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제언 5. 대구형(形) 공유경제를 만들자(1)

대구의 플라뇌르 대프리카를 말하다(70)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5.09 11:34 의견 0

‘늦어서 고마워’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를 가진 페이스북은 아무런 콘텐츠도 만들어내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값나가는 소매 업체 알리바바는 재고가 하나도 없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숙 박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이 없다고 말한다. 즉, 기존 기업과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 공유경제는 다른 사람들의 것을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한다. 개발자의 노력은 인정해야 하지만, 부의 독식은 기본적으로 잘 못이다. 처음부터 '내 것'은 없었으니 말이다.

페이스북에서 활동했던 한 수학 전문가는

“우리 세대 최고의 인재들은 소비자들이 광고를 클릭하게 만들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국가나 지역적으로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인재와 자원이 오직 소비자의 소비행위를 촉진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제안하는 공유경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방법뿐만 아니라 부의 분배 차원에서도 고려한 것이다.

한국형, 좀 더 친근하게는 대구형(形 ) 즉, 지역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구에 기반을 두고 실행하되 전국, 아시아, 세계적인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이러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 대구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서 아이디어 회의를 해야 한다.

공유(Sharing)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창출되는 소득도 함께 나눠야 한다. 몇몇의 개인이 만들어 냈다고 해서 대부분의 수익을 개인이 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가형 국가’에서는 정부는 민간이 감히 시도해 볼 수 없는 사업들을(기업의 입장에서는 기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사업들) 실행함으로써(예를 들어 인터넷, 의학 연구 등) 민간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서 많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기업의 수입을 온전히 기업 노력의 산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신자유주의 시대 ‘낙수효과’의 기대가 소멸하자 국내외 많은 학자들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부를 충분히 거머쥔 사람들이 부를 자발적으로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물론, 워런 버핏같이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버핏세’라는 것도 만들어졌다. 2010년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기부 선언(Giving Pledge)’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생전이나 사망 시 재산의 절반을 자 선 단체에 기부할 것을 말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대구형 공유경제 사업을 추진할 때 소수 창업자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소득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상해야 한다. ‘놀이하는 인간’에서 말한 “한 명 한 명은 이기적일 때 잘 살 수 있지만, 둘 다 잘 사는 때는 둘이 협력할 때다.”를 잘 기억해야 한다. 부가 나눠지지 않으면 협력보다는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형 공유경제 시스템의 주최는 대구광역시여야 한다. 현재 국내는 빅데이터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정보가 관공서에 집중돼 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어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가 쉽지 않다. 쉽게 말해서 쓸 만한 정보들은 민간이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외국 빅데이터 정책은 원천 데이터를 공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아서, 개발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공개를 위한 자원 소모가 크며, 공공정보의 활용률이 매우 낮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좋은 자료를 가지고 생산적인 사업을 벌이는 경우도 드물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계속 전문가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대구 공유경제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잘 알지 못하는 공무원이 통제해서는 안 된다. 공유경제와 관련한 거버넌스를 조성해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서 추진해야 한다.

공개 데이터에 대한 선택적 활용은 매년 3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세계 GDP의 4% 수준이라고 한다. 선진국이나 서울과 관련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혁신적인 진짜 공유경제 시스템을 대구에서 시작하면 어떨까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