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를 거의 마무리할 때쯤, 서울에서 정기적으로 참여했던 모임의 대구지부에 참석했다. 원래는 식사 모임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기 위해서 참석했는데, 마침 서울서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 한 분도 그 자리에 참석하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30분 동안 간략히 설명해 보라고 했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약 30분간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내용을 사례를 제시하면서 설명했고, 앞으로 준비해야 하는 방향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리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필자의 설명에 진지하게 반응하고, 관심을 보였는데 유독 한 분은 반대 입장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참석자 : (큰 목소리로) 저는 4차 산업혁명인지, 4차 산업인지에 대해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3D 프린터로 만든 부속품들은 그 강도가 약해서 아직 상용화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필 자 : (포기하며) 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요.
식사도 거의 마치고, 새로운 멤버도 추가적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토론은 의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굳이 지금의 지면을 통해 몇 마디 하자면, 30분 내내 ‘4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을 구분하자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위 참석자는 구분하지 않았다. 화자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참 답답했다.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통하기 힘든 현실임을 앞에서도 지적했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 나와도 ‘나 홀로 행정’일뿐이다. 4차 산업혁명의 장점을 아무리 설명하고, 그 인식이 현재 잘 못 됐다고 수십 번을 강조했어도, 듣는 사람은 잘 못 알고 있는 사실을 교정하지 않았다.
3D프린터 이야기를 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한 부분을 침소봉대(針小棒大) 식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했는데, 참석자의 말은 현재 저가 3D프린터에 해당하는 말이지,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프린터가 아니었다. 앞으로 발전하게 될 기계 수준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기술 변곡점, 혹은 특이점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놓치고 있었다. 즉,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도 이해하지도 못했으니, 산업혁명 자체를 일시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