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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농산어촌(38)] 충남편 - 2009년 햅쌀과 만나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1.03.02 14:30 의견 0

올 가을 황금들판은 풍년의 결실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렇다할 수해나 태풍이 없었고 올 가을 좋은 일조량 덕분입니다.

풍년에 농민들은 웃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 그렇까요?

충남 연기군에서 가을걷이 현장을 담았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이른 아침 이슬이 내린 벼 이삭은 그 무게에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껍질을 좀 벗겨 달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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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습니다.
층층이 만들어진 논에서도 넓은 논에서도 수확을 위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한 농부님은 잡초제거에 여념이 없습니다.
풍년 결실을 위해 정성어린 보살핌은 마지막 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높은 곳에서 들판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둑판처럼 잘 정리된 논들은 황금색으로 염색을 했습니다.
가을걷이를 위한 분주함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낼 차례입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아직 햇살이 따가운 오후, 연기군의 오색농장을 찾았습니다.

여기 수확을 앞둔 벼들이 있네요.
이 농장은 생육이 빠른 빠른 조생종 벼 부터 수확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늠름하게 생긴 콤바인이 등장했습니다.
벼 수확을 위해 창고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친구가 힘을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오색농장 김기윤 대표님이 그 작업을 직접하고 계셨습니다.

이제 넓은 농토를 관리하기 위해 농기계는 필수 장비가 되었습니다.
옛전 농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황소를 대신한다 해도 되겠네요.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콤바인이 넓은 논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벼를 베고 있습니다.
벼 들은 기계의 위용에 그 고개를 더 숙일 뿐입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콤바인은 벼들을 빨아들여 이삭만 남기고 나머지 부산물들을 바닥으로 내 놓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콤바인이 지나간 자리는 잘려진 벼와 짚들이 대신합니다.
그 속도가 너무나 빨라 쫓아가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이 순간 농부님과 하나가 된 콤바인은 농촌의 오후를 커다란 기계음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수확된 벼들은 준비된 운반 트럭에 옮겨집니다.
콤바인은 벼 이삭만을 보관 트럭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벼에서 하얀 쌀이 되기위한 여정이 시작되는 셈이죠.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수확된 벼들이 또 다른 변신을 위해 트럭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합니다. 작은 수영장이라 해도 되겠습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해진 농촌의 현실에 기계화, 자동화는 필연적인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니까요.

자!! 이제 벼는 그동안 껍질을 벗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러 떠납니다.
진짜 쌀이 되기 위해 정미소로 옮겨집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정미소에 도착한 벼는 투입구에 부어집니다.
이 역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합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정미소 안의 설비는 거대한 공장을 연상시킵니다.

벼가 투입되면 자동화된 설비는 쌀 껍질을 제거하는 도정과정을 일괄 진행합니다.
사람은 그저 이 과정을 지켜 볼 뿐입니다.
제가 어릴 때 보았던 농촌의 정미소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입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자동화 설비는 쌀을 도정하고 선별해서 이렇게 포장까지 완료합니다.
벼에서 쌀이 되는 과정, 참 쉽지요?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여기 수확된 벼들의 변신 모습이 있습니다.
올해 처음 나온 햅쌀들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벼는 도정과정을 거치면서 왕겨와 그 분말이 작은 쌀겨를 남깁니다.
이 것들은 나중에 퇴비로 활용된다고 하네요.
벼는 그 생을 다하면서 또 다른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부산물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사진출처: 칼럼니스트 지후니74 블로그)

지금은 수확인 빠른 벼들만 오기 때문에 바쁘지 않다고 합니다.
수확이 본격화되면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지겠지요?

일하는 분에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올 가을 이 곳이 계속 바쁘게 돌아갔으면 하네요.
풍년이 들었다는 증거가 될테니까요.

우리 농업의 근간을 이루는 벼 농사, 그 비중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 중요성은 너무나 큽니다. 주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기에 안보 차원에서도 지속되야할 농작물입니다.

그러나 최근 쌀 소비가 줄고, 값싼 수입쌀의 수입량이 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풍년이 들면 들수록 농민들은 판매 단가가 떨어지고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풀기힘든 아이러니지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여러 방안이 고안되고 시행되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이 지역 농업인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올해도 큰 풍년이 예상되지만
실제 수입은 줄어들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것이 벼 농사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지요.

소비자들의 소비 증진만 가지고 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예전같이 대규모 정부수매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이 이를 대신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나 정치권은 중요성을 말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우리 농업,
언제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정부 정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첫 수확의 현장을 담으면서 즐거움이 앞서야 하지만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픕니다.

우선은 저 부터 우리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네요.
만남의 자리가 있으면 우리 쌀 막걸리로 그 자리를 채워야 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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