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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남는거 in 대만(1)]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뜨겁게 - 중산역 ‘마라훠궈’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3.07 10:58 의견 0

어느 틈엔가 대만 먹거리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최근 대만 여행자가 급증하며 대만의 먹거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있지만, ‘공차’와 같은 대만 브랜드의 한국시장 공략 성공도 일조했다. 앞으로 더 많은 메뉴와 브랜드가 들어와 한국인의 식생활 속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만 현지 답사를 통해 본 연재를 특별 기획했다.

대만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현지 음식에 대한 기대를 품고 첫 끼로 선택한 곳은 마라훠궈집이다.

‘마라’란 중국어로 ‘맵고 얼얼하다, 톡톡쏘며 아리다’라는 의미다. 청양고추의 매운맛과 달리, 혀 끝이 약간 아릿하면서 자극을 주는 맛이다. 이름에 걸맞게 마라탕에는 산초로 보이는 열매들이 국물에 둥둥 떠다닌다.

마라훠궈는 우리나라로 치면 무한리필 훠궈집이다. 두 시간 동안 고기부터 야채, 해산물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훠궈의 육수는 하얀 국물인 백탕과 붉은 국물인 홍탕으로 나뉘어 있다. 백탕이 담백하면서 맑은 느낌이라면, 홍탕은 붉은 국물이 열정을 다해 타오르는 듯하다.

▲ 담백하면서 맑은 백탕과 붉게 타오르는 홍탕 ⓒ 김혜령 기자

음식은 자고로 담백한 맛부터 시작해야 다양한 맛을 진정 즐길 수 있는 법이다. 백탕에 소고기 한점을 담궈본다. 소고기가 백탕을 만나 담백함이 더해졌다. 부드럽게 익은 고기에 백탕의 국물이 스며들어 부담없이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걱정했던 향신료 특유의 향은 외려 한국의 훠궈집보다 덜하다.

이번엔 양고기를 먹어본다. 백탕에서 익혔을 땐 양의 풍미가 사라지고,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강하게 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맛과 향이 강한 홍탕에서 익히니 누린내가 잡히고 풍미가 한결 살아났다. 같은 고기도 어떤 육수에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

▲ 어떤 고기를 어떤 육수에 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 김혜령 기자

게다가 살짝 데쳐진 알배추, 청경채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입 안에서 한폭의 그림이 완성된다.

아! 여기에선 하겐다즈도 종류별로 골라 먹을 수 있으니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면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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