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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기억과 기록을 담은 영화들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억이 기록으로, 기록이 기억으로”④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5.18 16:17 | 최종 수정 2019.07.15 14:36 의견 0

 

¶ 기억① 일상을 잃어버린 시민들의 절규 - <화려한휴가>

영화 <화려한 휴가>는 이요원, 김상경, 이준기, 안성기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이미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작품입니다.

부모님을 잃고 동생 진우를 위해서 살아가는 택시 운전사 민우는 동생과 같은 성당에 다니는 신애를 사랑하게 됩니다. 어느 날 신애와 함께 영화 데이트를 하던 중 영화관에 최루탄이 굴러들어오고 대학생 한명과 군인이 상영관으로 들어옵니다.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모두 영화관에서 도망치지만, 그들 앞에 선 계엄군은 사람들 모두 잡아가려 합니다.

이 세 사람의 삶은 이날 5월 18일 이후로 변화합니다. 서울대를 목표로 하던 동생 진우는 시위를 하던 중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하고, 분개한 민우는 시민군에 합류해 끝까지 싸우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내용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시작과 끝을 이야기 속에 자세하게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5.18로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감정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기억② “아빠가 손님을 두고왔어” - <택시운전사>

관객수 1,200만 명을 기록하며 많은 국민들의 마음속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시 각인 시킨 작품이지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는 실제 광주의 참혹한 현장을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인물입니다. 송강호가 연기한 택시기사 ‘김만섭’의 실명은 김사복으로 2003년 위르겐 힌즈페터가 수상 소감에서 용감한 택시기사 김사복을 회고하며 회자되었습니다.

택시기사 김만섭은 광주에 데려다 주기만 하면 10만원을 주겠다는 외국인 기자 손님을 싣고 광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광주에서 참혹한 참상들을 보게 됩니다. 두려워진 만섭은 처음에 피터를 두고 광주를 빠져나왔지만 이내 피터가 취재한 필름을 들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서울의 택시기사, 독일 기자라는 이방인이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보면서 느낀 참상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 기억③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5.18 민주화운동 - <꽃잎>

영화 <꽃잎>은 최윤의 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제작하던 1996년 당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영화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았던 작품입니다.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상처받은 사람의 심리를 소녀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춰 풀어냈습니다.

소녀는 극 중 자폐아로 등장하는데 광주 민주화 당시 총상을 입고 죽어가는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친 죄책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엄마는 김추자의 노래 <꽃잎>을 잘 불렀다고 합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로도 고통을 받는 자들의 시선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기록① 지만원이 말하던 광수 ‘김군’을 찾아서 - <김군>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은 북한지령을 받고 광주에 내려온 특수군이며 지정했던 특정 인물들을 논하던 지만원씨의 이야기에서 착안했습니다. 지만원씨는 이들을 광주에 파견된 특수군이라 해서 ‘광수’라 명명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은 군용 트럭 위에 군모를 쓰고 무기를 든 사람의 사진으로 시작됩니다. 지만원은 이를 ‘제1 광수’라고 명명했죠. 그런데 감독은 ‘제1 광수’를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조달했던 ‘주옥’씨입니다.

영화는 ‘김군’이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추적합니다. 광주에서 ‘김군’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기억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참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 시민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 기록②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을 만나다 - <5.18 힌츠페터 스토리>

이 이야기는 <택시운전사>에서 실존인물로 소개되었던 위르겐 힌츠페터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는 세 번에 걸쳐 고립된 도시였던 광주 잠행을 시도했고, 광주의 실상을 취재해서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장면도 나오기 때문에 두 영화를 대조하며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되새볼 수 있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적나라한 장면이 기록되어 있어 당시 참혹했던 현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힌츠페터는 광주를 취재하고 나서 ‘통과증후군’을 앓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입었던 부상도 있어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계엄군의 잔상이 남아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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