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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즌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취업야구 면모 다시 보여준 '최강야구'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3.09.15 11:08 의견 0

2024 시즌 프로야구에 데뷔할 신인 드래프트가 9월 14일 열렸다. 각 구단 당 11라운드까지 총 110명의 선수들이 프로 구단들의 지명을 받았다. 키움은 그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았던 키움이 이를 행사하면서 3라운드 이내 선수 3명을 더 영입했고 이전 시즌보다 대학교 졸업 선수들의 지명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 특이점이었다. 그 외에 1라운드 지명은 애초 예상대로 흘러갔다.

전체 1순위는 장충고의 좌완 투수 황준서가 차지했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황준서는 위력적인 구위에 제구력을 갖춘 투수로 프로구단들의 큰 관심을 일찍부터 받아봤다. 올 시즌 KIA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신인 좌완 투수 윤형철에 공 스피드가 더해진 투수라는 평가 속에 1라운드 1, 2순위 지명이 유력했다. 마침 전체 1순위 후보였던 아시안게임 대표였던 용마고 장현석이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드래프트를 포기했고 전체 1순위는 황준서의 차지가 됐다.

2순위는 인천고 에이스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두산 지명이 유력했다. 이에 두산팬들은 김택연을 두택연으로 부르며 큰 관심을 보였다. 김택연은 지난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5경기 연속 마운드에 오르며 혹사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매 경기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며 대표팀의 3위 입상을 이끌었다. 김택연은 안정된 제구와 구위를 겸하고 있고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춘 투수로 1순위 황준서와 달리 마무리 투수로서 성장이 기대된다.

이변 없었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롯데는 투. 타 겸업이 가능한 경북고 전미르를 선택했다. 전미르는 수년간 롯데가 선호하는 뛰어난 피지컬의 선수로 150킬로에 이르는 속구를 던지는 파워 투수다. 여기에 뛰어난 신체 조건에서 나오는 파워배팅 능력도 있다. 전미르는 롯데가 필요로 하는 강속구 선발 투수 또는 파워 히터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가장 주목받았던 3인 외에 뒤 순위 드래프트는 큰 이변 없이 흘러갔다. 고교 야구에서 투구 왕국으로 불렸던 장충고는 전체 1순위 황준서 외에 육선엽, 김윤하까지 3명의 투수가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면서 그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LG의 4라운드 지명을 받은 진우영은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으로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다 KBO 리그에 데뷔하게 되는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야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은 이들 중 하나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 야구'에서 활약하는 아마야구 선수들이었다. 은퇴한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이 팀을 이뤄 여러 팀들과 경기를 하며 시즌을 치르는 최강야구는 재미보다는 승리를 추구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야구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승률 7할을 달성하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독한 공약으로 그들의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시즌 1에서 시즌 7할 승률을 달성한 최강야구의 프로야구 팀 몬스터즈는 시즌 2에서도 동일한 목표를 위해 힘쓰고 있다.

몬스터즈에는 프로야구 레전드들 외에 아마야구, 독립리그 선수들이 팀을 구성하고 있다. 시즌 2에서는 별도 트라이아웃을 통해 추가 선수를 선발하기도 했다. 몬스터즈의 트라이아웃에서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외에 다수의 아마야구, 독립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선발된 아마야구 선수들은 몬스터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몬스터즈의 내야를 책임지고 있는 원성준과 고영우, 추가로 영입된 유태웅은 대학생 선수들이고 황영묵과 최수현은 독립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좌완 투수 정현수는 대학야구 탈삼진왕을 차지할 정도로 대학야구 리그에서 주목받는 투수다.


다시 한번 취업야구?


이들 중 대학교 3학년인 유태웅과 신인 드래프트 대상이 아닌 최수현을 제외한 선수들이 이번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최강야구의 시청자들로서는 이들의 드래프트 결과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시즌 1에서 활약했던 몬스터즈의 아마야구 선수들 다수가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였다.

실제 시즌 1에서 몬스터즈의 아마야구 독립리그 출신 선수 다수가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심지어 시즌 1의 시작을 함께 했던 이승엽 감독과 정수성 코치도 시즌 중 두산 베어스의 감독과 코치로 영입됐다. 이와 관련해 최강야구에는 취업야구라는 또 다를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는 최강야구의 또 다른 지향점과도 관련이 있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미디어 노출이 안되는 아마야구, 독립리그를 재 조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야구팬들이 잘 몰랐던 고교야구, 대학야구, 독립리그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었고 그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기회에 목마른 선수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가 생겼고 프로야구 레전드 출신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소중한 경험도 제공했다.

실제로 최강야구 출연이 지명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강야구를 통해 친숙해진 고교, 대학야구 선수들 상당수가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고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도 다수의 아마야구 선수들이 최강야구를 통해 그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었고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최강야구에 출연했던 선수들의 수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한편, 큰 기대 속에 드래프트에 나선 최강야구 몬스터즈 소속 선수들의 희비는 다소 엇갈렸다. 몬스터즈의 좌완 투수 정현수는 롯데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정현수는 대학생 선수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순위에 지명을 받았다. 좌완 투수 보강이 절실한 롯데는 당장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좌완 투수가 절실했다. 정현수는 그에 부합하는 투수였다.


야구 예능, 최강야구 몬스터즈 선수들의 엇갈린 결과


정현수는 이미 대학야구에서 최고 레벨의 투수로 주목을 받고 있었고 최강야구에서도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인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가끔씩 기복을 보이는 모습도 있지만,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점점 발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56회 몬스터즈와 동원 과기대와의 경기에서는 무사 만루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팀 승리를 지켜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위기에 몰린 정현수가 그 상황을 극복하도록 지켜보는 믿음의 야구로 그의 성장과 팀 승리를 모두 가져오는 용병술을 발휘했다.

정현수 외에 독립리그에서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꾸준한 활약을 했던 황영묵은 한화의 4라운드 지명을, 안정된 수비와 근성있는 플레이를 하는 성균관대 내야수 고영우는 키움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몬스터즈에서 주전 유격수로 많은 경기에 나섰던 원성준은 아쉽게도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다. 원성준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졸업을 1년 유예하며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

원성준은 최강야구 시즌 2를 준비하면서 실시한 선수 드래프트에서 주목을 받았다. 안정된 수비에 좌타자라는 장점에 투수 겸업도 가능한 다재다능함이 인정을 받았고 몬스터즈에 새롭게 합류할 수 있었다. 몬스터즈에서 원성준은 황영묵과 함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양분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프로지명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원성준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강야구는 시즌 2에서도 3명의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는 성과를 얻었다. 또다시 취업야구의 면모를 보여준 몬스터즈다. 이로써 몬스터즈는 시즌 1에 이어 또 다른 아름다운 방출이 불가피해졌다. 프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 구단이 생긴 상황에서 그들과 함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즌 2에서 7할 승률 달성이 힘겨운 몬스터즈로서는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방송 출연이 프로 입단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최강야구 방송에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선 몬스터즈 선수들의 모습이 비중 있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로입단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원성준과 최수현 역시 신고 선수 입단 등의 방법으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룰 길은 남아있다. 시즌 1에서도 시즌 중 프로입단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최강야구 시청자들은 남은 시즌에서 프로입단에 성공한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이들을 대신해 어떤 선수들이 영입되어 7할 승률 달성을 위한 여정을 함게 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프로그램의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프로그램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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