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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문화” 즐기고 싶지만 고급문화·대중문화 간극 줄여야

김혜령 기자 승인 2020.01.14 11:33 | 최종 수정 2020.01.14 15:35 의견 0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6세~6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연극, 뮤지컬, 콘서트, 전시회, 오페라 등 소위 고급문화라고도 일컬어지는 ‘관람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다양한 유형의 문화콘텐츠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관람문화’를 어렵게 생각하는 태도가 과거보다 옅어졌고 다양한 문화 공연을 향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많은 응답자가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와 관람문화 사이의 벽이 높은 것 같다고 느끼고 있으며 관람문화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실제 즐기는 정도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관람문화’ 어렵지 않다 느껴

예전에 비해 대중들이 관람문화를 덜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의견(60.7%)이 여전히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23.9%)보다 훨씬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48.6%)보다는 여성(72.8%)이 관람문화를 덜 어렵게 느끼는 분위기에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대중들이 예전보다 관람문화를 어렵지 않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66.1%, 중복응답)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문화공연 및 전시관람 시설이 많아지고,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이 가능해지면서, 대중들이 느끼는 심리적 거리가 좀 더 가까워졌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가 예전보다 커졌고(38.1%),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면서(36.2%) 관람문화를 더 이상 어렵게만 느끼지 않게 된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밖에 관람 전에 관련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지고(34.3%), ‘문화가 있는 날’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는(24.7%) 것도 대중들이 관람문화를 좀 더 가깝게 느끼게 된 배경으로 꼽혔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73.3%가 요즘 들어 관람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낄 만큼 관람문화가 대중에게 더 가까워진 모습이다.

◇다양한 관람문화 즐기고 싶다는 ‘대중 욕구’ 상당해

관람문화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6.6%가 향후 다양한 관람문화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성(80%)보다는 여성(93.2%)이 다양한 관람문화를 즐기고 싶은 마음을 보다 많이 내비쳤으며, 중장년층의 고급문화 수요(10대 73.7%, 20대 87.6%, 30대 85.4%, 40대 84.2%, 50대 90.1%, 60대 91.8%)가 더욱 큰 편이었다.

향후 가장 관람하고 싶은 문화콘텐츠로는 뮤지컬(72.1%, 중복응답)이 꼽혔으며, 콘서트(59.7%)와 연극(46.2%), 오페라(31.6%), 전시회(30.4%)를 즐기고 싶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 관람문화 늘어나지는 않아...여성·20대에게 더 친숙

다만 관람문화에 대한 태도 변화만큼 실제 관람문화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예전보다 연극, 뮤지컬, 콘서트, 전시회, 오페라 등 관람문화를 즐기는 정도가 증가했다는 응답(29.3%)이 감소했다는 응답(22.5%) 보다는 많았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실제 평소 관람문화와 대중문화를 즐기는 비중도 2:8 정도(관람문화 22.2%, 대중문화 77.8%)로 큰 차이가 나고 있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관람문화를 많이 즐기게 된 것 같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여성(33.2%)과 20대(40.3%)에게서 좀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며, 주로 전시회(52.6%, 중복응답)와 뮤지컬(46.8%), 콘서트(41%) 관람이 많이 증가한 모습이었다.

예전보다 관람문화를 더 많이 소비하는 이유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의견(41.3%, 중복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고(32.8%),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가 예전보다 커져서(30.7%) 관람문화를 많이 수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은 편이었다.

반면 관람문화를 즐기는 정도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은 주로 경제적 여유의 부족(60.9%, 중복응답)과 시간적 여유의 부족(50.2%)을 원인으로 많이 꼽았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간극 좁혀져야

고급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높아졌지만 응답자들은 여전히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간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고급문화의 벽이 낮아져야 대중이 더 쉽게 관람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관람문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고(82.4%),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아져야 하며(81.6%), 문화적 다양성을 위해 관람문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72.5%)는 주장에 공감했다.

또한 10명 중 8명(81%)은 다양한 관람문화를 대중문화만큼이나 중요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와 고급문화 사이의 벽이 높은 것 같고(55.6%), 아직 문화적 다양성이 부족한 것 같다(62.5%)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항상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문화와는 달리 고급문화는 아직도 가까이 다가서기 힘든 문화콘텐츠인 것으로, 대중문화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동의 45.3%, 비동의 28.1%)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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