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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PO] 시리즈 전략 수정 불가피 LG, 반전 발판 마련 키움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10.26 13:12 의견 0

플레이오프를 빠르게 끝내고 싶었던 LG의 계획이 어긋날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은 절대 열세라고 평가받던 시리즈 분위기를 대등하게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 결과가 가져온 상황이다. 키움은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타선이 초반 폭발과 중반 이후 불펜진의 호투 속에 7 : 6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원정 2연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키움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홈 구장 고척돔에서의 3, 4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LG는 외국인 원투 펀치 켈리와 플럿코를 앞세워 내심 1, 2차전 모두 승리하는 그림을 그렸지만, 완성하지 못했다.

경기는 초반 키움 타선이 LG 선발 투수 플럿코 공략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경기 흐름이 키움쪽으로 향했다. 키움은 1회 초 이용규의 안타 출루를 이정후의 적시 안타로 연결하며 선취 득점했고 2회 초 6개의 안타를 집중하며 추가 5득점 했다. LG 선발 투수 플럿코는 2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키움 타선은 플럿코에 잘 대비한 모습이었다. 그의 주무기와 볼 배합을 잘 읽어내며 타격했다. 마치 어떤 공이 들어올지 알고 타격을 하는 듯 보였다. 이런 키움 타자들의 공략에 플럿코 유강남 베터리는 잘 대응하지 못했다. 플럿코 역시 부상으로 시즌 막바지 등판을 잘 하지 못하면서 생긴 경기 공백 탓인지 마운드에서의 모습이 정규시즌과 달라 보였다. 플레이오프전 그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나타났다. 정규 시즌 15승 투수의 투구가 아니었다. 흔들리는 선발 투수는 수비도 흔들리게 했다. LG는 초반 실점 과정에서 실책이 동반되며 실점이 더 늘었다.


키움은 2차전은 대비해 1차전에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베테랑 타자 이용규를 2번 지명타자로 배치하고 2번 타순의 김태진을 6번 타순으로 내리는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좌타자에 상대 투수에 많은 공을 던지게 할 수 있고 콘텍트 능력이 뛰어난 빠른 스피드의 두 타자가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길 기대한 라인업이었다.

이 라인업을 성공적이었다. 이용규는 1회 초 선취 득점을 문을 열어준 안타 출루를 했고 2회 초 결정적인 2타점 적시안타를 때려냈다. 이용규의 거듭된 출루는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이정후, 김혜성, 푸이그까지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생산력을 이끌어 냈다.

이용규는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고 이정후는 3안타 1타점, 김혜성도 3안타 1타점, 푸이그는 2번의 출루 속 안타 한개를 기록했다. 이들이 이어 6번 타순에 선 김태진은 과거 이용규가 했던 것처럼 매우 끈질긴 승부로 LG 투수들을 괴롭혔고 2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제2의 테이블 세터 역할을 했다. 김태진의 출루는 이지영, 송성문, 김휘집까지 키움 하위 타선의 안타가 더해지며 득점과 더 큰 기회로 이어졌다. 키움은 2차전에서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안타를 양산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키움은 팀 16안타로 팀 9안타의 LG를 압도했다.

LG는 초반 키움의 공세에 크게 밀리는 경기를 했지만, 그들의 강점인 불펜을 빠르게 가동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고 어수선한 경기 분위기를 다시 정리했다. 하지만 LG에게 초반 6실점은 분명 큰 부담이었다. 키움 선발 투수 요키시는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이고 LG전에 강점이 있는 투수였다. 그에게 초반 타선의 지원은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요키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무리한 등판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었다. 구위가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LG 타선도 빠르게 반응했다. LG는 3회 말 4번 타자 채은성의 2루타 2점을 추격했고 5회 말 빅 이닝을 만들며 키움을 압박했다.

5회 말 LG는 키움 마운드를 난조를 틈타 4득점 했고 7 : 6 한 점차의 접전을 만들었다. 키움 선발 투수 요키시는 5회 들어 구위 저하가 뚜렷했고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여기에 자신의 수비 실책으로 위기를 더 키우고 말았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투수인 언더핸드 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땅볼 유도에 특화된 양현의 싱커가 위기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양현은 언더핸드 투수임에도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이에 양현은 승부처에서 중용됐다.

이런 팀의 기대는 2차전 등판에서 원하는 결과로 연결되지 않았다. 양현은 제구가 흔들렸고 사사구 3개를 내주며 위기를 더 키웠다. 키움은 좌완 이영준까지 마운드에 올려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키움의 불안한 불펜 상황을 고려하면 한 점 차 리드는 불안했다. LG로서는 충분히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여기에서 키움 불펜의 구세주 최원태가 등장했다. 6회 말 마운드에 오른 최원태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규시즌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투수로 나서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변화한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2차전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최원태는 구속을 150킬까지 끌어올리며 LG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는 투구를 했다. 그가 2이닝을 가볍게 삭제하며서 LG 타선의 기세도 꺾이고 키움 역시 우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럼에도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정우영과 마무리 고우석까지 필승 불펜투수들은 한 박자 빠르게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의 가능성을 이어갔다. 이에 맞선 키움도 최원태에 이어 또 한 명의 언더 핸드 투수 김동혁으로 실점을 막았다. 마무리 김재웅까지 순조롭게 마운드 운영을 이어나갔다. 결국, 김재웅이 9회 말 LG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키움은 7 : 6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2차전을 승리했다. LG는 키움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LG는 내심 기대했던 4차전 이내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고척돔에서의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가능하지만, 당장 LG는 3차전에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국내파 선발 투수 안우진을 상대해야 한다. 4차전 역시 선발 투수의 우위를 확신할 수 없다. LG는 3차전 김윤식, 4차전 이민호의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데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정규시즌 호평을 받았던 후반기 호투를 재현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의 매치업으로 본다면 LG는 고척돔에서 시리즈를 끝내기 어렵다. LG는 에이스 켈리가 나설 수 있는 5차전 승부까지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여기에 LG는 2차전에서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플럿코의 활용에도 고민이 생길 수 있다. 그의 부진이 경기 감각 저하로 인한 문제라면 다음 등판에서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만, 키움 타자들에 완전히 분석 당한 결과라면, 또는 아직 부상 후유증이 남아있는 결과라면 남은 플레이오프 등판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시리즈가 5차전을 이어진다면 플럿코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2차전 내용이라면 등판이 어렵다. 이는 중요한 투수 카드 하나를 잃어버리는 일이고 에이스 켈리의 부담을 더 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불펜진의 건재를 1, 2차전에서 확인했고 초반 리드는 승리하는 공식이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팀 타선 역시 키움 마운드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힘을 보였다. 다만,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건 아쉬웠다.

키움은 활발한 타선의 힘으로 시리즈 분위기를 대등하게 만들었다. 애초 타격에서도 키움은 LG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는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날카롭게 돌아갔다. 이정후와 푸이그만을 견제해서는 막을 수 없는 키움 타선의 분위기다. 특히, 이용규와 김태진은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타자로 플레이오프에서 그 쓰임새가 크다. 2차전 승리는 두 선수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타선의 힘은 플레이오프 내내 키움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의 마운드는 지쳐 있고 경기 감각을 회복한 LG 타자들을 막아내기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3차전 선발 등판이 예정된 에이스 안우진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구위 저하를 피할 수 없다.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마운드를 기대할 수 없는 키움으로서는 타선이 마운드의 짐을 덜어줘야 반전을 이룰 수 있다. 2차전에서는 그런 경기를 했다.

결국, 플레이오프는 키움의 창과 불펜을 앞세운 LG의 방패가 맞서는 형세가 됐다. LG의 타선도 강하지만, 키움의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난전이 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LG다. 여기에 1, 2차전 승패에 영향을 미쳤던 수비 실책이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양팀 실점의 내용을 보면 상당 수 수비 실책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우선,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하는게 중요한 양팀이다.

1승 1패로 맞선 시리즈는 고척돔에서 3, 4차전을 치른다. 고척돔은 쌀쌀해진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 팀 모두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안정된 경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승부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양팀은 최종 5차전까지 고려한 시리즈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수비 실책과 같이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한다면 시리즈 계획이 크게 흔들 수 있다. 그들의 계획대로 중요한 승부처였던 2차전을 승리한 키움이 분위기를 가져온 건 사실이지만, 경기를 하면 할수록 지칠 수밖에 없는 키움이다. LG는 그들의 계획이 어긋났지만, 여전히 우세한 전력과 여건이다. 다만,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고려했던 LG로서는 접전의 플레이오프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제 시리즈는 다시 시작이다. 1, 2차전의 결과를 본다면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경기 분위기를 잡아가는 팀이 승리를 가져왔다. 3, 4차전 역시 다르지 않다. 과연 어느 팀이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끌고 시리즈 분위기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사진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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