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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달라진 환경 속 치열한 시즌 준비하는 82년생 스타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0.04.01 14:00 의견 0

프로야구에서 1982년생 선수들은 오랜 기간 리그를 이끌어가는 주축들이었다. 이들은 2000년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 우승 주역으로 이후 국제경기에서도 국가대표의 중심이었다. 이후 세월이 흘렀고 이들은 어느덧 30대 후반의 베테랑이 되었다. 상당수 선수들은 은퇴의 길을 걸었다. 남아있는 선수들 역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팀 중심 선수로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남아있다.

대표적인 선수들은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롯데 이대호, 한화 김태균, 삼성 오승환, LG 정근우 등 있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여전히 주전으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그의 FA 7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준비하고 있다. 거액의 계약 후 활약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는 꾸준히 텍사스에서 테이블 세터로서 녹슬지 않는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팀 내 타자들 중 지난 시즌까지 그의 공격 지표는 상위권이었다. 베테랑으로서 리더십까지 인정받고 있다.

KBO 리그의 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는 여전히 팀에서 확실한 4번 타자다. 체력적인 문제로 지난 시즌부터 지명 타자로 주루 나서고 있지만, 롯데에게 이대호만큼의 파괴력을 지난 타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그도 세월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진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 (사진출처: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지난 시즌 이대호는 3할 아래로 타율이 내려왔고 홈런과 타점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다. 보통의 선수라면 뛰어난 성적이라 할 수 있었지만, 리그 최고 연봉 선수라는 점은 그에 대한 평가 수준을 크게 올려놓았다. 그 기준으로 16개과 홈런과 88타점은 부족함이 느껴지는 성적이었다. 나이에 따른 에이징 커브가 분명하게 보였다. 여기에 롯데의 부진이 겹치면서 이대호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시즌 중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그의 롯데에서 절대적이었던 위상도 흔들렸다.

올 시즌 이대호는 FA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이대호는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82년생이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2번째 FA 계약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 장면을 그는 지켜보았다. 이대호가 계속 내림세를 보인다면 선수 생활의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이대호가 큰 반등을 보이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지난 시즌을 웃도는 활약을 할 수 있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침 중심 타선에 힘이 될 수 있는 2루수 안치홍의 FA 영입과 전준우의 1루수 이동은 이대호에 대하 견제를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이대호의 의지가 더해진 올 시즌이다. 이대호가 세월의 흐름을 더 늦출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올 시즌이다.

한화의 간판선수 김태균 역시 계속되는 내림세에 팀 내 위상이 크게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김태균은 이대호와 쌍벽을 이루며 리그 최고 타자 자리를 타투기도 했다. 일본 리그에 진출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최근 김태균은 거포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퇴색했다. 2018 시즌 홈런 10개 머문 이후 지난 시즌 6개로 급감했다. 공인구 반발력 조절의 여파를 크게 받은 김태균이었다.

한화의 대전 홈구장이 홈런타자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하지만, 그의 장타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컸다.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팀이 그에게 요구하는 건 홈런과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이었다. 김태균이 이 점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 역시 상당 기간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사이 중심 타자로서의 입지도 크게 흔들렸다. 팬들의 김태균에 대한 평가도 냉정하게 변했다. 이런 환경 변화는 그의 두 번째 FA 계약 협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협상은 길어졌고 김태균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김태균은 실력으로 그의 가치를 다시 평가받고자 했다. 하지만 세월은 그의 편이 아니다. 김태균이 거포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삼성의 돌아온 마무리 오승환은 이대호, 김태균보다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일본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후 오승환은 큰 환영 속에 삼성에 복귀했다. 하지만 과거 해외 원정도박 사건으로 인한 징계가 남아있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해야 한다. 부상 재활이 필요한 그로서는 부담을 덜었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과거를 지울 수는 없다. 여전한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오승환의 구위가 여전하고 풍부한 경험은 큰 장점이다. 오승환이 부상 재활이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젊은 마무리 투수들이 대세로 자리한 구원왕 경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에도 그가 고려될 수 있다. 소속 팀 삼성 역시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 재도약하는 데 있어 오승환의 기량과 마케팅적 장점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국가대표 2루수로서 테이블 세터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정근우는 SK에서 한화로 이번에는 LG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정근우는 SK가 한 참 전성기를 유지하던 시절 주축 선수였고 국가대표로서 국가대항전에서 꾸준한 활약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근우는 거액의 계약으로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하고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었다. 한화에서 정근우는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나이에 따른 기동력, 순발력 저하는 피하지 못했다. 정근우는 점점 2루수로서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는 내야수로서 그의 가치를 잃게 했다.

결국, 정근우는 팀 사정에 따라 1루수로 외야수 겸업을 해야 했다. 소속팀 한화의 세대교체 정책도 영향을 주었다. 그의 2번째 FA 계약에서도 달라진 흐름을 그대로 이어졌다. 어렵게 계약을 했지만, 그의 팀 내 입지는 예전과 달라졌다. 정근우는 스스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화에 적응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그의 타격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잦은 부상도 그에게 악재였다. 흔들리는 그의 입지는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40인 명단에서 그가 제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LG는 정근우를 지명했고 정근우는 다시 한번 팀을 옮겨야 했다.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LG는 2루수 정근우의 능력에 주목했다. LG는 수년간 공수 능력을 겸비한 확실한 2루수가 없었다. 정근우는 풍부한 경험과 여전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LG는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하는 기간 정근우가 버팀목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타자 대타 요원으로도 그는 활용도가 크다. 올 시즌 큰 꿈을 꾸고 있는 LG에게 정근우의 경험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정근우 역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준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이렇게 82년생 스타들은 모두 전성기를 지나 선수 생활의 끝자락에 와있다. 한때는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들이었지만, 지금은 고비용 저효율의 선수라는 부정적 평가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이제 팬들은 스타 선수들에게 그들의 위상과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요구하고 있다. 같은 성적이라도 보통의 선수와는 평가의 눈높이가 다르다. 각 프로 구단들의 비용 대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운영 기조도 이들에게는 위험요소다.

이런 변화와 함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흐르는 세월의 무게까지 이들에게는 모두 부담이다. 이들에게 과거는 멋진 훈장이다.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기면 우선 입회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가 그들에게 버거운 짐이기도 하다. 이들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들은 여전히 팀 중심 선수로 자리하고 있고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82년 생 스타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한 올 시즌이다.

칼럼니스트 지후니74 / 출사를 즐기며 프로야구 롯데를 응원하는 소시민]
※필자와의 협의하에 본명 대신 아이디로 필명을 대신합니다.
※본 칼럼은 필자의 블로그에도 동시연재중입니다.(https://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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