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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NC의 양의지 효과, 올해도 다시?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0.03.26 14:00 의견 0

2019 시즌을 앞둔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2007 시즌 두산에 입단한 이후 두산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양의지는 두산이 리그 최강팀으로 자리하는 데 있어 절대적 역할을 했다. 국가대표로서도 그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양의지는 강민호와 함께 리그 최고 포수 자리를 양분하는 선수였다. 2018 시즌 강민호가 주춤하면서 양의지의 가치는 더 치솟았다.

양의지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관록의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두산에서 베테랑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 리그 최상급의 타격 능력까지 갖춘 공수를 두루 갖춘 포수였다. FA를 앞둔 2018 시즌 양의지는 0.358의 고타율에 23홈런 77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했다.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 투수와의 승부와 높은 장타율에 출루율까지 양의지는 공격에서도 강타선의 두선에서 비중이 상당했다.

양의지가 FA 시장이 나오자 역대 FA 최고액을 넘길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포수 기근에 시달리는 리그 현실과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량의 양의지라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원 소속팀 두산 역시 그의 잔류를 위해 상당한 배팅을 했다. 야수진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이었지만, 포수진에서 양의지를 대신할 선수가 쉽게 보이지 않았다. 두산은 그의 팀 내 상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대응을 했었던 두산도 양의지와의 협상에 적극적이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 선수 (사진출처: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하지만 양의지는 두산이 아닌 제3의 팀을 선택했다. 그의 행선지는 NC였다. NC는 4년간 125억원의 역대 2위의 계약을 양의지에 안기며 그를 영입했다. 이대호가 4년간 150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역대 1위를 유지했지만, 이대호는 일본과 미국 리그에서의 커리어가 인정된 케이스였다. KBO 리그에서만 선수 커리어를 쌓았던 양의지임을 고려하면 KBO 최고 FA 계약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NC는 주전 포수였던 김태군의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새로운 홈구장 개장에 따라 팀의 구심점이 되고 마케팅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NC는 양의지를 그 선수로 선택했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두산 역시 양의지에 상당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그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양의지는 서울을 떠나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양의지가 가세했지만, 2019 시즌 NC에 대한 전망은 후하지 않았다. 그전 시즌 최하위에 머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NC였다. 포수의 중요성이 큰 최근이지만, 하위권의 NC를 급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었다. 이 의문은 시즌 초반 NC의 돌풍으로 느낌표로 변했다.

양의지가 주전 포수 겸 중심 타자로 팀 중심을 잡아주면서 NC의 팀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초보 감독과 코치진,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양의지를 통해 긍정의 시너지를 만들었다. 시즌 초반 NC는 선두권을 유지하며 그들에 대한 예상을 무색하게 했다. 양의지 효과 외에는 설명이 안되는 NC의 반전이었다. 양의지의 가세는 NC의 전력을 공수에서 모두 강하게 했다.

이 효과는 아쉽게도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중심 타자 나성범의 부상과 전력 이탈이 NC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 타자의 기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타선의 약화가 불가피했다. 양의지는 중심 타자로 분전했지만, 포수와 중심 타자를 겸하기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다. 그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건 불가피했다. 여기에 부상이 겹치면서 NC의 전력 약화는 더 뚜렷해졌다.

NC는 시즌 초반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순위가 밀리고 말았다. 그 내림세는 KT와의 5위 경쟁으로 그들의 목표를 변화시켰다. 한때 KT의 상승세에 5위마저 위협받았다. 하지만 양의지가 다시 전력에 가세하면서 NC는 저력을 발휘했고 포스트시즌 막차를 탈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5위로의 반전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NC가 주목받는 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내용 때문이었다. NC는 정규리그 4위와의 와일드카드전을 앞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과 연장 접전을 펼쳤다. NC는 와일드카드전을 앞두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지만,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하며 두산과 맞섰다. 두산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는 NC의 선전으로 마지막까지 승패를 알 수 없었다. 뒷심을 발휘한 두산이 끝내기 승리로 우승을 확정했지만, 최선을 다한 NC는 큰 박수를 받았다. NC는 이후 와일드카드전에서 LG에 패하며 포스트시즌을 한 경기로 마감했지만, 실패한 시즌이라 할 수 있는 2019 시즌이었다.

양의지 역시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 등 문제를 떨쳐내고 NC의 상승세를 견인하며 그의 기량을 입증했다. 포수로서의 역량을 NC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고 타격에서도 0.354의 타율에 20홈런 68타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했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와 투수에 유리한 NC 홈구장 환경에도 양의지는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로 그 모습을 유지했다. NC는 거액을 투자했지만, 양의지의 활약은 투자가 결코 아깝지 않게 했다. 그를 떠나보낸 두산은 박세혁이라는 새로운 포수가 주전으로 나서고 기존 선수들의 그의 역할을 나눠지며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양의지의 존재감을 완전히 떨쳐내긴 어려웠다.

2020 시즌 양의지는 여전히 NC 전력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팀 주장으로 팀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됐다. 또한 양의지는 지난 시즌처럼 중심 타선에 배치되어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포수로서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다만, 베테랑 포수 김태군이 있어 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건 긍정적이다. 여기에 중심 타자 나성범이 순조롭게 재활하며 시즌을 준비하는 것도 양의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양의지는 두산에서와 같이 NC에서도 그 비중이 절대적이다. 국가대표로서도 양의지의 역할을 다르지 않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지만, 30살을 넘어서도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양의지에게 당장은 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 우려는 크지 않다. NC는 이런 양의지가 있어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시즌 그 효과를 확실히 체감했던 양의지 효과가 올 시즌에도 다시 작동할지 궁금하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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