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민주당 창당준비 중이시라 들었습니다. 사회민주당이라는 게 유럽에 많은 것으로만 알고 있고, 우리네 전통 속에서는 좌파적인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이번 토론회를 지켜본 결과, 한 때 유럽에서 ‘제3의 길’ 이야기가 나온 적 있는데, 그와 비슷한 뉘앙스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김명기 대표(이하 따옴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민주주의’라 하면 ‘사회’라는 말이 들어간다는 것으로 인해 걱정을 많이 합니다. '사회민주주의'를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쇠락했고 민주주의만 남았습니다. 민주주의도 미국식 자유민주주의가 있고, 독일, 스웨덴식의 사회민주주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방식으로 발전해오면서 여러 불평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이젠 대한민국도 '사회민주주의'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그런 의견 가진 분들과 1년 반 정도 모임을 가져온 결과 사회민주당 창당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 짧은 소견입니다만, 정치적 스펙트럼의 출발지점이 좌에서 우가 아니라 우에서 좌로 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와 함께하는 분들 중에는 독일이나 영국에서 공부한 학자 출신도 계시지만, 각 정당에서 사회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던 분들이 많아 정당이나 정파를 넘어 폭 넓게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굳이 말해보자면, ‘사회민주주의포럼’은 합리적인 보수를 지향하는 분들이 많고, ‘사회민주당 창당준비모임’은 진보적 자유주의에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분들까지 다양한 의견을 통합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회민주당의 지향점과 기존 정당과의 차별점을 간략히 설명해 주신다면 어떤 걸까요
대한민국은 현재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데, 양극화와 더불어 경제민주화의 과제가 큽니다. 이에 대해 일정한 시장경제의 논리는 필요하지만 주거나 의료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사회민주당’의 지향점입니다. 그런 점을 저희의 창당을 위한 출범선언문과 8가지 의제로 압축했습니다. ‘사회민주당’은 시민들의 요구(여론조사)에 따라 안보는 보수적,경제부분은 진보적 경향을 지향합니다. 국민 대다수가 서민들인데, 이들은 먹고 사는 문제로 너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데 반해, 정치는 친일파 논쟁, 종북논쟁의 도그마에 빠져 분열했다 뭉쳤다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대안적 정치집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 이후에도 사회민주주의포럼과 토론회를 이어간다고 예고하셨는데요
저희 ‘사회민주당’의 꿈과 희망은 진보재편, 야권재편이 아니라 한국정치를 재편하고 싶은 겁니다.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정치재편을 많이 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비전을 시민에게 드려야 하나 부딪혀 보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보수와 진보의 상징적인 도시인 대구와 광주지역에서 토론회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관련기사“왜 지금 사회민주주의인가” 사회민주주의포럼 창립기념 토론회12월 26일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 - 시민 300명 참여하는 등 각계 비상한 관심보여 http://www.sisa-n.com/3779
[참고자료-1] '사회민주당 준비모임' 출범 선언 (초) -우리는 왜 다시 시작하는가!-
우리는 ‘사회민주당의 창당’ 만이 암담한 현실에 처해있는 한국 정치의 앞날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각 지역과 정당 및 단체에 흩어져 있는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이제 하나의 대오로 뭉쳐 새로운 역사를 시작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1. 한국 정치와 사회민주당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대안 정당의 출현을 열망하고 있다. 한국을 지배해 온 양대 정당은 영호남 대립구도를 유지해 온 두 개의 기둥이다. 이들이 지역감정을 등에 업고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해 오는 동안 87년 민주화 대투쟁의 성과물은 인간을 위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가진자들을 위한 민주주의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탐욕의 나라가 되고 있다. 한국정치가 오랜 세월 동안 낡은 양당구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이를 극복해 나갈 <대안 세력의 무능과 한계>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안 정치를 표방해온 세력들은 내용없는 ‘새 정치’를 표방해 국민을 우롱하거나, 철지난 공산주의와 종북주의를 추구함으로써 스스로 대중의 불신을 초래하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태도로 고립을 자초했다. 만약 한국의 노동운동이 이데올로기적 허위의식을 버리고 정직하게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했다면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낡은 양당 체제의 붕괴를 경험하고 있었을 것이다.
2. 역사에 대하여 우리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한다. 진정한 좌파는 국가를 부정하지 않는다. 국가야말로 약자를 보호하고, 민중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위대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발 딛고 있는 공동체, 대한민국은 종종 좌-우 양쪽에서 무시당하고 폄훼되어 왔다. 대한민국은 파시즘에 대한 전 인류의 승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선진적인 민주주의 정치철학에 근거한 제헌 헌법을 채택했으며, 농지개혁을 단행하여 <평등 체체>를 건국의 바탕으로 삼았다. 건국과정에서 공산당 일당독재를 거부한 대한민국의 선택은 이후 강력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통해 그 타당성과 정당성을 입증 받았다. 이것은 조봉암을 비롯한 건국의 주역들이 선택한 길이고,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3. 정치에 대하여 우리는 모든 사회적 투쟁이 의회로 수렴되는 체제를 꿈꾼다. 의회는 역동적 사회연대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의회 안에서 실질적인 의미의 좌-우 대립구도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낡은 진보와 보수의 대립구도는 ‘친일과 종북의 대립구도’로 변질된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민족주의가 좌파로 둔갑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좌파와 우파의 대립구도야 말로 ‘정상적인’ 대립구도이다. 우리는 공적 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좌파적 해법’과 개인의 자유의지를 극대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우파적 해법’의 경쟁과 공존 위에서 정치발전의 전략을 찾아나갈 것이다. 일당체제는 좌우의 대립과 공존을 무력화 시키는 의회주의의 적이며 사민주의의 적이다. 우리는 민족주의의 깃발아래 추진되는 공산당 독재와의 국가통합에도 반대한다.
4. 경제에 대하여 우리는 소유권 중심의 해법을 넘어 조세 중심의 해법을 추구한다. 대한민국은 오늘의 시점에서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빈부격차, 소득과 재산의 양극화,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은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심화되는 불평등체제는 교육마저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아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할 청소년들에게 좌절감과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자본주의의 붕괴를 전제로 사회변혁을 설계하지 않는다. 그것은 먼 미래를 제시하여 손쉽게 현재를 팔아먹는 구세주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극대화 된 나라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더 많은 조세부담이 필요하다. 계급적 관점을 삭제한 보편적 증세를 통해 보편적 복지 국가의 뼈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조세의 본질은 사회연대부담금이다. 조세는 소유권 문제를 뛰어넘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이다. 우리는 재벌문제 역시 소유권 중심이 아닌, 조세중심의 접근이 필요하 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적 소유의 철폐를 통한 사회주의적 국유화와 계획경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적 영역의 보장을 통해 지속적인 생산력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음에 주목한다. 미래는 대중의 상상력이 생산력이 되는 혁신의 속도에 달려있다. 우리는 조절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자산의 무제한적 가치 증식을 보장하는 약육강식의 논리, 승자독식의 논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견제 받고 제한 될 수 있어야 한다. <시장 원리>는 자본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통해 더욱 발전될 수 있다. 사회적 시장 경제의 원칙은 자유와 평등의 원리가 공존하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가능한 체제를 구현해 낼 것이다. 이는 <경제체제의 역동성이 보장된 복지국가>를 만들어 궁극적으로 지속적 생산력 발전이 가능한 평등체제의 이상에 접근해 나갈 것이다.
5. 창당의 경로와 과정 우리는 굳어진 조직의 힘보다는 사회적 논쟁의 진화에 주목하는 의제 중심의 정치세력화를 생각한다. 한국정치는 이제 ‘친일파’와 ‘종북’으로 낙인찍기에 주력하는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실제 삶에 다가가는 경제 논쟁으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사회민주당은 경제논쟁의 발굴과 참여를 통해 창당의 정신적 기반을 형성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민주당이 좀 더 넓은 사회적 기초 위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노동조합에 의존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광범위한 집단지성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정치 에너지를 충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며 생산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중심 좌파 정당을 건설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우리는 소소한 입장 차이를 넘어 ‘사회민주주의’라는 전통적 깃발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기존 양당구도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정당을 창당할 것이다. 사회민주당의 창당은 기존의 낡은 권력을 빼앗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이것은 자유, 평등, 생태, 평화를 염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6. 가자! 사민당! 우리의 길은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첫걸음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눈물과 고통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된 양당구도를 뒤집어엎겠다는 열망과 혁명적 흥분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 대안도 없이 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의 불행에 비하면 우리의 작은 결심은 아무 일도 아니다. 지금이 사회민주당 건설을 위한 과감하고 거침없는 정치행동이 필요한 바로 그 순간이다. 오늘, 우리의 작은 시작은 오래지 않아 민중의 희망을 담는 거대한 그릇이 될 것이다. 지난 세월,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뜨거운 깃발을 꺼내 들고..
가자 ! 사민당으로 !
2014년 10월 1일
[참고자료-2] (가칭) 사회민주당 8대의제
1. " 보편적 민주화와 인권의 관점에서 요구되는 북한인권법 제정을 지지하며, 평화적인 남북관계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합의로서 중장기 대북정책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나간다."
2. 국민의 기본적인 행복주거권 보장을 위해 2025년까지 연간 15만호 이상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여 전월세 주거난을 해소하고 1가구 1주택 원칙에 입각한 주거권 안정을 확보한다.
3. 탈세환수 및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조세정의의 확립과 자산소득에 대한 누진적 중과세로 보편복지재원을 확보하여 한국의 소득재분배율을 OECD 선진국 수준으로 격상시킨다.
4.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하기 위해 선진 복지국가의 무상복지정책들을 도입하고, 단계별로 노인-청년-주부-아동에 대한 보편적인 기본소득제를 추진한다.
5. 부당한 갑-을 관계를 공정 계약 관계로 개선하고, 노동시간과 노동자의 권리를 OECD 평균 수준에 맞추도록 하며, 종업원 50인 이상의 회사에는 노사공동결정제 도입을 추진한다.
6. 정권에 대한 견제와 독립이 필요한 사법부와 언론기관에 대하여 사법부 수장의 국민직선제 선출과 언론보도의 편집권 독립을 철저히 보장받는 언론민주화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7. 정치제도의 개혁을 위해 현행 소선거제 개선과 독일식정당명부제를 도입하고, 기존 예산범위 내에서 일하는 의원수를 증원하며,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4년 중임제 개헌을 추구한다.
8. 대안적인 경제성장 모델로서 실질적인 소득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유시장, 국민주식회사,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대안경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육성을 지원한다.
- 1차 결의 : 2014년 9월 30일 -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