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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 최하위 롯데, 5월 반등의 기회 잡을 수 있을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4.05.08 11:47 | 최종 수정 2024.05.08 11:53 의견 0

길었던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롯데 이야기다. 롯데가 3월과 4월, 봄데라는 명성에 반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오프 시즌 기간 김태형 감독 영입과 코치진과 프런트진 개편으로 팀 분위기를 일신했다. 스토브리그에서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지만, 검증된 명장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안팎에서 컸다. 무엇보다 김태형 감독은 롯데 팬들이 강력한 원한 카리스마형 지도자였다.

하지만 기대 속에 시작한 롯데의 올 시즌은 처참하다는 말이 딱 맞았다. 시즌 초반부터 투. 타의 균형이 무너졌고 주력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 최근 롯데 구단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는 레이예스가 가세했지만, 타선은 주력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리그 최 약체 타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마운드는 시즌 전 구상이 완전히 어긋났다. 특히, 불펜진은 필승 불펜진이 붕괴됐고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전미르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모든 부분에서 시즌 플랜과는 거리가 먼 롯데였다. 당연히 경기 결과도 패배가 일상이 됐다. 롯데는 4월에도 10승을 기록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었다. 당연히 성적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가 부진한 사이 만년 하위팀 한화는 류현진 영입 효과에 과감한 투자가 조화를 이루며 상위권 팀으로 자리했다.

극심한 부진 속 흔들리는 시즌 플랜

최하위 후보였던 키움도 예상 이상의 선전을 거듭했다. 시즌 출발이 부진했던 삼성도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최하위권의 동반자였던 KT도 승률을 끌어올리며 롯데와 멀어졌다. 자칫 압도적 꼴찌가 될 수 있는 흐름이었다.

롯데는 선수들의 이름값을 고려하지 않고 컨디션 위주로 기용하고 1군과 2군의 선수 이동을 활성화하는 등 유기적인 엔트리 활용으로 변화를 주려 했다. 1군 선수들에게는 자극이 되고 2군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문을 더 열어 내부 경쟁구도를 만들려 했다.

이와 관련해 잦은 엔트리 변동이 선수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침체한 팀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인 내야 공격력을 보완했다. 이 외에도 롯데가 주도하는 대형 트레이드 설도 계속 들려왔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이상 롯데는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고 팀의 미래를 희생하더라도 올 시즌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드설은 다시 잠잠해졌고 롯데는 기존 자원으로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시즌 전망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5월 들어 조금씩 롯데는 부진 탈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타선이 되살아난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 팀이 극도로 부진한 시점에 황성빈이 돌격대장 역할을 하며 팀에 활력소가 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손호영은 내야의 뎁스 강화 그 이상의 역할을 하며 공. 수에서 핵심 선수가 됐다. 두 선수의 활약은 롯데의 팀 분위기 바꾸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였다.

전준우

타선의 생산력 회복, 조금씩 회복되는 경기력

황성빈과 손호영은 프로 데뷔 후 아직 그 존재감을 확실히 하지 못했고 팀 내 입지도 여전히 불안한 선수들이었다. 올 시즌도 1군 엔트리 유지조차 버거운 시즌이었다. 두 선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 절실히 경기에 임했고 이런 절실함은 여타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됐다.

여기에 전준우와 정훈 등 프랜차이즈 베테랑들이 분전하면서 침체 분위기를 붐업 하는데 힘을 보탰다.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기를 보냈던 나승엽, 고승민, 두 유망주들도 타선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면서 롯데 타선은 상. 하위 타선의 연결성이 회복되고 한층 나아진 득점력을 최근 회복했다. 롯데는 최근 경기에서 1점 내기가 버거웠던 시즌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탈피했다.

이렇게 타선의 폭발력이 되살아나고 역전승 경기가 늘어나면서 롯데의 팀 분위기도 다시 밝아졌다. 5월 들어 롯데는 최근 가장 팀 페이스가 상승세에 있는 팀 중 하나인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2연승하며 그들의 연승 숫자를 3으로 늘렸다. 시즌 첫 3연승이었다.

특히, 이기는 경기 모두 타선이 단단한 삼성 마운드를 공략해 많은 득점을 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아쉽게도 때아닌 5월 폭우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롯데에게 최근 3연승은 분명 긍정 신호라 할 수 있다.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지만, 최근 등판은 많았던 불펜진에 휴식을 주는 효과도 있었다.

상승세 지속 여부 결정할 한화, LG와의 홈경기

롯데는 이번 주 최근 팀 성적이 급격한 내림세에 있는 한화와 아직 디팬딩 챔피언 다운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LG와 홈에서 대결한다. 롯데는 연승의 상승세에 상대적으로 높을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홈경기의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선발 투수진이 충분히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롯데는 타선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황성빈과 손호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점이 아쉽다. 황성빈은 롯데가 찾았던 항시 출전이 가능한 기동력과 타격 능력을 겸비한 테이블 세터였고 손호영은 멀티 수비 능력에 장타력을 겸비한 내야수였다.

대신, 롯데는 2군에서 콜업된 이후 기대했던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고승민 나승엽의 활약이 기대된다. 고승민은 최근 2루수로 나서며 타격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손호영의 부상 공백이 최소화됐다. 나승엽은 타격에서 점점 기대했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중이다.

여기에 롯데는 베테랑 정훈이 3루 수비에도 나서면서 선수 운영의 폭을 넓혔다. 정훈은 1루수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유틸리티 선수지만, 3루 수비는 최근 거의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정훈은 수비에서도 큰 문제를 보이지 않으면서 3루수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롯데는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베테랑 김민성이 타격 부진을 거듭하다 2군으로 내려가 상황이고 나승엽은 3루 수비에 부담이 있어 1루수로 나서고 있다.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 자원 박승욱, 오선진, 이주찬 등은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다. 공격적인 라인업 구성 시 3루수 정훈을 더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야진은 베테랑 전준우가 좌익수 수비에 적극 나서며 선수 운영폭을 넓혔고 시즌 초반 부진했던 윤동희도 타격에서 점점 지난 시즌의 모습을 회복 중이다. 여타 선수들의 부진으로 집중 견제에 시달렸던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팀 타선이 힘을 내면서 한층 부담이 줄었다.

전미르

여전히 불안한 마운드

이처럼 롯데 타선은 긍정 요소가 많은 타선이지만, 마운드 상황은 아직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선발 마운드는 5선발 투수 이인복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그 자리를 누군가 메워야 한다. 롯데는 퓨처스 팀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이민석이나 홍민기를 콜업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두 투수는 모두 롯데가 기대하는 유망주고 빠른 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투수가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면 마운드 운영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불펜진은 아직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마무리 김원중은 기복이 있는 투구로 마음을 졸이게 하지만,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신인 전미르에게 의존해야 하는 불펜 투수진 문제는 여전하다. 전미르마저 최근 잦은 등판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상황에서 마무리 김원중까지 가는 과정이 힘겨운 롯데다. 이는 이기는 경기도 힘겨운 승부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롯데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베테랑 투수 한현희가 최근 호투를 거듭하고 있고 최준용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구승민의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는 점이 위안이다. 하지만 불펜진의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서는 여타 불펜 투수들의 역할 비중이 더 늘어나야 한다.

롯데는 아직 완전체 전력이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시즌 초반의 부진을 합리화할 수 없다. 롯데는 그동안 선수 뎁스를 두껍게 하고 FA 선수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쓸 선수가 없다는 건 팀 운영 전반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 롯데는 부진의 이유를 찾기보다는 극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완전한 전력이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최근 연승은 분명 희망적인 신호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시점까지도 잘 버텨낼 수 있다면 계속 싸울 수 있는 시즌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이를 위해 한화, LG로 이어지는 이번 주 홈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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