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라이프 > 시민칼럼/논단 [주동식 칼럼] 제3정당의 나아갈 길 시사-N 승인 2017.07.19 10:51 0 국민의당은 우리나라에서 다당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입니다. 정의당과바른정당도 있지만 원래적인 의미의 제3정당에 가장 가까운 정당은 국민의당입니다. 제3정당이란 기성 양당 정치의 낡은 관성을 탈피한 정당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의당은 기존 정당들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정체성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낡은 관성의 탈피는 아직은 가능성으로만 남아있습니다. 국민의당 당원들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에 가까운 성향도 있고, 우파 성향의 당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의당 국회의원이나 지도부, 주요 당직자들의 성향은 더불어민주당에 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분들은 개혁 성향이 강하지만 그 개혁의 실제 내용은 친노 좌파의 도그마와 매우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좌우파의 이념적 정체성은 경제와 안보 두 가지 측면의 노선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에서는 규제와 정부 개입이 기준이 됩니다. 즉 큰 정부는 좌파, 작은 정부는 우파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안보의 경우 북한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반북반중을 강조하는 쪽을 우파, 반미반일에 좀더 무게를 두는 쪽을 좌파라고 규정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경제공약을 보면 △법인세 실효세율인상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 임금을 대기업 80%까지 인상 △육아휴직 기간 및 아빠 육아 휴직 확대 △국회분원 세종시 설치, 행정자치부·미래창조과학부 세종시 이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정성장, 대기업 중소기업 공정경쟁 및 창업활성화,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확대 등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좌파적 접근에 좀더 강조점이 있다고 봅니다. 안보의 경우 자강안보를 강조하고 방산비리 근절, 첨단국방력 강화, 국방비 3% 증액 등도 얘기하지만 남북대화 6자회담 재개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반대 당론을 정했다가 나중에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만, 당내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들의 분위기는 사드 반대 분위기가 더 강했고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제3정당은 기존 좌우 양당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정치적 노선과 정책적 스탠스를 가져야 합니다. 국민의당이 제3정당의 길을 가려고 할 때 가장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편향은 좌파적 편향입니다. 국민의당은 똑바로 앞만 보면서 중도의 길을 간다고 하면서 좌우 어느쪽 깜박이도 켜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좌편향의 길로 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계적으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좌도 우도 아닌 어중간한 길을 가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기계적인 중립은 관념 속에서나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중도의 길은 이념적 도그마에 치우치지 않고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국가적 과제에서 가장 정확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노골적인 좌파 편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 정책을 통해서 국리민복이 실현되고 부국강병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비록 정당은 달라도 얼마든지 지원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중도 제3정당의 길일 것입니다.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정책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공무원 증원 등 공공부문 확대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제로화, 원전 폐기 등 경제 분야의 포퓰리즘 접근으로 당장은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나라를 골병들게 만드는 정책들입니다. 안보 측면에서도 사드 배치 등에서 기회주의적인 접근과 친중 친북 성향으로 전통적인 한미 한일 관계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국체 즉 국가의 정체성이라는 점에서 두고두고 나라의 근간이 흔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 비하면 장관급 인사 등은 오히려 사소한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주류 이념이 반공에서 친노좌파로 교체되는 시대적 배경을 업고 등장했습니다. 촛불시위가 그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탄 문재인 정권은 정책적 파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당분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문재인이 실패한다 해도 정권이 반대편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적습니다. 문재인과 친노좌파 그룹이 정책적으로는 실패를 거듭하고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면서도 정권의 지지 기반은 계속 유지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여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약점을 계속 공격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공학 측면에서도 친노 더민당과 비슷한 보조를 취하고 차별성을 갖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더민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의당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이것은 매우 비극적인 결과입니다. 국민의당은 박근혜와 새누리당 정권이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던 건강한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재편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개인주의와 계약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장과 기업의 자유를 확대하고 결과적으로 부국강병의 경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법치주의를 통한 사유재산의 보호가 국민들 전반의 삶과 인권의 개선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합니다. 친노좌파들은 정치의 목표와 종교적 가치를 혼동하는 일이 많은데,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부국강병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박정희 시대 이후 우리나라 보수우파의 내면을 지배해온 핵심 코드는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입니다. 일베가 그런 정서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우파의 진정한 본향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일베입니다. 박근혜 시대 들어 우파가 처절하게 몰락한 원인과 결과를 모두 일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파들이 울분을 씹으며 귀착하는 지점도 바로 호남에 대한 분노와 증오, 복수심입니다. 이렇게 같은 민족에 대한 인종주의적 증오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우파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좌파에게 희망이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들은 성장과 부국강병의 길을 결정적으로 망가뜨리는 집단입니다. 좌파들이 사실상 노무현을 자신들의 우상으로 모시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알리바이 차원에서 함께 거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가장 치열했던 80년대에도 비반미, 비폭력, 비용공 등 3비노선을 주장했던 분입니다. 좌파들이 가장 싫어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었고 실제로 골수 좌파들이 가장 많이 비난했던 정치인이 김대중이기도 합니다. 좌파들은 반북보다 반일을 더 강조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달랐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수교를 추진할 때 당시 야당들과 여론이 모두 반대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야권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찬성했습니다. 덕분에 사쿠라라는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그 분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김대중은 우파보수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 김대중을 좌파의 자산으로 넘겨주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당의 실수라고 봐야 합니다. 우파의 정치적 자산을 재평가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우파의 이념과 가치를 새롭게 하고 그것을 인권적 감수성과 결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좌파의 근거지를 공략해서 무너뜨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좌파의 근거지는 호남입니다. 호남에서는 좌파적 도그마를 개혁이나 정의의 관념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합니다. 문재인 집권의 결정적인 고지도 바로 호남이었습니다. 호남의 이런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면 국민의당에게 집권의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호남에서 정면승부를 해야 합니다. 뭘로 바로 호남의 반기업, 반시장, 반자본주의, 반대한민국 정서와 싸워야 합니다. 보수우파의 인종주의적 호남 혐오를 비판하면서도 그 피해자인 호남의 문제와도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싸움입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국민의당의 역할과 역사적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영남에 가서 근대화의 주역이었다고 말하고, 호남에 가서는 민주화의 성지라고 아부해 왔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영남에 가서는 그 인종주의적 증오를 비판하고, 호남에 가서는 그 대책 없는 반기업 반시장 정서를 공격해야 합니다. 비판해서 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우리편으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호남 이야기만 나오면 자리와 예산을 얼마나 배정해야 하는 문제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건 본질이 아닙니다.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에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호남을 변화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호남이라고 해서 배척당해서도 안되지만, 호남이라고 해서 무조건 옹호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걸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정당이 국민의당입니다. 제3정당의 길, 다당제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그 핵심이 이것입니다. 영남과 호남을 다같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정확하게 핵심을 잡아서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의 그 역할을 지도자들이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원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 변화의 단초를 열어가자는 취지에서 뜻있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정치혁신국민본부로 모였습니다. 감히 단언하지만, 국민의당의 변화 가능성은 당원에게 달려 있습니다. 정치혁신국민본부가 그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십시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칼럼니스트 주동식 /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위 글은 7월 15일 국민의당 정치혁신국민본부 서울본부 출범식에서 필자가 발제한 원문임을 밝힙니다.저희 시사N뉴스네트워크는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는 매체입니다."시민칼럼"란은 자유로운 발언, 합리적인 토론을 위한 시민투고의 장입니다. 반론의 장도 열려있습니다. 아래 이메일로 반론을 보내주시면 정리하여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news@sisa-n.com) 0 0 시사N라이프 시사-N middletter74@gmail.com 시사-N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
국민의당은 우리나라에서 다당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입니다. 정의당과바른정당도 있지만 원래적인 의미의 제3정당에 가장 가까운 정당은 국민의당입니다. 제3정당이란 기성 양당 정치의 낡은 관성을 탈피한 정당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의당은 기존 정당들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정체성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낡은 관성의 탈피는 아직은 가능성으로만 남아있습니다. 국민의당 당원들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에 가까운 성향도 있고, 우파 성향의 당원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의당 국회의원이나 지도부, 주요 당직자들의 성향은 더불어민주당에 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 분들은 개혁 성향이 강하지만 그 개혁의 실제 내용은 친노 좌파의 도그마와 매우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좌우파의 이념적 정체성은 경제와 안보 두 가지 측면의 노선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에서는 규제와 정부 개입이 기준이 됩니다. 즉 큰 정부는 좌파, 작은 정부는 우파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안보의 경우 북한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반북반중을 강조하는 쪽을 우파, 반미반일에 좀더 무게를 두는 쪽을 좌파라고 규정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경제공약을 보면 △법인세 실효세율인상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 임금을 대기업 80%까지 인상 △육아휴직 기간 및 아빠 육아 휴직 확대 △국회분원 세종시 설치, 행정자치부·미래창조과학부 세종시 이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정성장, 대기업 중소기업 공정경쟁 및 창업활성화,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확대 등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좌파적 접근에 좀더 강조점이 있다고 봅니다. 안보의 경우 자강안보를 강조하고 방산비리 근절, 첨단국방력 강화, 국방비 3% 증액 등도 얘기하지만 남북대화 6자회담 재개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반대 당론을 정했다가 나중에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만, 당내 국회의원이나 당직자들의 분위기는 사드 반대 분위기가 더 강했고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제3정당은 기존 좌우 양당과 확실하게 구별되는 정치적 노선과 정책적 스탠스를 가져야 합니다. 국민의당이 제3정당의 길을 가려고 할 때 가장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편향은 좌파적 편향입니다. 국민의당은 똑바로 앞만 보면서 중도의 길을 간다고 하면서 좌우 어느쪽 깜박이도 켜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좌편향의 길로 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계적으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좌도 우도 아닌 어중간한 길을 가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기계적인 중립은 관념 속에서나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중도의 길은 이념적 도그마에 치우치지 않고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국가적 과제에서 가장 정확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노골적인 좌파 편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 정책을 통해서 국리민복이 실현되고 부국강병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비록 정당은 달라도 얼마든지 지원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중도 제3정당의 길일 것입니다.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정책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공무원 증원 등 공공부문 확대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제로화, 원전 폐기 등 경제 분야의 포퓰리즘 접근으로 당장은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나라를 골병들게 만드는 정책들입니다. 안보 측면에서도 사드 배치 등에서 기회주의적인 접근과 친중 친북 성향으로 전통적인 한미 한일 관계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국체 즉 국가의 정체성이라는 점에서 두고두고 나라의 근간이 흔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 비하면 장관급 인사 등은 오히려 사소한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주류 이념이 반공에서 친노좌파로 교체되는 시대적 배경을 업고 등장했습니다. 촛불시위가 그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탄 문재인 정권은 정책적 파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는 당분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문재인이 실패한다 해도 정권이 반대편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적습니다. 문재인과 친노좌파 그룹이 정책적으로는 실패를 거듭하고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면서도 정권의 지지 기반은 계속 유지되는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여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약점을 계속 공격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공학 측면에서도 친노 더민당과 비슷한 보조를 취하고 차별성을 갖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더민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의당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이것은 매우 비극적인 결과입니다. 국민의당은 박근혜와 새누리당 정권이 국민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던 건강한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재편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개인주의와 계약의 정신을 바탕으로 시장과 기업의 자유를 확대하고 결과적으로 부국강병의 경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법치주의를 통한 사유재산의 보호가 국민들 전반의 삶과 인권의 개선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합니다. 친노좌파들은 정치의 목표와 종교적 가치를 혼동하는 일이 많은데,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부국강병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박정희 시대 이후 우리나라 보수우파의 내면을 지배해온 핵심 코드는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입니다. 일베가 그런 정서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우파의 진정한 본향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일베입니다. 박근혜 시대 들어 우파가 처절하게 몰락한 원인과 결과를 모두 일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파들이 울분을 씹으며 귀착하는 지점도 바로 호남에 대한 분노와 증오, 복수심입니다. 이렇게 같은 민족에 대한 인종주의적 증오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우리나라 우파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좌파에게 희망이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들은 성장과 부국강병의 길을 결정적으로 망가뜨리는 집단입니다. 좌파들이 사실상 노무현을 자신들의 우상으로 모시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알리바이 차원에서 함께 거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가장 치열했던 80년대에도 비반미, 비폭력, 비용공 등 3비노선을 주장했던 분입니다. 좌파들이 가장 싫어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이었고 실제로 골수 좌파들이 가장 많이 비난했던 정치인이 김대중이기도 합니다. 좌파들은 반북보다 반일을 더 강조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달랐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수교를 추진할 때 당시 야당들과 여론이 모두 반대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야권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찬성했습니다. 덕분에 사쿠라라는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그 분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김대중은 우파보수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런 김대중을 좌파의 자산으로 넘겨주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당의 실수라고 봐야 합니다. 우파의 정치적 자산을 재평가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우파의 이념과 가치를 새롭게 하고 그것을 인권적 감수성과 결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좌파의 근거지를 공략해서 무너뜨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좌파의 근거지는 호남입니다. 호남에서는 좌파적 도그마를 개혁이나 정의의 관념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합니다. 문재인 집권의 결정적인 고지도 바로 호남이었습니다. 호남의 이런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면 국민의당에게 집권의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 호남에서 정면승부를 해야 합니다. 뭘로 바로 호남의 반기업, 반시장, 반자본주의, 반대한민국 정서와 싸워야 합니다. 보수우파의 인종주의적 호남 혐오를 비판하면서도 그 피해자인 호남의 문제와도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싸움입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국민의당의 역할과 역사적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영남에 가서 근대화의 주역이었다고 말하고, 호남에 가서는 민주화의 성지라고 아부해 왔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영남에 가서는 그 인종주의적 증오를 비판하고, 호남에 가서는 그 대책 없는 반기업 반시장 정서를 공격해야 합니다. 비판해서 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우리편으로,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호남 이야기만 나오면 자리와 예산을 얼마나 배정해야 하는 문제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건 본질이 아닙니다.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에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호남을 변화의 길로 이끌어야 합니다. 호남이라고 해서 배척당해서도 안되지만, 호남이라고 해서 무조건 옹호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걸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정당이 국민의당입니다. 제3정당의 길, 다당제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만 그 핵심이 이것입니다. 영남과 호남을 다같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정확하게 핵심을 잡아서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의 그 역할을 지도자들이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원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 변화의 단초를 열어가자는 취지에서 뜻있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정치혁신국민본부로 모였습니다. 감히 단언하지만, 국민의당의 변화 가능성은 당원에게 달려 있습니다. 정치혁신국민본부가 그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지켜봐 주시고 도와주십시오.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칼럼니스트 주동식 /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위 글은 7월 15일 국민의당 정치혁신국민본부 서울본부 출범식에서 필자가 발제한 원문임을 밝힙니다.저희 시사N뉴스네트워크는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는 매체입니다."시민칼럼"란은 자유로운 발언, 합리적인 토론을 위한 시민투고의 장입니다. 반론의 장도 열려있습니다. 아래 이메일로 반론을 보내주시면 정리하여 게재토록 하겠습니다. (news@sisa-n.com) 0 0 시사N라이프 시사-N middletter74@gmail.com 시사-N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