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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그래도 지구는 돈다" -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박앵무 기자 승인 2019.04.09 19:32 의견 0

▲ '갈릴레이의 생애' 포스터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의 4월 공연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 <갈릴레이의 생애>다.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처음 접하게 된 40대 중반 이후, 약 30년간의 삶을 그린다. 고문의 위협으로 인해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철회하지만 몰래 연구를 지속하여 과업을 완성한 갈릴레이의 삶을 통해 ‘진실을 앞에 둔 지식인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는 <서푼짜리 오페라>, <코카서스의 백묵원>,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 다른 대표작과 비교하면 국내에서는 자주 공연되지 않던 작품이기에 이번 공연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저항과 변혁의 예술가로 표현되는 브레히트는 시대를 향한 날카롭고도 흥미로운 시선을 담은 작품을 통해 세계 연극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며,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도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은 브레히트가 덴마크 망명 생활을 하던 1938년에 <지구는 돈다>라는 제목의 희곡으로 최초 발표되었다. 그러다 1943년에 1판본 초연이 이루어졌고,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사건을 접하며 브레히트는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뇌하기 시작했다. 이후 1947년 2판본, 1955년 3판본 등 계속된 개작을 통해 완성된 작품이다.

이를 극대화하듯 이번에 국립극단을 통해 선보이는 <갈릴레이의 생애>는 국립극단 예술감독이기도 한 이성열 연출을 비롯,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의상 이수원 등 지난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을 수상했던 <오슬로>의 창작진을 대거 기용했다.

이성열 연출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지난한 여정이라는 점에서 <오슬로>와 <갈릴레이의 생애>는 동일 선상의 작품”이라 소개했다.

“브레히트는 이 작품에서 과학과 종교, 이성과 미신, 관념과 감각,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낡은 세계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며 “인간 갈릴레이가 가진 연구에 대한 고민, 신념과 현실 사이의 갈등에 더해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촘촘히 그려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갈릴레이 역으로는 배우 김명수가 출연하며, 원로배우 이호재, 아역배우 이윤우 등 총 12명의 배우들이 3시간 동안 50여 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4월 5일부터 4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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