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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남는거(13)] "푸근한 시골할머니의 밥상" - 부산 초량 ‘원조불백’

김혜령 기자 승인 2018.12.17 13:19 의견 0

점심시간이 꽤 지난 시간이지만, 가게 안은 사람으로 붐빈다.

오래된 맛집의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부산 초량 돼지불백 거리에 있는 원조불백집이다.


불백이란 음식점에서 흰밥에 불고기와 몇 가지 반찬을 끼워 파는 한 상의 음식을 말한다.

다른 돼지불백집들도 많지만, 부산의 지인이 초등학교 때부터 굉장히 유명한 집이라며 강력추천한 밥집이다. 가게에 들어서니 불백정식과 시골정식이 눈에 들어와 각 1인분씩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자 밑반찬이 먼저 나온다. 정돈된 느낌은 아니지만 시골할머니의 밥상처럼 푸근한 인상이 든다. 반찬은 그날그날 변동되는 듯 하다.

이윽고 등장한 돼지불백.

고추장으로 양념된 돼지불백은 서울에서 맛보던 정갈한 느낌의 맛은 아니다. 빨간 색감에 비해 달큰한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고기에서는 시골 할머니가 막 담근 고추장으로 양념을 한 시골집밥상처럼 쿰쿰한 냄새가 난다. 그런데 이 향이 싫지 않다. 깊은 인상을 주지는 않지만 정겨운 맛이 난다. 같이 나온 야채들과 함께 먹으면 고기의 달큰한 맛이 더 살아난다.

1인분인데도 양 또한 푸짐해서 할머니가 “아이구! 우리 똥강아지~”라고 말해주시는 듯한 맛이다.

같이 곁들여 나온 된장찌개 역시 집 된장처럼 구수하면서 시큼하며 걸쭉하다. 말간 된장이 아니라 청국장같은 된장찌개.

정겨운 맛과 향기가 가득한 돼지불백, 밥 한 숟갈, 고기 한점에 가슴속 그리움의 향가가 가득차오른다.

▲ 부산 돼지불백 거리에 위치한 초량불백. 시골할머니의 정겨운 밥상 느낌이다. ⓒ 김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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