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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정신없이 달렸던 롯데, 이제부터 필요한 시즌 운영 능력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3.05.23 12:02 의견 0

2023 프로야구는 지난주 선두권 3강 팀들의 희비가 주말 3연전을 통해 엇갈렸다. 유통 라이벌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롯데와 SSG의 주말 3연전은 SSG가 2승 1패의 우위를 보이며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그 사이 한화와 주말 3연전에서 만난 LG는 2승 1무의 호성적과 함께 승률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LG와 SSG는 공동 1위로 롯데는 두 팀에 2경기 차 뒤진 3위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롯데가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았던 탓에 승차와 상관없는 승률로 순위가 결정됐던 혼돈의 시기가 정리되고 순위의 우열이 일정 정해진 한주였다.

롯데는 주말 3연전 1승 2패가 아쉬웠다. 롯데는 박세웅에 이어 스트레일리, 반즈까지 1, 2, 3 선발 투수를 모두 주말 3연전 마운드에 올렸다. 박세웅은 한화전에 큰 약점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등판 일정까지 조정한 선발 등판이었다. 롯데는 이전까지 3연속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었고 열렬한 팬들의 응원과 함께 하는 홈경기라는 이점도 있었다.

주말 3연전 시작은 롯데가 산뜻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했고 불펜진이 리드를 잘 지켜냈다. 타선도 올 시즌 장점인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했고 스몰볼을 잘 구현하며 한 점 한 점 득점을 쌓았다. 결국, 롯데는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7 : 5로 승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에서 SSG는 디팬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였다. 마운드에서 김광현과 맥카티 두 선발 투수의 호투가 돋보였다. 좌완 투수인 두 투수는 매우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롯데 타선은 SSG 선발 투수들에 토요일과 일요일 고전했다. 올 시즌 롯데는 이전과 달리 좌타자들이 다수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우타자 위주의 타순이 좌타자 중심으로 변모했다.

라인업의 다양성과 함께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지만, 좌완 선발투수에는 다소 약점을 보였다. SSG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언더핸드 선발 투수 박종훈을 잘 공략했지만, 좌완 선발투수에는 특유의 집중력이 있는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롯데는 토요일 경기 0 : 5 완패를 했고 일요일 경기도 선발 투수 공략에 실패하며 3 : 6으로 패했다.

이런 공격력의 아쉬움에 더해 선발 투수로 나섰던 스트레일리, 반즈도 최근 호투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두 외국인 선발 투수는 각각 5이닝 4실점의 부진한 투수로 패전을 기록했다. 이전 호투할 때와 달리 SSG 타선에는 모두 부담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SSG 타자들은 수 싸움이나 노림수가 뛰어났다. 이들을 구위로 누를 수 없는 스트레일와 반즈는 모두 힘겨운 이닝을 이어가야 했다. 금요일 승리투수가 된 박세웅은 구위로 맞서는 투구를 하며 위기를 극복하며 6이닝 호투를 할 수 있었다.

스트레일리와 반즈의 SSG 전 투구 내용은 앞으로 롯데가 상위권 팀과의 대결에서 선발 투수진 운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롯데와 SSG의 주말 3연전은 두 팀의 힘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끼게 했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 렉스의 부상 공백이 있었고 SSG는 베테랑 추신수가 대타로만 나서야 하는 라인업이 공백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아쉬움은 롯데가 더 컸다.

올 시즌 롯데는 두꺼워진 선수 뎁스를 바탕으로 1군 라인업에 있는 선수 누구라도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토털 야구를 하고 있지만, SSG와의 대결에서는 강한 상대와 맞설 경험 부족을 피할 수 없었다. 상대방에 좀 더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 역할을 해야 할 전준우가 부진한 것도 타선의 무게감을 더 떨어뜨리고 말았다.

SSG는 중심 타자 한유섬의 부진이 타선에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지난 시즌 큰 활약이 없었던 외국인 타자 자리에 에레디아가 들어와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며 오히려 타선에서 플러스 효과를 주고 있고 최정과 함께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다. 신. 구의 조화를 이룬 라인업은 높은 집중력과 함께 롯데에는 없는 장타력으로 쉽게 득점을 하고 있다.

롯데와 SSG가 올 시즌 높지 않은 팀 타율에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높은 득점권 타율에 최근 효과를 발휘하는 기동력 야구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고 SSG는 팀 홈런 1위의 팀답게 결정적인 순간 홈런으로 경기 흐름을 잘 바꾸기 때문이다. 이 장점을 SSG는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보여줬다.

또 한 가지 SSG는 선발 마운드와 함께 불펜진에서도 롯데에 앞선 모습이었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 깨지긴 했지만, 방어율 0를 유지하던 마무리 서진용이 있고 한때 롯데에서 활약했던 노경은과 고효준 두 베테랑이 서진용 앞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들과 조화를 이루는 뛰어난 구위의 젊은 불펜 투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애초 SSG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불펜진은 강점으로 변모했다. 이는 SSG 전력의 상승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이 장점이 되는 상황은 SSG가 전력 강화 요소가 없었음에도 선두 경쟁을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롯데로서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주말 3연전이었다. 수년간 이어진 SSG전 약세를 극복하고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자 했던 롯데였지만, 아직은 SSG에 부족함이 있음을 느껴야 했다.

이 결과 롯데는 승률 차로 치열하게 경쟁하던 1위 자리에서 벗어나 선두 경쟁에서 한 걸음 떨어진 위치에 자리하게 됐다. 2경기 차 3위지만, 롯데가 LG, SSG 보다 5경기를 덜 치른 상황임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더 크다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 롯데는 순위 관리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지금은 선두권이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장은 롯데는 추격하는 4위권 팀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재 중위권 팀들이 물고 물리며 5할 언저리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롯데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중위권과의 격차는 3.5 경기 차에 불과하다. 많이 앞서 보이지만, 롯데가 치른 경기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라 할 수 없다.

당장 롯데는 이번 주 4위로 롯데는 추격하는 NC와의 3연전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이어서는 고척돔에서 키움과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선두권의 LG와 주중 3연전을 치르는 긴 수도권 원정이 이어진다. NC는 올 시즌 첫 3연전 대결에서 시리즈를 스윕 했지만, 최근 NC는 전력에 안정감이 생겼고 부상 선수들도 속속 돌아오고 있다. 시즌 초반 NC와는 분명 다르다. 키움은 불안정한 경기력이지만, 시즌 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점점 원하는 전력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더는 밀려서는 안되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이어진 LG는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는 만만치 않은 대진 속에서 상위권 자리를 지키는 전략적 운영이 필요하다.

올 시즌 롯데는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한층 나아진 경기력으로 선두권에 진입했다. 그 기세가 5월이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를 뒤로하고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5월 22일 현재 6할 이상의 승률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당면 목표였던 롯데임을 고려하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아직 롯데는 100경기 이상이 남아있고 아시안게임 기간 주력 선수들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반등했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이 시즌 내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고 외국인 타자 렉스의 부상 회복도 변수가 되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하고 있지만, 팀 내 풀 타임 시즌을 치른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분명 이점을 롯데 벤치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인업을 로테이션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불펜 운영에 있어서도 최근 무리한 등판을 자제시키는 모습이다. 해마다 4월 무서운 기세를 보이다 5월부터 기세가 꺾이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보인다. 최근 트레이드로 전천후 내야수로 쓰임이 많았던 이호연을 KT에 내주고 좌완 불펜 심재민을 트레이드 영입한 것도 후반기를 위한 대비라 할 수 있다.

롯데는 시즌을 길게 보고 있고 당장의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지금까지 롯데는 9연승을 달리는 등 무서운 기세로 앞만 보고 왔다. 이제는 그렇게 자리한 상위권 순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는 롯데가 지난 수년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롯데는 그들이 상위권 팀임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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