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왕호의 매력경영(89)] 소통의 어려움은 욕망과 세계관의 차이에 기인한다

칼럼니스트 황왕호 승인 2019.03.11 12:39 의견 0

어린 시절을 불안하게 보낸 성인들에게서 보이는 가장 흔한 현상은 방어기제가 매우 발달해 있다는 거다. 그리고 불안한 어린 시절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방어기제는 선천적인 유형과 후천적인 페르소나에 의해 다양하게 발달하기도 한다. 다만 내가 관찰한 경험에 의하면(과학적 객관적 실험의 결과는 아님) 전자의 경우, 방어기제로 인해 소통장애가 올 개연성이 높고, 후자는 오히려 소통의 장애를 걷어내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의 경우

생존과 안전을 위협받으며 자란 성인들은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그리고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선 경계의 대상이 된다. 자신의 직관과 촉을 가동하여 상대를 관찰하고 의심한다. 의심이 깔리다 보니 부드러운 대화를 나누기가 어렵다. 자신은 드러내지 않은 채 상대의 내면을 해석하려 든다. 상대가 호의를 가지고 대하여도 의심을 하는데, 방어기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나, 넌 깜이 안 된다는 식의 표정을 보이면 관계는 끝난다. 결국 자신은 대화의 단절을 상대가 무례한 탓으로 돌리고, 상대는 그를 소통장애자로 낙인 찍고 무시하게 된다.

이 문제는 세계관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생존과 안전의 욕구는 마법적 신화적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가장 강하게 일어난다. 마법적 세계관에서의 방어기제는 위협을 가하는 외부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들을 설치한다. 자신과 동일시 하는 수호인형, 자신만을 따르는 반려견,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물건들을 자신의 잠자리와 활동하는 영역에 마치 부비트랩처럼 설치해 놓는다. 그리고 신화적 세계관을 지닌 이들은 어느 조직에 들어가든지 적과 동지를 우선 구별하게 된다. 구별이 안 되는 상황에선 동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물색하고 포섭한다. 그의 이런 행동이 타인에게는 ‘분열의 아이콘’으로 비쳐질 거다.

그런데 과연 이 ‘방어의 화신이자 분열의 아이콘’만 정말 소통장애자일까

진화의 법칙 중에 ‘진화의 단계가 높아질수록 그 위험도도 증가한다.’

세계관은 의식의 진화 단계(수준)가 올라갈수록 수용성이 깊고 넓어지지만 소통장애를 일으킬 개연성도 증가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과학적 합리적 세계관을 지닌 사람은 마법적 신화적 세계관을 지닌 사람보다 소통을 잘 할 개연성이 높지만, 장애를 일으키면 그 피해는 훨씬 심각하다. 이 단계 세계관을 지닌 소통장애자는 자신을 엘리트로 착각하며, 상대를 노예취급 하거나 많은 사람들을 무지한 쓰레기 취급을 할 수가 있고, 심지어 집단적인 사회의 양극화 현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적인 욕구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성공과 부와 명예를 차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취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싸잡아 무시할 수가 있다.

방어의 화신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거라서 상대가 자극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해를 끼치지 않거나, 해를 가할 능력(힘)이 없을 수도 있다. 조금 힘이 있다면 상대에게 폭력을 저지를 수도 있다. 모사를 하거나 사기를 쳐도 낮은 수준에서 끝난다. 그러나 ‘잘난 척의 화신’은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자신에게 방해가 되면 언제든 밟아줄 힘이나 기술, 관계망이 있다. 전문가, 지식인, 일류대 출신들 중에 이런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신화적 세계관을 지닌, 권력이나 부를 축적한 사람이 소통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이데올로기 폭력이나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사회적 분열을 초래한 역사적 사례가 차고도 넘친다. 이런 거시적 정치적 관계망에서 작동하는 현상은 예외로 한다. 지금의 사례는 작은 조직이나 미시적 관계에만 적용된다.

솔루션

우선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는 것이 결코 나쁜 짓이 아니라는 점, 오히려 건강하게 드러낼 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다는 것을 알려준다. 대개 이들에겐 절절함, 열정, 성실함, 책임감, 몰입을 잘하는 매니아 기질 중에 한 가지 이상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서 그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그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불안한 경험을 한 시기와 지금은 전혀 다른 환경과 관계 속에 있음을 자각시킨다.

스스로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능력과 힘이 있음을 일을 통해 경험 시킨다. 더 넓고 깊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세계관을 자신의 도구로 만들 수 있고, 그러한 도구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그 길로 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우호적인 배려와 사랑,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