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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남는거(19)] “타고 다니기만 할까? 먹기도 하지!” ? '제주올레포차' 말고기 육회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1.23 16:02 의견 0

어릴 적 일본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말고기를 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는 말고기로 초밥을 해먹는다는 말을 듣고 어린마음에 '말을 어떻게 먹지..'라며 경악했다. 말은 타고 다니는 것이라 생각했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만큼 생소한 재료이기에 거부감이 먼저 들었다.

말고기를 처음으로 맛본 곳은 군자역 인근에 위치한 '제주올레포차'다. 이곳은 제주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말고기가 몸 보양식으로 최고야. 난 말고기가 먹고 싶어."

이 말에 주문하게 된 말고기 육회. 육회 옆에 곁들여진 체다 슬라이스 치즈가 이질적인 조합을 자랑한다. 말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마블링이 적고 더 검붉은 빛깔을 띤다. 하지만 언뜻 봐선 소고기 육회라고 해도 믿을 만큼 차이를 모를 수도 있겠다.

탱탱한 노른자를 톡 터뜨려 육회와 잘 섞어 입에 넣는 순간, 말고기의 맛보다 향과 먼저 조우하게 된다. 소고기도 아니고 양고기도 아닌 말고기 특유의 노릿한 향이 비강의 어딘가를 은은하게 자극한다. 그리고 말고기를 다 먹을 때까지 코 안에 머무른다. 그렇지만 거부감 있는 향은 아니었다.

물론 이는 내 생각일 뿐 사람마다 체감하는 향이 다를 수 있다. 이런 말고기 특유의 풍미를 즐기고 싶다면 말고기 사시미를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말고기는 육질이 질기지 않고 쫀쫀하다. 맛도 소고기에 비해 훨씬 담백하다. 거기에 곁들여진 배가 같이 씹히면 말고기의 담백함과 배의 달큰함이 입 안에서 어우러진다.

이번엔 이질적인 조합이라 생각했던 체다 치즈 한 조각과 말고기 육회를 같이 먹어봤다. 이제야 왜 함께 나왔는지 알 것 같다. 치즈의 고소하면서 약간 꼬릿한 향이 말고기의 향과 풍미를 배가시킨다.

▲ 군자역 인근의 제주올레포차. 말고기 육회를 맛볼 수 있다. ⓒ 김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