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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대구축협 조합장 도전기(4)] “축산농가의 현안, 결국 축협이 변해야 해결된다"

윤준식 기자 승인 2015.03.05 12:31 의견 0

(지난이야기) 3차산업 형태의 체험농장 운영이 위축되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2차산업인 육가공 사업에 뛰어들어 안전한 먹거리 상품인 한우육포 생산에 성공하고, 소비자들의 SNS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게 된 성공스토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구교철 대표는 자신의 경험이 축산농가들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편집자 주)

 

 

¶ 안전먹거리 축산농민과 소비자 직거래로 가능윤준식 기자(이하 윤준식): 요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긴 합니다. ‘먹거리 X파일’같은 프로그램들이 그런 정곡을 찌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런 방송을 보다보면 먹을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구교철 대표(이하 구교철): 단점이 장점이 된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시중에 파는 육포는 유통기한이 6개월, 1년 그래요. 게다가 지금 육포 시장이 200억 규모 된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수입육우가 차지하고 있어요. 육포가 아무리 오랫동안 보관가능한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수입육우를 사용하고 생산 후 시장유통기간이 길어지면 방부제와 첨가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거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의 공급하고 축산농가에게 정당한 소득을 얻게 하는 직거래에 대해 설명하는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 width="550" height="412" />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의 공급하고 축산농가에게 정당한 소득을 얻게 하는 직거래에 대해 설명하는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사진: 윤준식 기자)

윤준식: 그럼 지금 생산하고 있는 한우육포의 가격이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가격인가요구교철: 그건 아니예요. 시장에서 대량유통하려면 지금 이 가격 속으로 30% 정도 유통마진을 생각해야 하는데 정상적인 한우 생고기 가격기준으로는 그 정도까지 나올 수 없어요. 다만 제가 소비자와 직거래 형태, 즉 소매로 해보니까 다른 축산농가에게서 등급과 부위 상관없이 최고가로 고기를 사주고 소비자에게는 지금의 가격대로 팔더라도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윤준식: 무리해서 판로를 확장해서 산업화한다기 보다는 적정한 규모의 소비자 직거래 규모를 갖춘다는 말씀이로군요. 축산농가는 무리하게 가격을 내려서 납품하지 않아도 되고 실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는 요즘 많이 이야기 나오는 ‘공정’, ‘적정’이라는 단어하고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럼 어느 정도의 소비자를 확보하면 이 지역 한우농가에게 도움이 될까요구교철: 제가 해보니까 소비자 8천명 정도만 갖고 있으면 나도 성공하고 내 주위의 농가도 모두 성공하겠더라고요. 소비자 직거래만 잘되면 말이죠.¶ 대구축협, 고기의 전량판매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야윤준식: 대구광역시가 가까운데 대구의 인구가 250만명 정도니까 8천명이면 가능한 숫자로군요. 그런데 그동안 한우를 키우는 축산농가들이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요구교철: 그렇게 된 이유가 조합(대구축협)의 한계와 관련이 있어요. 지금까지는 소를 도축하고 그 도축한 고기를 다 팔아내는 데만 관심을 쏟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구조에서는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가 없어요. 이게 어찌보면 말하기 민감한 문제인데요, 도시의 식당에 가보면 나름대로 고기값이 원가를 차지하잖아요. 이 원가를 낮추기 위한 그들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어요. 이런 틈바구니에 끼게 되면 결국 죽는 것은 축산인들이 죽는 거예요.윤준식: 서울에서 보면 지역농협과 직거래한다는 식당들도 있고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요구교철: 그런 식당 말고도 농협 식당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농협 규정상 조합원의 소를 잡으면 인센티브도 줘야하고, 도축장 이용수수료도 줘야하고, 결국 들어오는 고기의 가격이 경매시장통해 유통되는 것보다 높아지는 결과가 발생해요.

 

구교철 대표는 축산농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어 축협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끝에 조합장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p class=(사진: 윤준식 기자)" width="550" height="412" /> 구교철 대표는 축산농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어 축협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끝에 조합장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사진: 윤준식 기자)

¶ 축산농가 혼자만의 힘으로는 현실 극복이 어렵다, 결국은 조합이 변해야 한다!윤준식: 그렇다면 구교철 대표님이 하신 것처럼 농업(축산업)의 6차산업화가 시급한 거잖아요구교철: 이게 정부에서 말하는 6차산업도 어폐가 있어요. 법인이 하는 6차산업이어야지 개인이 하는 6차산업은 관심이 없어요. 제가 하는 일을 놓고 찾아가 봤는데 개인이 하는 일이라서 지원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저희 시설도 ‘농민사관학교’ 축산모임에서 견학오기 시작하고 문의 연락도 많이 오는데, 뭔가 법인을 만들어서 법인이 하는 일의 형태로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어요.윤준식: 그럼 지금의 시범사업을 통한 육포생산은 개인사업으로 보조받아 하신 건가요 아까 5천만원 지원받았다고 하셨는데 다시 정부에 돌려줘야 하는 건가요구교철: 네. 다행히 시범사업은 상환없이 정부로부터 지원만 받는 것이긴 한데, 5천만원이 큰 자금이라고는 하지만 이걸로 뭘 해보려고 하면 한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낙농을 해보겠다고 치즈에 손을 댄다 치면, 치즈기계 사오면 끝나요. 기계만 사온다고 다가 아니잖아요. 다른 시설도 필요하고 시험생산도 해봐야 하고 연구할게 많은데 개인의 힘으로는 거기까지 갈 수가 없어요. 그 정도 지원금 받은 거로는 구멍가게 식으로 시도만 해보다 결국 다 말아먹어요. 저는 그나마 꾸준히 시설개선을 하고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윤준식: 결국 그런 축산농가로서의 고민과 대안을 생각하시다가 조합장 출마를 결심하게 되신 거로군요구교철: 대구축협 조합장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게된 건, 소비자 직거래같은 작은 목표보다도 등급별 단가에서 오는 불합리한 문제같은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대 혼자만의 열심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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