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갑주] 금관국 갑주 복원도 2 · 금관국 여전사 특집 : 갑사 편
이호국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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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1 11:07 | 최종 수정 2024.01.1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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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국의 종장판주 · 김해 대성동 57호분 금관국 여전사 3인의 복원도
김해 대성동 고분군은 지배층의 무덤들이다.
이 중 2001년에 발굴된 대성동 57호분 무덤에서 주 피장자 외에 순장자 3인의 인골(人骨)이 함께 출토되었다. 57호분은 금관가야의 전형적인 지배층 무덤인 대형 덧널무덤으로 순장자 3인의 인골은 무덤의 북쪽 단면에 나란히 누워있었다.
세 사람의 인골 중 한 구는 하반신만, 두 구는 전신이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주곽이 훼손돼 주 피장자의 인골은 남아 있지 않았다.
주인이 안장됐던 곳에선 철갑옷이 출토되었고 세 명의 순장자 머리맡에선 수많은 철제 투구 조각들이 나왔다.
인골 조사 결과 세 명의 나이는 각각 20대 초반 ~ 30대 초반으로 밝혀졌으며, 세 명의 대퇴골 길이 측정을 통해 각 인골의 키는 152.6cm, 148. 7cm, 147.7cm로 골반뼈를 통해 세 명 모두 1~2번의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으로 판명되었다. 또한 무릎 아래 경골의 가자미 근선 발달과 무릎 아래 대퇴골 조선의 발달 흔적이 세 명의 인골에서 모두 발견되었다. 인골 분석으로 확인된 정보를 종합해 보면 이들은 다리 근육이 상당히 발달한 2, 30대 초반의 여성이라는 것이다.
대퇴골이나 경골의 근육선은 일정한 훈련이나 운동을 할 경우에도 발달하지만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서도 생긴다. 그러나 이 여성들의 인골이 여전사라는 증거로 다리 근육과 더불어 머리맡에 놓여 있던 6점의 종장판주(縱長板冑·투구)들이 결정적이었다.
투구의 특징으로는 정수리 부분이 쇠로 된 복발 대신 가죽으로 마무리로 된 것으로 보아 지배층의 투구가 아닌 일반 갑사(갑옷을 입은 병사) 용으로 순장자 3인의 투구로 추정하는 것이다.
순장자 여성 3인에게서는 투구만 발견이 되었다.
이에 필자는 금관가야 여전사 3인의 모습을 복원하고자 여성 체형에 맞는 갑옷을 창작할 수밖에 없었다. 종장판갑(縱長板甲·갑옷)의 특징은 크기와 체형별로 나무 틀을 만들어 제작해 착용했기에 여성 체형에 맞는 판갑옷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투구만 발견되고 갑옷이 발견되지 않은 이유에 관해서도 추론을 하자면, 갑옷의 재질이 철이 아닌 나무나 가죽 같은 유기질의 재질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본다. 철이나 나무, 가죽에 옻칠을 하게 되면 외형 상으론 크게 구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복원 그림에선 철에 가까운 재질을 좀 더 생각하며 표현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팔뚝 가리개인 굉갑(肱甲)은 포항 옥성리 가지구 35호분에서 출토된 신라 유물을 참조하여 가야 여전사들(갑사)의 갑주를 최종적으로 완성하였다.
작가의 말 :
그동안 4회분의 연재에서 판갑주 용어에 대한 궁금증이 많으실 걸로 예상합니다. 이에 다음 이야기는 갑주 지식 편 1 · 종장판갑주의 이해로 준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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