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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한일역사(15)]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팩트는 아니다 (上)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승인 2019.05.25 10:50 의견 0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승을 했나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창작이지, 역사적 사실(fact)은 아니다.

23전 23승의 전설은 KBS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2004~2005년 2년간 방영된 후에 널리 퍼졌다. 2005년 11월에 KTV는 특별기획 2부작 ‘이순신, 23전 23승 불패의 조건(KBS 제작)’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후 <불패의 리더 이순신, 23전 23승 전승 신화(神話)의 기록>(2014년)이라는 책도 발간되었고, 한국사 인기 강사 설민석은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2016년, p 297)에서 ‘이순신은 왜란이라는 7년 동안의 어려움 속에서 빛난 명장입니다. 1592년 5월 옥포해전을 시작으로 한산도 대첩, 명량해전, 노량해전 등 눈부신 23전 23승의 승리를 이끈 장군이지요”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순신의 23전 23승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창작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3전이 각각 어느어느 해전인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설명이 없다. 아무리 명장 이순신이지만 단 한 번의 무승부도 없이 23전 23승 전승(全勝)을 했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2007년 봄 해군사관학교 제장명 교수는 충무공 이순신 탄신 462돌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임진왜란 시기의 해전 횟수는 47차례이고, 이 가운데 이순신이 참가한 해전은 43차례”라며 “임진왜란 해전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의 주장이 정확한 것은 아니나, 항간에 통용되고 있는 ‘23전23승’이라는 표현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중일기〉 〈선조실록〉 등 다양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순신 장군의 전적은 43전 38승 5무로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신이 참전한 무승부 해전이 1594년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치러진 육·해군 합동작전인 거제도 장문포 전투이다.

이어서 2012년에 제장명 교수는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45전 40승 5무’로 수정했다.

제 교수는 ‘어떤 해전을 1회의 해전으로 계산 하는지’ 하는 해전의 개념부터 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대표해전’과 ‘세부해전’으로 분류했다.

‘대표해전’은 조선수군이 모 기지를 한번 출동해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간 중 전투한 모든 해전을 1회로 산정하고 모든 해전 중 가장 대표적인 해전으로 분류하는 방식이고 ‘세부해전’은 한번 출동해서 일시와 장소가 달리하는 해전을 1회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순신의 첫 출전인 옥포해전은 1592년 5월 7일에 옥포, 같은 날 합포, 5월 8일에 적진포 해전을 치르고 5월 9일에 전라좌수영인 여수로 돌아왔다. 따라서 대표해전은 옥포해전이고 세부해전은 3회였다.

이렇게 해서 제장명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대표해전은 총 21회로 이순신은 17회의 대표해전에 참가했고, 세부해전 49회 중 이순신은 45회 참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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