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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FA 로이드는 없다? 예비 FA 포수들에게 험난한 올 시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07.04 15:34 의견 0

프로스포츠에서 신조어로 사용되는 말로 FA 로이드라는 말이 있다. 자유계약을 지칭하는 FA와 스포츠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의 합성어인 이 말은 FA 계약을 앞둔 시점에 선수가 크게 각성하고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는 모습을 지칭한다. 말의 조합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제는 프로스포츠에서 자주 사용되는 하나의 단어로 자리했다

그만큼 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FA 계약의 기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프로에 데뷔 후 일정 기간, 일정 출전 경기 수가 있어야 자격을 얻을 수 있고 FA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성적이 필요하다. FA 계약 대상이 되는 것부터가 어렵다. 그 자격을 얻는다 해도 성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원하는 계약을 할 수 없고 자칫 현역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일단 FA 계약 대상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선수에게는 큰 영광이다.

실제 자격 취득 자체도 어렵다. 프로야구에서도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고졸 선수는 9시즌 이상, 대졸 선수는 8시즌 이상 1군 엔트리에서 기준 일수 이상 활약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서비스 타임이라고도 한다. 프로 데뷔 후 9시즌을 1군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미션이다. 해마다 많은 신인 선수들이 입단하고 방출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이를 긴 세월 견뎌야 하고 주전급으로 활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 선수에 대한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내주고 타 팀이 관심을 가질만한 성적이 필요하다. 그 까닭에 FA 자격을 얻고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선수는 극 소수에 불과하다. 그 선수들 상당수는 다년간 수십억 최근에는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하지만, 극 소수에 불과하다. FA 계약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큰 꿈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로 계약 체결은 진짜 꿈같은 일이다.

이런 FA 세계에서 포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좋은 포수를 육성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포수의 중요한 역할인 투수 리드와 수비 능력은 많은 경기 경험을 필요로 한다. 포수로 프로에 입단 한 이후 주전 포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일정 기량을 갖추면 프로야구 선수로 오랜 시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FA 시장에서 포수는 그 가치가 높게 형성된다. 여기에 포수가 공격력까지 갖춘다면 그 가치는 더 폭등한다. 공. 수를 겸비한 포수는 FA 시장에서 금값이다.

올 시즌 후 FA 시장이 열리면 다수의 포수가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그 면면도 화려하다. 리그 최고 포수이자 타자 중 한 명인 NC 양의지를 시작으로 LG의 주전 포수 유강남, 두산에서 다수의 우승 경험이 있는 포수 박세혁, SSG의 주전 포수 이재원, 올 시즌 키움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박동원이 있다. 모두 소속팀에서 오랜 세월 주전으로 활약했고 공. 수를 겸비한 유형의 포수들이다. 포수 포지션이 약한 팀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자원들이다. 선수들도 FA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앞서 언급한 FA 로이드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만 하다.

하지만 시즌이 반환점으로 향하는 시점에 예비 FA 포수들의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자신의 기량과 가치를 충분히 입증해야 할 시점이지만, 성적 그래프는 대부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은 회복 기미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두 번째 FA 도전에 나서는 양의지는 이미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기면서 4년간 100억 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했고 올 시즌 그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지난 시즌까지 양의지는 리그 최고 포수로서 최고 레벨의 타자였다.

두산과 NC를 이끌면서 수차례 우승을 이끈 경력은 큰 자산이고 투수 리드와 리더십도 뛰어나다. 경기장에 코치 한 명이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에서도 2020시즌과 2021 시즌 연속으로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달성하며 NC 타선을 이끌었다. 그가 다시 FA 시장에 나온다면 큰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로 보였다. 포수가 상대적으로 나이에 따른 가치 저하가 덜하고 경험이 크게 중요하다. 특히, 양의지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실적이 있었다. 평균적인 활약함 해도 또 한 번의 대형 계약이 기대되는 양의지였다.

이런 기대와 달리 양의지는 시즌 초반 코로나 감염 이슈로 시즌 시작이 늦었고 아직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고 있다. 그의 큰 장점인 타격은 7월이 시작됐지만, 2할대 중반의 타율에 머물러 있고 홈런과 타점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무엇보다 장타력의 저하가 눈에 띈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도루 저지 능력이 떨어졌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기량 저하가 찾아올 시점이지만, 그 폭이 크다.

물론, 이유는 있다. 소속 팀 NC의 전력이 약화됐다. 그와 중심 타선을 구성했던 나성범과 외국인 타자 알테어가 FA 계약과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팀을 떠났다. FA 시장에서 손아섭, 박건우까지 수준급 타자를 영입했지만, 장타력에서 나성범, 알테어를 대신하긴 어렵다. 양의지는 이전보다 다 심한 견제를 이겨내야 하고 이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주전 같은 백업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군의 트레이드 이적 또한 양의지에게 악재가 됐다. 김태군의 존재는 양의지가 체력 안배를 하고 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요소였지만, 올 시즌은 어린 백업 포수들이 김태군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NC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도 양의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클래스가 있는 선수인 만큼 기량 회복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지만, FA 시장에서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의 나이와 올 시즌 경기력에서 포수로서 양의지를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만약, 그의 공격력을 위해 양의지를 지명타자나 1루수 등 포지션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면 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그에서 양의지와 쌍벽을 이루던 포수 강민호와 3번째 FA 계약을 체결하고 맞이하는 첫 시즌에 큰 부진에 빠져 있는 점도 고려될 수 있다.

LG 유강남 역시 올 시즌전만 해도 3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와 풍부한 경험, 공. 수에서 꾸준함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FA 포수였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밝지 못하다. 유강남은 지난 시즌부터 타격에서 타율과 장타율의 하락이 보였고 올 시즌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타격에서는 더 퇴보한 모습이다. 그의 중요한 장점 하나가 사라지면서 평범한 포수가 되고 말았다.

여전히 유강남은 LG가 상위권 팀으로 자리하는 데 상당한 지분이 있고 포수로서 커리어를 충실히 쌓았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올 시즌 성적은 LG 외에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한다. 특히, 수비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가 나오는 장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평가에 있어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7월 2일 현재 유강남은 2할대 초반의 타율에 2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성적은 아니다. 유강남은 LG에서 당장 그를 대처할 포수가 없다는 점은 가치 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성적으로는 영입 경쟁이 일어나기 어렵다.

SSG의 주전 포수 이재원의 상황과 심각하다. 이재원의 장점은 포수로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었지만, 그 장점이 사라졌다. 2018 시즌 공. 수에서 크게 활약하며 대형 FA 계약을 이끌어낸 이재원이었지만, 현시점에서 그의 FA 계약은 실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 기량 하락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새 SSG 포수 포지션은 팀의 약점이 됐다. 급기야 SSG는 유망주를 내주고 과거 트레이드로 떠나 보냈던 베테랑 포수 김민식을 KIA로부터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로서는 당장 팀의 약점을 보완해야 했다. 이재원의 반등 등 그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이재원은 올 시즌도 부진하다. 타율은 2할을 겨우 넘어서고 있고 홈런은 1개에 불과하다. 주전 포수 자리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냉정히 백업 포수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FA 신청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재원의 분발이 필요하다.

두산의 주전 포수 박세혁도 FA를 앞두고 기량 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타격 부진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여전하고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영향 탓인지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2할을 겨우 넘기는 타율과 평균 이하의 수비력으로서는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들과 달리 KIA 주전 포수 박동원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포수 포지션이 약점이었던 KIA는 상당한 반대 급부를 내주고 키움에서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했다. 그만큼 팀 내 입지가 단단하다. 그의 영입으로 KIA는 베테랑 포수 김민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었다. 박동원의 장점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포수라는 점이다. KIA에서도 타율을 높지 않지만, 홈런 치는 포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뛰어난 도루저지 능력도 장점이다. 하지만 2할대 초반 타율과 많은 삼진 등 타자로서의 부족한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 한층 높아진 기대치를 채워야 하는 박동원이다.

이렇게 예비 포수 FA 선수들의 상황은 대체로 흐림이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소위 대박 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확실한 주전 포수를 찾는 팀들이 여전히 있다는 점은 이들에게 희망적인 요소다. 반등할 수 있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FA 등급이 어떻게 적용될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FA 후보 포수 중 누가 흐림의 상황을 이겨내고 밝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이 부분도 올 시즌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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