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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지기 김엔젤] “보건교사 안은영”을 봤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엔젤 승인 2021.02.21 14:48 | 최종 수정 2021.02.21 14:49 의견 0

저는 드라마를 안 봅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해서 폐인이 되거든요.

하지만, "보건교사 안은영”은 다릅니다.

정세랑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에 드라마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심지어 25일 공개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새벽 0시를 약간 넘은 시간 넷플릭스에 들어갔습니다. 티저만 있었습니다. 25일 오전에 또 들어가 봤습니다. 흑, 없었습니다.

저녁에야 일 마치고 들어갔더니 시즌1이 딱 올라와 있더군요.
시즌1은 6화까지 있었습니다.
후루룩 다 봤습니다. 순식간에.
1화가 45분짜리라 너무 짧았습니다.

그래서, 재탕하고 있습니다!
사운드포럼에서도 “보건교사 안은영”을 보았습니다.

사운드포럼에서 관람해본 "보건교사 안은영" (칼럼니스트 김엔젤 제공)

"사장님, <보건교사 안은영> 잠깐 보러 내려오세요."
"재밌어요?"
"넵. 사람들이 극찬하는 <킹덤>도 안 본 사람인데, 이건 보잖아요."
"<킹덤> 재밌는데..."
"<킹덤>에 흉측한 것들 많이 나와서 안 보고 싶어요."
"<킹덤> 1화는 꼭 봐야 해요."
"1화에 던진 떡밥을 나중에 다 회수한다면서요? 재밌을 것 같은데 별로 안 보고 싶어요."
"그런데 이거 귀신 이야기예요?"
"(완전 행복한 표정으로) 네~ 그런데 무지 귀여워요. 비비탄 총하고 장난감 칼로 나쁜 젤리랑 악귀를 없애요."
"젤리가 뭐죠?"
"(역시 행복한 표정으로) 남들은 볼 수 없는 건데요, 젤리를 그대로 두면 사람들에게 달라붙어 해를 끼쳐요."
"(물끄러미 화면을 보던 사장님) 올라갈게요."
"... ㅠ_ㅠ"

사장님이 올라가신다고 하네요.
눈물을 머금고 넷플릭스를 끄고 유튜브로 돌렸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엔젤 제공)

" 에잇!(속으로만) 눈물 나는 곡 틀어드릴게요. 비긴어게인 코리아에서 이소라와 정승환이 함께 부른 곡 있어요."
"저 이곡 알아요. 이소라 곡이잖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가 사랑했다가 헤어진 곡인가요?"
"사랑했는데 다른 쪽 마음이 변한 것 같아요. 이소라 너무 노래 잘해요."
"이소라는 가사도 좋아요."
"맞아요. <바람이 분다>에서 추억은 다르게..."
" ‘적힌다. ’"
"가사 정말 좋아요."

결국 사장님은 올라가셨습니다.
일할 게 엄청 많은가 봐요.

다시 <보건교사 안은영> 이야기로, 돌아가면
시즌1의 6화를 보면, 래디가 안은영에게 자기 집에 한 번 와 달라고 하잖아요?
책에 보면요, 안은영이 래디 집에 가요. 거기서 또 재밌는 일이 많이 생겨요.
우앙, 시즌2가 엄청 기다려지네요.

스포일가 될 수 있어 여기에 적을 수가 없네요.
대신 책을 읽으며 메모한 문장 두 개를 적어드릴게요.

- “비싸서 그래. 사람보다 크레인이. 그래서 낡은 크레인을 계속 쓰는 거야. 검사를 하긴 하는데 무조건 통과더라.” 사람보다 다른 것들이 비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값없게 느껴졌다.

- 서로의 흉터에 입을 맞추고 사는 삶은 삶의 다른 나쁜 조건들을 잊게 해주었다.

김엔젤은 필자의 필명 중 하나로 사운드포럼 일요지기로 활동하며 남긴 글을 <시사N라이프>에 동시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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