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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한화의 매운맛에 엇갈리는 선두 경쟁의 향방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09.26 11:45 의견 0

요리나 음식에서 고춧가루는 매운맛의 전형이다. 하지만 그 매운맛은 음식의 맛을 더해주고 감칠맛을 내게 하기도 한다. 특히, 한식에서 고춧가루는 중요한 식재료다. 물론, 매운맛을 잘 견딜 수 있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이 매운맛은 그렇게 긍정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 언론들은 고춧가루 부대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미 순위 경쟁에 멀어진 팀이 순위 경쟁의 판도를 결정하는 승리를 하게 되면 그 팀에 붙이는 이름이다. 실제 순위 경쟁 팀으로서는 꼭 승리해야 하는 하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패배하는 건 1패 그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1위 경쟁팀 SSG와 LG가 딱 그랬다.

SSG와 LG는 각각 한화와 2경, 1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SSG는 한화에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연승을 달렸고 LG는 한화에 패하면서 1위 SSG와의 승차가 더 벌어졌다. LG는 지난주 일요일 SSG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승리했지만, 승차는 3.5 경기 차로 적지 않은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LG가 한화에 승리했다면 승차는 2.5 경기 차로 역전 우승의 가능성을 한 층 높일 수 있었다. LG가 SSG보다 무려 5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SSG는 한화의 2경기에서 10 : 1의 완승에 이어 5 : 4의 신승을 거뒀다. 최근 한화가 순위 경쟁팀들에 의회의 일격을 가하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에 최근 SSG의 팀 분위기가 내림세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던 SSG였다.

반대로 LG는 에이스 켈리를 선발 등판시키고도 0 : 2로 패했다. LG는 5이닝 2실점 한 켈리에 이어 불펜진이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타선이 한화 선발 장민재에 이어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켈리는 시즌 4패째를 당했고 LG는 아픈 패배를 당했다.

LG는 다음 날 SSG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플럿코가 담 증세로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물러나는 돌발 변수에도 불펜의 이어 던지기로 SSG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내고 6 : 2로 승리했다. 팀 타선은 전날에 이어 SSG의 선발 투수 모리만도에 7이닝 무득점으로 고전했지만, 경기 후반 SSG의 불펜진을 상대로 집중력을 보였고 연장전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분명,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승리였지만, 한 편에서는 전날의 패배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LG다.

맞대결에서 패배했지만, SSG는 여전히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 3.5 경기 차는 추격하는 팀에는 매우 부담이 크다. 여기에 SSG는 LG의 2무승부보다 많은 4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접전이 상황에서 승률 계산에 유리함이 있다. 다만, 맞대결 패배로 추격의 가능성을 상대에 남겨줬다는 점은 아쉬움이 있다.

LG는 힘들긴 하지만, SSG보다 5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LG는 시즌 내내 꾸준했고 그 힘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SSG와의 대조적이다. 남은 경기에서 높은 승률을 유지한다면 SSG도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경기 수만큼 잔여 경기 일정이 빡빡하고 이동이 잦은 만큼 체력적이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고 교체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마저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전력에서 사실상 제외된 점은 불안 요소다. 여전히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지만, 가지고 있는 전력을 모두 쏟아붓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5위 경쟁 중인 NC와 4번의 대결을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보다 앞서 9월 27일과 28일 지난주 아픈 패배를 LG에 안겼던 한화와 마지막 2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LG는 올 시즌 한화에서 상대 전적에서 10승 4패로 크게 앞서있지만, 최근 경기에서의 패배 잔상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패배로 인해 선두 추격에 큰 차질이 생겼다는 점은 선수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할 수 있다.

LG로서는 다시 한번 한화의 매운 고춧가루를 잘 피해 원하는 결과는 얻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한화의 2연전을 모두 가져온다면 희망을 불씨는 더 크게 타오를 수 있다. 이후 경기 일정이 까다로운 상대인 KT, NC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주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한화는 더는 잃을 게 없고 최근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두 팀의 마지막 2연전은 한화의 홈이다. 한화는 후반기 홈에서는 상당한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

LG는 선두 경쟁의 마지막 희망을 되살려야 한다. LG는 2위지만, 6할을 훌쩍 넘기는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90승 돌파도 기대된다. 가장 높은 승률의 2위 팀이 될 수도 있다. LG가 불운의 2위가 될 수도 있다. 이는 LG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사실상 2위를 확정한 만큼 온 힘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SSG가 다시 틈을 보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잔여 경기 일정에서 LG는 큰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하지만 한화 역시 쉽게 LG가 원하는 바를 얻게 해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지난주 한화는 이를 입증했다. 과연 LG가 한화의 고춧가루를 피해 그들의 희망을 이어갈지 한화의 고춧가루 덕에 SSG가 편안하고 감칠맛 가득한 시즌 마지막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픽사베이 /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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