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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 왜 대프리카인가?(2)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41)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3.25 14:19 의견 0

긍정적인 이미지 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한 대구를 상징하는 대프리카,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는 ‘대프리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바로 2019년 여름이다!

구글에서 대프리카를 검색하면 열정, 에너지, 패기 등을 볼 수 있다. 대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서만 살았던 사람에게 지방에 지하철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놀라기도 한다) 2호선 반월당역으로 나오면 현대백화점이 있는데, 달걀 프라이 모형을 인도에 설치했다. 당연히 백화점 프로모션 용이다. 그리고 열대과일이라고 생각했던 바나나가 대구에서도 열렸다는 보도도 있다.

엄청난 무더위를 상징한다. 폭염이 심해서 거리에서 달걀 프라이를 만들 수 있고, 열대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수준의 고온을 뽐내는 곳이 대구이다. 현재 인구는 조금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살아간다. 숨쉬기 힘들 만큼의 더위도 이기면서 살아가는 대구 시민을 보면, 더위도 굴복 시키지 못하는 대구 시민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라고 했다. 이 말을 조금 바꿔보자.

“나를 이기지 못하는 더위는 나를 더욱 열정적으로 만든다.”

바로 대구에 어울리는 말이다.

여름을 검색하면, 많은 사진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이열치열(以熱治熱)’과 관련된 것들이다. 덥지만, 멈추지 않고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땀이 나지만, 그 땀이 오히려 에너지가 돼서 사람들을 더 일하게 만든다.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운동하는데, 실제로 여름에 하는 운동이 근육을 더 성장시킨다고도 한다.

열정(passion)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도 바로 여름이다.

즉, 대프리카는 최고의 ‘열정’과 ‘역동성’을 가지고 있는 의미다. 열정은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말이며, 젊음과 청춘을 상징한다. 청춘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초로 도전하려고 한다. ‘패일 패스트(fail fast)’라는 말은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말이다(투자를 할 때 그 사람이나 팀이 얼마나 많은 실패를 했는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고 한다. ‘장병규의 스타트업 한국’에서도 스타트업의 평균은 실패라고 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누군가가 열정과 도전정신을 대한민국에서 찾고 싶다면, 당연히 대구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대프리카는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식상하고, 부정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새로운 언어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리고 그 느낌이 정적이어서는 안 되고, ‘열정’을 품고 있어야 한다.

태양의 빛줄기로 샤워하고, 용광로 속에 있을지라도 불기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서 기어이 건물의 주축을 세워내는 강인한 에너지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 정신 또한 역동적이어야 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이제 ‘대프리카’를 다시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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