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2026년에는 112개 시·군 353개소에서 왕진버스가 운영되며, 이는 올해보다 21개 시·군, 89개소가 늘어난 규모다.
읍·면을 직접 찾아가 양·한방 진료, 구강검진, 검안, 근골격계 질환 진료 등을 제공하는 이 사업은 2024년부터 농식품부와 지방정부, 농협중앙회, 지역농협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모두의 행복 농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2026년 예산을 46.7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대비 7억원 증액된 금액이다.
농업인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케이(K)-농정 협의체」에서도 왕진버스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내년 대상 지역은 의료기관 접근성, 사업 참여 이력, 보건소 연계 여부, 지역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특히 읍·면 내에 병·의원이 없는 지역과 왕진버스 사업에 새롭게 참여하는 정선군, 울진군 등 21개 시·군이 우선 선정됐다.
■보건소 연계 강화... 심뇌혈관·치매 검진 확대
내년부터는 농촌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개선 방안이 도입된다. 먼저 왕진버스와 지역 보건소 간 연계가 강화된다.
대상 선정 기준에 보건소 연계 가점을 신설해, 2026년에는 전체 353개소 중 158개소에서 지역 보건소가 참여한다.
이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검진,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이 추가로 제공될 예정이다.
1인 고령가구 증가에 따른 농촌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감안해 비대면 정신건강 상담서비스도 확대된다.
올해 경기 양평, 충북 청주 등 2개 시·군에서 시범 운영된 이 서비스는 내년 10개 시·군 22개소로 늘어난다.
민간 플랫폼과 협업해 전문 상담사가 우울·불안·인지 검사를 진행하고, 위험군 주민에게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별도 상담을 제공한다.
■올해 이용자 18만명... 70대 이상이 40% 차지
올해 왕진버스 이용자는 18만명으로, 도입 첫해인 2024년(9.1만명)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이용자 중 60%가 여성, 40%가 남성이며, 60대 이상이 93.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70~79세 비율이 40.6%로 가장 높아 병원 방문이 어려운 고령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의료서비스 중 가장 많은 주민이 이용한 것은 양·한방 진료로 67,154명이 이용했다.
이어 검안 및 돋보기(62,712명), 치과 및 구강관리(34,428명) 순이었다.
시력 저하와 구강건강이 일상생활 불편과 직결되는 만큼 관련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올해 첫 도입된 근골격계 질환 진료는 74개소에서 16,039명에게 제공되어, '농부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 주민들의 건강 회복에 기여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의 '달리는 신문고' 사업과 연계해 10개 시·군에서 생활민원과 법률상담 서비스도 함께 제공했다.
이용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는 대상 지역을 20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우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 사각지대로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농촌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역을 방문하고, 보건소 연계·비대면 상담서비스 등 제공 서비스를 다양화하여 농촌 주민의 의료 복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