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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4. 청소년들만의 소통 플랫폼: 프리프리(freefree)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68)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07 17:34 의견 0

페이스북의 마크 주크버그는 10대들이 페이스북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생활 노출 등과 관련한 신뢰성에 대한 의문, 같은 또래끼리의 활동 제약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겪었던 일인데, 어떤 선생님이 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학생이 선생님한테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다 보니, 최초 가입자들의 나이는 현재 10대들이 보기에는 ‘꼰대’로 보일 수도 있다. 세대 차이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서 극복하기가 어려움을 보여준 사례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나 네트워크를 통해 세대 간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쪽 모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동체 조성은 힘들다. 그리고 성공하는 모든 스타트업과 혁신기업들 대부분이 온라인을 바탕으로 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성장하지만, 성장 배경은 오프라인에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을 위한 소통 공간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세대 간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래 소통 공간의 유용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기성세대가 청소년들을 위해 안정적인 소통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아직은 미숙한 청소년들 스스로가 만든 방법보다는 낫지 않을까

시비(是非)의 여부를 떠나 청소년들이 고민이 생겼을 때 상담을 위해 찾는 대상이 또래 친구라는 자료가 있다. 선생님, 부모, 선배 등을 찾지 않고 비슷한 또래 친구들을 찾아, 공유하기를 원한다. 물론, 비슷한 수준의 청소년들끼리 상담한다고 해서 좋은 해결 방법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측면에서 또래 친구를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부모님, 선생님 등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필자의 청소년 시기를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미래의 주인공은 청소년이라고 하면서, 지원하는 콘텐츠는 교육과 관련한 것 외에는 별로 없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람을 반영한 내용은 거의 없다. 물론, 청소년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주는 것은 좋은 정책이며, 마땅히 추진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 성과를 보면, 재고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금수저’, ‘흙 수저’ 등 차별적인 의미를 담은 신조어들을 생성했다(필자는 가끔 유튜브를 시청하는데, 아이들이 나눈 카톡을 바탕으로 해서 올라오는 내용들을 보면, 일진과 관련한 내용과 더불어 가난한 집 아이들을 의도적으로 따돌리고 무시하는 내용과 관련한 내용들이 상당히 많다). 함께 공부하는 학교와 학급에서도 계급이 나눠져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프리프리(freefree)’ 플랫폼 구축을 제안한다. ‘프리프리’는 자유로운 소통과 ‘함께 공감’ 혹은 공유함을 말한다. 물론, 플랫폼 구성은 기성세대가 해줘야 한다. 대신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기능과 편집은 청소년들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며, 기성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 콘텐츠도 청소년들의 요청을 중심으로 선정하면서 교육, 학습, 문화 등을 균형 있게 분배해야 한다.

‘비공개방’이라고 해서 악성 댓글 등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은 지속적으로 삭제하고, 학교와 지역과 관련한 현황에 대해 청소년들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는 창(窓)도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소통 공간이지만, 꿈을 꾸고, 실현할 수 있는 멘토를 지원해 주는 창구도 있어야 한다. 현재 존재하는 청소년들 플랫폼은 대부분 상업적인 성격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청소년들이 거부하는 기성세대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고, 트위터는 140자 수준만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단편적인 소통의 방법은 ‘최고의 교육’에서 말하듯이

비즈니스 리더들은 주로 말하기와 쓰기 면에서 더 나은 의사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직원을 찾지만, 이 능력들은 점점 쇠퇴하고 있는 상황

이라는 지적을 더 확장 시킬 뿐이다. 현존하는 대부분 소통 플랫폼은 기업 이익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유익함을 줄 수 있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렇나 노력이 청소년들을 위한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더 나은 대구시와 대한민국을 위해서 교실과 학교 안에서도 민주적인 과정에 학생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즉, 더 커다란 커뮤니티의 정치적 역동 속에 관여하도록 해 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아이디어를 대부분 반영하고, 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원을 제공해 주는 수준으로 역할을 구분한다면 어떨까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교육 수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통(通)’이 되는 것은 어떨까 대구 청소년들의 수준이 높음을 생각할 때 그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또한 기대해 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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