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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_이야기(44)] 해님은 어둠 이불을 덮고, 달님은 달빛 옷을 입고

아빠와 딸이 함께 만들어가는 그림책 -1화

조연호 작가 승인 2019.06.20 14:43 의견 0

▲ 해님은 어둠 이불을 덮고, 달님은 달빛 옷을 입고 ⓒ 그림: 조안아

맑은 하루를 살펴주었던 해님이 집에 갈 시간이 됐어요. 어느덧 짙게 화장한 저녁은 어둠으로 해님을 덮어주면서 ‘어서 자, 오늘 고생했어’라고 하네요.

"안아야, 해님이 집에 가고 있어!"

아빠는 안아한테 집에 들어가자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응! 자려고 가는 거 같아!"

점점 빛의 옷을 벗고 캄캄한 어둠을 덮고 있는 해님을 보면서 말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해"

안아는 잠시 생각했어요.

'몰라!'라고 대답할 수도 있었지만, 해님이 꼭 자고 있다는 걸 아빠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리고 잠시 후안아의 밝은 입술이 고운 목소리 빛 가루를 뿌리기 위해 틈을 냈고, 그 틈새로 맑은소리가 나왔어요.

"그건, 해님이 이불을 덮어서 그래."

"아! 그래서 하늘이 캄캄해지는 거구나!"

안아의 대답에 아빠도 바로 응답해주었어요.

아빠는 안아의 생각이 참 재미있었어요.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면서 해님이 이불을 덮고 잔다고 생각하는 상상력이 너무 귀여웠어요. 그리고 갑자기 궁금한 것이 떠올라서 안아에게 다시 물었어요.

"안아는 해님이 집에 가면 싫지 않아"

안아는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어요.

"아니!"

"왜 아빠는 해님이 안아랑 떨어져서 자면 싫을 것 같은데."

그 순간 안아는 대답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달 떴네!"

라고 외칩니다.

하늘은 해님이 있을 때처럼 밝지는 않았지만, 환한 달빛으로 어둠이 걷히고 다시 밝아졌습니다. 해님은 잠자기 위해서 어둠 이불을 덮었고, 달님은 안아를 만나기 위해 예쁜 달빛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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