더 크리라 생각한다(필자도 곧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러나 앞의 상황과 전혀 다른 이야기도 있다. 아래 이야기는 정 반대되는 교육방식을 갖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과 이야기한 것이다.

필 자 : (호기심 가득하게) 각 학교에서 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녀분은 관심 없나요

학부모 :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냥, 신경 안 써요.

필 자 : (조금 놀라서) 다른 학부모들 보면 영재학급이라도 넣기 위해서 여러모로 공들이는데, 대단하시네요.

학부모 : (역시 대수롭지 않게) 아이가 별 관심을 두지 않아서요. 그리고는 아이를 부른다.

학부모 : (아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묻는다) 너희 학교에도 영재학급 있지 그런데 너는 왜 안 하지

학 생 :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영재학급 다 싫어해요.

필 자 : (궁금해하며) 왜

학 생 : (의아하게 쳐다보며) 숙제가 너무 많아서요.

관점에 따라 위의 이야기가 다르게 이해될 수 있다. 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자녀의 행복을 위해 자녀가 원하는 것을 반영하는 부모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필자의 느낌에는 위의 부자는 후자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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