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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프로야구] 선수단 개편, 즉시 전력감 지속 영입 중인 롯데 자이언츠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2.11.03 15:56 의견 0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상황에서 이 무대에 오르지 못한 팀들은 내년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감독과 단장을 교체한 팀도 있고 코치진의 변화도 있다. 그 한편에서 선수단 정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서 제외된 선수들의 방출과 함께 각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의 영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서 가장 활발한 팀은 롯데다. 롯데는 정규 시즌 후 13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그 안에는 오랜 세월 팀에서 활약한 김대우, 진명호 등 베테랑 투수들이 있고 다수의 유망주들도 포함됐다. 1군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베테랑들의 방출은 어느 구단이나 시즌 후 있었던 일인데 유망주들의 대거 방출은 이례적이었다. 그동안 롯데는 수년간 선수단 규모를 슬림화 하는 데 주력해오긴 했다. 다만, 선수 육성에 주력했던 롯데의 흐름과 비교하면 다른 양상인 건 분명하다.

롯데는 그렇게 비워낸 엔트리를 베테랑들 즉시 전력감 선수들로 채우고 있다. 롯데는 얼마 전 한화에서 방출된 불펜 투수 신정락을 영입했고 최근에는 두산에서 방출된 불펜 투수 윤명준과 SSG에서 방출된 불펜 투수 김상수, KIA에서 방출된 야수 이정훈을 영입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시즌까지 각 팀에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였고 이정훈을 제외하면 오랜 경험을 쌓아온 선수들이다.

이정훈은 아직 20대 선수고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다. 이정훈 포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고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기도 했다. 확실한 포지션을 찾지 못한 탓에 1군에서 대타나 백업 선수로 활약했지만, 타격 재능만큼의 인정받았던 선수였다. 무엇보다 장타력을 가진 좌타자라는 장점도 있다. 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병역 의무를 다한 군필 선수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롯데에서는 팀에 부족한 대타 요원이나 1루수나 외야 백업 자원으로 활용도가 있다.

롯데의 이정훈 외에 베테랑 불펜 투수 3명의 영입은 의미가 있다. 신정락, 윤명준, 김상수는 그동안 1군에서 실적을 쌓아온 투수들이다. 신정락은 롯데에 부족한 사이드암 투수로 마운드에 다양성을 더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44경기 47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1세이브 4홀드 방어율 4.02의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한화의 전력 구상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충분히 1군에서 경쟁력을 보였다. 신정락은 부상이 없다면 내년 시즌 1군 불펜진의 뎁스를 두껍게 할 수 있다.

윤명준과 김상수는 상위팀에서의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윤명준은 2012 시즌 두산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윤명준은 2015 시즌부터 2021 시즌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 왕조시대 불펜 투수로 한 축을 담당했다. 2019 시즌에는 69경기 68.1이닝을 투구하며 6승 2패 1세이브 14홀드 2.63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0 시즌부터 윤명준은 부상 등의 이유로 구위가 떨어지고 점점 팀 내 비중도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올 시즌 20경기 등판에 방어율 8.46으로 부진했다. 그의 나이가 30대 중반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기량이 정점에서 내림세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는 성적이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 체제가 들어선 이후 선수단 정리를 활발히 진행했고 윤명준은 두산에서 방출됐다.

롯데는 윤명준의 경험과 향후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윤명준은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와 함께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 위기에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무엇보다 강팀 두산에서 다년간 포스트시즌의 중압감 넘치는 상황에서 투구를 했다. 이는 롯데의 주력인 젊은 투수들에게 없는 경험이다. 윤명준의 노하우는 롯데 마운드에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김상수는 2008 시즌 삼성에 입단했고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다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된 이후 뒤늦게 전성기를 열었다. 김상수는 2016 시즌 67경기 74이닝을 투구하며 6승 5패 21홀드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주목받는 불펜 투수로 존재감을 보였다. 2019 시즌에는 40홀드를 기록하며 이 부분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키움에서 김상수는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하는 등 핵심 불펜 투수였다.

이렇게 키움에서 프랜차이즈 선수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였던 김상수는 2020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후 키움과 계약하지 못하고 싸인 앤 트레이드로 SSG로 입단했다. 김상수는 2021 시즌 주력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붕괴된 SSG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1 시즌 김상수는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시즌 후반기에는 사실상 전력 외 선수가 되고 말았다. 그는 정상 기량이었다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었지만, 방출 통보를 받고 말았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김상수는 불펜 투수로 많은 이닝을 투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가 강점이다. 윤명준과 함께 불펜의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다. 필승조가 아니라 해도 추격조로 쓰임새가 기대된다. 올 시즌 롯데는 불펜의 안정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리드를 당하는 상황에서 투입되는 추격조 불펜 투수들의 기량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에 롯데는 초반 리드를 허용한 이후 대패 당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런 롯데의 영입은 일부 리스크를 안고 있다. 3인의 베테랑 투수들은 기량을 검증이 된 투수들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다. 최소한 위기에서 볼넷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투구를 하지 않을 투수들이다.

새롭게 영입된 베테랑 투수들의 경험은 롯데 마운드의 주력을 이루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직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젊은 투수들의 군 입대에 따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 과정에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기도 하다.

여기에 즉시 전력감 투수들의 영입은 내년 시즌 롯데의 구단 운영이 당장의 성적을 위한 기조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롯데는 내년 시즌 윈나우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롯데는 수년간 소극적이었던 FA 시장에서도 바이어로 적극적을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에 앞서 롯데는 팀 주력 선발 투수 박세웅에게 5년간 최대 9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에 오버페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전력 강화를 위한 롯데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는 한국시리즈 이후 열리는 FA 시장에서 롯데가 전력 보강에 적극 나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포수와 유격수에서 확실한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 마침 이번 FA 시장에는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 등의 수준급 포수가 나올 예정이다. 내야수는 유격수 김상수, 2루수 박민우 등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롯데가 필요한 포지션이고 전력을 강화해 줄 선수들이다. 문제는 이 선수들에 대한 타 구단들의 관심이 크다는 점이다. 상당한 머니 게임이 일어날 수 있고 선수 영입에 자금력이 필요하다. 롯데는 이번에는 그 경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수년간 선수단 슬림화를 통해 내년 시즌 적용되는 샐러리캡 규모를 크게 줄였곤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 놓았다.

롯데는 내년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수년간 이어진 리툴링의 성과가 필요하다. 내년 시즌에도 하위권에 머문다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현 단장 체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변화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하위권 팀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내부 육성으로는 부족하고 전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외부 영입은 필수적이다.

시즌 후 롯데는 그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롯데의 즉시 전력감 선수 영입은 더 큰 움직임의 서막일 수도 있다. 과연 그 움직임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오프 시즌 롯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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