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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독립군들(4)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해에 부쳐

이정환 기자 승인 2019.03.05 17:47 의견 0

▲ 제일제당이 투자한 회사 J com이 처음으로 제작한 영화이자 곽경택 감독의 데뷔작 <억수탕> 포스터

대기업 중에 제일 먼저 영상 산업에 뛰어든 곳은 삼성의 삼성영상사업단이라는 회사다. 당시 영화사들은 비디오 판권을 담보로 제작비의 일부를 조달했는데 이 비디오 판권을 주로 취급했다.

다음 주자는 대우시네마였다. 신사동에 큰 건물을 짓고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만들었다. 대우도 삼성처럼 비디오 판권 비즈니스를 했고 외국영화를 수입하기도 한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LG에서 영상 사업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LG는 위장 계열사인 미디아트를 차리고 CF, 다큐멘터리 방송물 제작, 내셔널지오그래픽 비디오 판매·유통을 하면서 영화판을 기웃거렸다.

미디아트 허승표 회장은 강제규 감독의 <쉬리> 오리지널 버전인 <대국전>을 통해 영화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나 매킨지의 ‘LG 그룹은 영화랑 안 맞다’는 컨설팅을 받은 뒤 영화 제작의 꿈을 접었다.

대기업이 영화 사업에서 손을 떼며 자본 조달이 어려워지자 신씨네의 신철 대표는 제2금융권인 일신창투로부터 영화 제작비를 수혈 받았다. 영화 기획사 최초로 금융자본을 끌어온 것이다.

판권 장사를 넘어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회사가 CJ의 전신 제일제당이다. CJ는 김종학 피디와 송지나 작가가 공동대표를 맡은 J com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영화 사업부와 애니메이션 사업부를 만들어서 곽경택 감독의 <억수탕>등 작품 2, 3편을 제작했고 허영만의 <망치>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 한국 최초의 변신합체로봇 애니메이션 <천지수뢰>를 기획하고 트레일러까지 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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