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왕호의 매력경영(90)] 게임과 역할놀이

칼럼니스트 황왕호 승인 2019.03.18 12:30 의견 0

인생은 게임처럼. 다만 하나의 게임에 충실할지 여러 게임을 경험할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평생을 기독교적 공동체 실현에 헌신하다가 얼마 전에 타계한 문동환 목사. 최근 ‘세레니티’란 영화에서 남주인공인 매튜 메커너히의 역할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오로지 하나의 역할만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삶이 있다. 산 속에서 자연만을 벗 삼아 수십 년을 사는 사람, 대형 물고기를 잡기 위해 모든 걸 거는 어부,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지사들, 수십 년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데 헌신하는 사회운동가들, 그리고 세계혁명을 꿈꾸고 모순이 가장 첨예한 곳에 삶의 전부를 바친 체 게바라…. 성공과는 거리가 먼, 남들이 보기에 대수롭지 않거나 자신의 이익이 아닌 공익적 목표를 설정하고 평생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서, 저들도 자신의 삶을 게임이라고 여기고 살았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삶이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대개는 심각하며, 주변을 힘들게 한다. 간디는 존경 받았지만 그의 아들은 평생 간디의 억압을 받았다고 한다. 싯타르타가 깨닫기 위해 가족을 버릴 때, 그의 부인은 ‘넌 깨달아서 좋겠다! 그런데 남겨진 나와 아이들이 겪을 고통은 어쩔건데’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을 과소평가하거나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외려 평가절하되는 경향이 있다. 솔까말 나는 한 때 체게바라처럼 살고 싶었다. 체게바라는 심각하게 살지 않았다. 그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정글 속에서도 불어사전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빠리의 한적한 카페에서 연인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상상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하나의 역할에 충실하며 웃음과 해학으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우여곡절을 많이 겪을수록, 자신이 경험한 세계와 현상을 많이 곱씹어볼수록,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인생이 여러 가지 역할(Role/Persona) 게임이라는 생각을 점점 굳히게 되는데...

한번뿐인 인생인데 열심히 살자!

이번이 마지막이니 절대로 실수하면 안돼!

이거 안되면 죽음이야. 무조건 해내야 해!

너 아니면 안돼!

너는 내 운명 온리 원 노 초이스

소유 의식. 확고한 믿음.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 목표지향적인 삶. 절대 진리. 이런 것들의 무게(압박)감은 좌절, 분노, 폭력, 질투, 억압, 소외 등의 고통을 유발 하는데, 단절과 실패에 대한 불안감, 심지어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무의식이 잔치를 벌이기 때문이다.

대개 자신이 하나의 인격, 하나의 역할, 하나의 자아만을 지니고 있다고 착각하고, 그러한 자아를 통해 세상을 보기 때문에 다른 자아, 여백, 배경, 상호관계, 흐름 등을 잘 보질 못한다. 의식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포되어 있어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된다. 따라서 활동영역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무대가 설정되고 그에 따른 역할과 게임의 룰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 나이에도 여전히 여러 개의 역할을 가지고 사는데 하물며 40대 이전의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 청년들에게는 다양한 인생의 무대와 역할, 기회가 올 거다. 비즈니스 과정에서 랜덤 상황에 직면하는 것 자체가 역할 게임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예측 게임이랄까

정해진 길은 없다.

평생 하나의 목표로 살든, 목표를 여러 단계로 설정하고 매 단계마다 성취감을 즐기는 삶이든, 아예 목표설정 없이 지금.여기를 구성적으로 살아가든, 삶의 방식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닌 선택의 영역이다.

다음 글은 이런 선택 뒤에 따라오는 소통이슈에 대해 DBSONA로 풀어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