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인터뷰] 전문MC 임영진, 마상헌 "새로운 결혼문화, 주례없는 결혼식을 진행하다"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6.13 10:01 의견 0

결혼식 문화가 변하고 있다. 최근 스몰웨딩 등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급부상하며 허례허식을 타파하는 결혼식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제주에서 ‘주례 없는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는 두 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주례없는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는 마상헌 MC와 임영진 MC ⓒ 마상헌, 임영진 제공


¶ 주례 없는 결혼식, 하객 모두 주례가 된다

신랑신부 너머로 단상 위에 어른이 서 있는 결혼식의 풍경이 더 익숙하지만, 요즘엔 주례자가 없는 결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나서 주례없는 결혼식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아는 분 중에서 주례를 부탁하기가 어려울 경우도 있고, 웨딩홀에서 추천한 인연없는 주례자의 주례말씀을 듣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부부가 될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분이 앞에 서서 결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는 큰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신랑, 신부의 사연을 잘 모르는 사람이 결혼식 주례를 본다면 주례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지루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례를 경청하며 신랑신부의 결혼을 축하하는 대신 핸드폰을 보거나 잡담을 하는 등의 행동을 많이 한다.

☞ 임영진: 결혼식 식순은 어느 웨딩홀을 가나 획일화된 틀이 있습니다. 누가 만들었을까요 법으로 정해진 것도, 당사자인 신랑 신부가 정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 관습대로 정해져서 내려온 것이지요.

단순한 형식으로 봤을 땐 주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지만, 주례가 없으면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진다. 뻔한 주례사 대신 하객의 덕담으로 예식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혼식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이 주례가 된다. 대신 함께 만들어가는 결혼식으로 인식되며 주인공인 신랑 신부와 하객 모두에게 뜻깊은 결혼식이 될 수 있다.

☞ 임영진: 결혼식 주례가 없으면 딱딱한 분위기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하객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순서들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신랑신부가 선호한다고 생각합니다.

▲ 주례가 없기에 진행자의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된다. ⓒ 마상헌 제공


¶ 주례가 없는 결혼식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은 ‘사회자’

주례가 없는 대신 결혼식을 신랑과 신부가 원하는 대로 진행할 수 있다. 오늘 만난 두 사람은 결혼식에서 단순히 사회를 보는 MC의 개념을 넘어서 원하는 예비부부가 원하는 결혼식을 설계하는 기획자의 역할도 맡고 있다. 그래서 결혼식 진행을 의뢰받으면 가장 먼저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은 지를 물어본다. 그런 다음 예비부부와 행복한 결혼식을 만들기 위한 창의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마상헌: 의뢰하는 신랑, 신부를 만나면 시간을 충분히 갖고 두 사람이 결혼하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이선희 노래 <그 중에 그대를 만나>에 나오는 가사처럼,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너와 내가 만나 하나로 태어나는 것이 결혼입니다. 이 엄청난 일을 진행해 가는 한 사람으로서 예비부부의 이야기나 그들이 만들어 나갈 결혼생활 등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렇게 이야기 한 내용은 사회를 볼 때 어떤 형태로든 녹아서 나오게 됩니다.

의외로 결혼식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인물은 ‘사회자’다. 물론 친구들이 사회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웃고 떠드는데 집중한 나머지 결혼식의 본래 의미와 멀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은 결혼식 시작 한시간 전에 도착해 음향을 확인하고, 웨딩홀 직원들과 라포를 형성해 신랑 신부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결혼식이 문제 없이 흘러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임영진:저는 현장에서 주인공은 아닙니다. 하지만 맛있는 요리에 빠지면 안되는 결정적인 양념의 역할을 하죠.

▲ 주례없는 결혼식의 한 장면. 신랑신부와 부모님들이 하객을 맞이하며 식이 진행되고 있다. ⓒ 마상헌, 임영진 제공


¶ 새로운 결혼식 문화, 파티 같은 결혼식

MC 마상헌은 2011년에 주례없는 결혼식을 처음 진행했다. 이후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주례없는 결혼식을 꽤 오랜 기간 진행해 왔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물어보았다.

☞마상헌:한 번은 펜션에서 결혼식을 하겠다는 분들이 찾아오셨습니다. 이분들은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관객들에게 즉석 설문조사를 받아 진행하는 형식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신랑신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쪽지에 적어 달라고 해서 뽑히는 대로 질문하면 부부가 대답하는 형식이었죠.

재미있는 질문들도 많이 나옵니다. 또한 앞으로의 결혼생활이라던가 결혼을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들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또 신랑 신부의 사랑이야기를 기반으로 OX퀴즈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신랑과 신부중에 신랑이 더 매달렸다’ 등과 같은 이야기죠. 하객과 주인공들 모두 만족해 합니다.

특별한 결혼식을 진행하는 사람들인 만큼 이들이 결혼식을 대하는 자세도 남다르다. 모든 행사가 소중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는 과정은 소중하고 경건하기 때문에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마음을 쓰고 진심을 다해 진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앞으로 진행하고 싶은 결혼식도 물어보았다.

☞임영진:물론 신랑 신부의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들러리 문화처럼, 신랑 친구와 신부 친구를 자연스럽게 맺어주는 일도 가능 할 것 같아요. 결혼하지 않은 솔로인 친구들 중 서로 호감을 보이는 상대의 친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또 다른 사랑의 결실로 맺어질 수 있게 말이죠. 신랑과 신부가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