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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 In 호주(18)] TGIF! “Thank God, It's Friday!”②

칼럼니스트 레이첼 승인 2019.05.23 11:38 의견 0

TGIF! “Thank God, It's Friday!각 반들은 자국의 색깔을 살려 멋들어지게 꾸며져 있었다. 바로 옆 교실에 있던 일본 반은 예쁜 색종이들로 꽃과 학을 만들어 장식해 특유의 일본 분위기를 잘 살렸다. 캘리그라피 존을 만들어 영어이름을 써주었으며 직접 학을 만들어볼 수 있는 섹션도 있었다. 역시 꼼꼼하고 섬세한 나라답게 전시를 보러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친절한 말을 건네며 영어를 많이 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돋보였다. 기모노를 입은 친구와 친해져 함께 사진도 찍었다.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알록달록한 색을 입은 브라질 반에는 남미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역시 축구의 나라답게 남학생, 여학생 모두 축구공을 주고받으며 묘기를 부렸으며 한쪽 편에서는 전통 춤을 알려주며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었다.

다른 반들을 구경하고 나서 우리 반으로 돌아오니 춤 파티가 열렸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댄스동아리로 활동했던 친구가 한복을 입고 원더걸스의 Tell me,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등 K-Pop에 맞춰 춤을 추었다. 하이라이트 부분에선 한국인 학생들 모두 춤을 추며 흥겨움을 발산했다.

교실 안도 모자라 교실 밖 창문에도 학생들이 달라붙어 한복 입은 댄서의 춤을 촬영했다. 브라질 친구들은 댄스 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거라고 말하면서 춤을 춘 친구에게 ‘너는 브라질 스타가 될거야’라고 말했다.

행사 시간이 끝나고 시상식만 남았다. 1등한 나라에게는 100불의 상금이 주어졌다. 그간의 노력도 있으니 순위권 안에 들 수 있겠지 라는 작은 기대감도 생겼지만 3등과 2등이 불릴 때도 한국은 없었다. 조장언니는 우리가 1등일 수도 있지 않겠냐며 실망한 우리들을 달랬지만 속으로 일본이 1등일 거라고 생각했다.

선생님 말이 너무 빨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브라질, 한국, 일본 세 나라가 너무 쟁쟁해서 1위를 가려낼 수 없으니 제비뽑기로 결정하겠다며 모자에 종이 3개를 접어 넣었다. 33.3%의 가능성이 생기자 모자속으로 들어간 선생님의 손을 따라 우리의 동공도 함께 움직였다. 시상을 발표하는 선생님은 유명한 TV프로그램 <슈퍼스타 K> 진행자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밀당의 고수였다. 발표를 할 듯 말듯 우리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고 1분같은 10초가 흘렀다.

"The Best team is... Korean team!!!!!"

"Thank God! It's Friday!!!"

너무 기뻐 입으로는 소리를 질렀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호주에 온 이후 손가락에 꼽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해외에만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남의 이야기 같았지만 딱 내 모습이었다. 뒷풀이에서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한국을 세계에 알린 영웅이라도 된 양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떠들어 댔다. 하도 웃었더니 광대가 얼얼했다. 한국이 더욱 자랑스럽고 고마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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