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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앞에 선 대한민국(1) : 4차 산업혁명 빛인가? 어둠인가?

4차 산업혁명과 자치분권 시대(28)

조연호 작가 승인 2018.11.13 12:20 의견 0

4. 4차 산업혁명 앞에 선 대한민국의 현실

4차 산업혁명 빛인가 어둠인가

필자는 산업혁명의 키워드를 크게 두가지 연결성과 생산력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혁명의 역사를 볼 때 연결성은 더 빠르게, 더 광범위하게 발전했다. 생산력에 있어서도 성장이라는 측면에서는 계속 증가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연결성과 생산력은 어떨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단어는 ‘융합’이다. 실제로 이 전의 산업혁명 자체가 연결성, 생산력 등이 융합되어 인류의 삶에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 온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가 목도하게 될 4차 산업혁명 역시 이전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그 변화의 수준이 훨씬 클 것이고, 동시에 변화의 폭이 크기에 예측하는 산업혁명임에도 불구하고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

200 - 710 = -510

4차 산업혁명의 빛과 어둠을 다루기 전에 앞서서 ‘200 710 = -510’의 의미를 아는가 별로 좋은 의미의 산수가 아니다. 마이너스 510이 나온는데, 생략된 0이 다섯 개나 된다. 즉, 마이너스 510만이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와 관련된 수치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이다. 앞이 캄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설마 나는 괜찮겠지.’하면서 안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한국에서는 새롭게 탄생한(이미 1년 반이 넘고 있다) 정권이 공약한 81만개 일자리 창출에 기대거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예측은 불안하게 만든다. 토머스 프레이는 현재 직업의 47%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고, 국내에서도 2016년에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0년 안에 약 1,575만 명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실 속에서 안전지대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물론, 인간을 대신한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대체가 온전하게 이루어지기 전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잘 교육하고 대비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주장을 『성장, 그 새빨간 거짓말』에서는 ‘러다이트 오류(기계가 도입되면, 한 동안은 직업을 잃는 사람도 있겠지만, 새로운 기술을 익히게 되면서 고용이 새롭게 창출 된다는 것)’라고 하면서 부정한다. 결론적으로 비정규직으로 살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간신히 88만원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한테는 더 비극적인 미래에 대한 견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장밋빛이다

이전의 산업혁명은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렸고, 인류의 문명을 발전 시켰다. 최근 통계를 보면(플린효과(Flynn effect)) 지능지수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는 것 같다(지능지수와 교육의 성과는 다른 것 같다. 2009년의 미국 국립교육성취평가원이 작성한 보고서에서는 17세 학생들의 독해 점수는 1971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수학점수도 1973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똑똑해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가 알아야 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중요 기술에 대한 설명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한글로 써 있는 책이나 유인물을 읽어도 독해가 되지 않는다. 한 쪽에 담겨 있는 약어들을 네이버 지식인이나, 위키피디아로 찾아서 읽다보면, 답답함을 못이기고 결국 어느 순간 대충 넘겨 버리는데, 지식으로 습득하기에는 용어들이 너무 낯설고 그 양도 너무 많다. 그 정도로 기술의 영역은 우리의 지능이 다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발전하고, 세분화 되고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필요하고, 인공지능도 기계학습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기술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 에디슨 이후의 가장 위대한 발명가라고 불리는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 되면 인간과 기술이 완전히 융합되어 공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커즈와일을 중심으로 해서 싱귤래리티 대학이 설립될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전자, 나노공학, 로봇을 중심으로 인류는 무한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사피엔스』를 통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저술가가 된 유발 하라리의 최근 저작 『호모 데우스』에서 하라리는 인간이 신과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연결은 무한한 긍정이다. 커즈와일은 본인 스스로가 수백 가지의 테스트를 통해서 노화하지 않는 자신의 몸을 자랑하고 있고, 하라리는 ‘인간 신’을 말한다. 영화로 따져보면, 터미네이터와 같이 기계들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우울한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스타게이트와 같이 기계와 공존하면서 행복을 만끽하는 유토피아인 것이다. 유전적으로 병에 걸릴만한 유전자는 미리 제거해 버리고,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고, 나의 스케줄은 개인비서 인공지능이 정리해주고, 나의 취향과 능력을 잘 아는 인공지능 비서가 내 대신 이력서를 내며, 물론 수신하는 쪽에서도 인공지능이 가부를 결정한다. 최종결정은 인간이 내린다고 할 수 있지만, 이미 모든 것을 인공지능에게 맡긴 인류가 그러한 고민을 떠안고 싶을까

다른 각도에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학자 중에는 제러미 리프킨도 있다. 엔트로피를 출간 할 때만 해도 오염되는 지구를 걱정하면서 태양광 이야기도 했고, 청지기적 자세를 촉구했는데 ‘종말’시리즈를 출간하면서 부터는 객관적인 관찰자처럼 논지를 전개한다. ‘나는 접속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소유의 종말』에 등장하는 명제이다(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말했는데, 리프킨이 이 말을 응용한 것이다. 그리고 데카르트의 말도 그 아우구스티누스의 ‘나는 죄를 짓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를 시대에 맞게 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이 명제가 2001년의 저작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때 저자의 혜안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경탄을 금치 못한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는 하지만, 『제3차 산업혁명』,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저서에서 말하는 내용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저자는 다른 학자들이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의 연장으로 보고 있을 뿐 이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모든 물건들의 비용이 거의 제로가 되면서, 경제적 평등이 실현될 것을 예상한다. 이전에 출간한 『수소혁명』을 통해서는 에너지 민주화를 예상했지만, 그의 바람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유러피언 드림』에서는 미국이 지고 유럽 공동체가 뜰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론은 둘 다 지고 있는 상황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위에 언급한 저자들과 저술들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견한다. 한국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저서가 수시로 쏟아져 나오는데, 현 정권 수립과정에 도움을 줬던 유웅환 박사도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선도기업, 일종의 퍼스트 무버가 살아남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 도 많지만, 그래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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