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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지 않는 성도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한국 교회(10)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6.07 15:05 의견 0

성경을 읽지 않는 성도

종교개혁으로 성경은 만인의 것이 됐지만, 성경은 여전히 만인들한테 멀기만 하다. 한 해에 성경을 1독 하는 성도가 얼마나 있을까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성경 읽는 횟수는 현저히 떨어진다.

청소년들은 입시 때문에 성경 읽기가 힘들고, 대학교에 가서는 다양한 모임과 행사때문에 여전히 읽지 않는다. 그리고 장년이 돼서는 직장 생활로 바빠서 역시 성경 읽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 시간이 나서 읽어 보려 한다. 그런데, 이젠 눈이 좋지 않다. 시간도 되고, 마음도 있으나 육신이 약하다.

일반 성도들과 사제들의 평등함을 강조하면서 성경을 대중 앞에 놓았지만, 성경은 여전히 신학 전공자들의 향유물이다. 교역자로 불리는 목사, 전도사 등이 주로 읽고, 해석해서 성도들에게 전해 준다. 그러다 보니, ‘선데이 크리스천’이라는 말을 넘어서 ‘한 시간 크리스천’이라는 표현이 나온 지도 꽤 됐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일반 성도들은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심지어 빛과 소금의 의미조차도 모른다. 이유가 성경을 모르기 때문이다. 실천하기 위한 이론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 행동하기 힘들다.

개신교는 ‘오직 믿음(sola fide)’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선포했다. 그렇다고 해서 선행을 간과하는 건 아니다. 다만, 믿음을 우선하는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씀은 옳고, 인간의 행위로 구원 얻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다 좋은데, 성격을 읽지 않고 어떻게 이러한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읽지 않고 믿어지는 것,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자신이 알고 있는 하나님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1주일에 한 번 들은 설교 내용을 기반으로해서 막연하게 살아가는 교인들은 어떻게 믿음을 확신할 수 있을까 1주일에 한 번 대충 듣는 설교는 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사라진다(적어도 필자는 그렇다. 필자는 설교를 꾸준히 적으면서 듣는다. 그런데도, 그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물론, 정리한 내용을 보면 상기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하면서 정리한 설교 내용을 다시 꺼내 보는 일은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듣는 설교에 의존해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건 불가능하다. 겉보기에만 교회에 다니는 교인으로 보일 뿐, 실제로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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