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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 왜 대프리카인가?(1)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40)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3.22 10:32 의견 0

왜 대프리카인가 부정에서 열정으로

대구의 여름은 덥다. 그렇다고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는 별칭이 붙지 않았는데,(실제로 2016, 2017년에 가장 높은 열기를 뽐낸 지역은 대구가 아니었다. 경주, 포항 등이 더 뜨거웠다) 유독 대구에만 ‘대프리카’(대구 + 아프리카 = 대프리카), 혹은 대집트(대구 + 이집트 = 대집트)라고 표현한다.

아프리카만큼이나 덥다는 의미다(생활하기 힘들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그런데, 왜 대구에만 이런 표현을 할까 실제로 더 뜨거운 지역이 있는데도 말이다(물론 일조시간을 고려했을 때 대구가 전국 최고를 기록한다).

바로 대구의 위상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대표 도시라는 의미다. 영남 지방의 대표 도시면서, 대한민국 3대 도시 중 하나이며, 보수정치의 수도이자 성지(聖地)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이기도 하다(경북을 포함한 수치다. 박정희, 노태우, 이명박-일본 태생이지만 실제 고향은 포항, 박근혜 대통령 등).

오죽하면, 촛불집회에도 아랑곳없이 청와대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 했던 전 박근혜 대통령도 서문시장 화재에는 어렵게 행차했을 정도다(물론,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도 않았고, 민생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그리고 2017년 장미 대선 시에도 시비(是非)를 떠나,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후보에게 50% 가까운 표심을 보여주었다. 도시 규모, 정치적 동력 등을 따져보면 대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메이저 지역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프리카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아프리카가 살기 어려운 지역임을 생각해 볼 때, 대프리카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겨울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대중해’(대구+지중해)가 아닌, 굳이 혹독한 무더위를 상징하는 대프리카는 분명, 부정적인 의미다.맛 좋은 사과, 섬유의 고장, 그리고 정치적 성지인데, 왜 대프리카인가

대구는 250만에 육박하는 인구를 자랑한다. 물론, 수도권에서 살다가 대구로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질 수도 있다(아이와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고자 해도 가볼 만한 곳이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다양한 문화생활도 어렵다(극장 시설은 잘 되어 있다). 국제 오페라 페스티벌,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국제 무용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있지만, 수도권에 비할 수준은 아니다(거리에는 축제의 도시 대구라는 선전물이 붙어 있지만, 자화자찬인 것 같다).

좋은 점도 있다. 출퇴근 시간을 수도권과 비교하면 대구는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다. 근린시설도 집 근처에 즐비하고, 물가도 서울에 비하면 저렴하다. 가성비만 따지면 대구에서의 일상생활은 좋은 편이다.(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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