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두 도시 이야기 : 싱가포르와 대구(1)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32)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3.11 18:13 의견 0

대부분 사람들은 ‘롤모델’이 있다. 필자는 어린 시절에 칭기즈칸,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들을 좋아했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어른들은 그런 야망을 가진 필자를 대견하게 생각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정신병자 취급받을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는 롤모델과 같이 성장하고 싶다면,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공부’였다. 성적이 좋아야 했다. 롤모델 덕분이었을까 필자는 정복자를 꿈꾸며, 어린 시절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정복자에 대한 꿈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래서였을까 성적이 상당히 떨어졌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없었으니, 공부해야 할 이유를 상실했다.

이와 같이 ‘롤모델’을 선정하고 꿈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함은 국가와 도시 발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국가적으로도 일본과 한국의 성장 모두, 당시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고 선진문화 등을 흡수하면서 국내 상황에 맞게 잘 적용한 결과가 아닐까 그래서 대구도 ‘롤모델’을 선정하고 연구해서 모방하면 어떨까 그래서 대구에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의 속도’에서는 다가올 미래의 파괴적인 메가 트렌드 네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경제활동과 경제 역동성의 중심지가 신흥국과 신흥 도시로 이동

2.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이 가속화되고 그 범위와 규모가 증대

3. 인구의 고령화

4. 흐름(flow)이라고 부르는 교역과 자본, 사람, 정보 등의 이동을 통한 세계의 밀접한 연결

1번 항은 지방분권을 논의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관련 있으며, 2번 항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둔 현시점에 연관성이 있다. 3번 항은 우리나라 노인인구, 특히 대구 노인인구를 생각할 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마지막 항목도 20세기 말부터 계속해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항목들을 고려할 때, 필자는 대구의 ‘롤모델’로 싱가포르를 선정했다(필자는 싱가포르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면면만을 가지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인정한다. 그런데도 싱가포르는 많은 작가들이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도시이고, 여러 지수를 보더라도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기에 긍정적인 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싱가포르는 위 네 가지 항목 모두를 모범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국가이자 도시이다.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넓지만, 대구보다는 작다. 인구는 서울보다 훨씬 적지만, 대구보다는 많다. 경제 수준은 비교하기 힘들지만, 1인 당 GDP와 대구 1인당 GRDP로 보자 면,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국가이고, 대구는 24년째 국내 꼴찌를 기 록하고 있다. 경제적인 수준만을 가지고도 ‘롤모델’로 삼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경제가 모든 화두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적인 흐름에서 질적 성장도 이루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싱가포르를 따라 해보자는 제안은 적절하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싱가포르의 성장은 대구의 성장과 비교했을 때 외부적인 요건이 훨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많은 역경을 이겨내서 현재는 세계적인 교육수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병원, 법과 질서, 산업 계획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