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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현학] 기념일의 고현학

방랑식객 진지한 승인 2024.05.08 18:45 의견 0

고현학(考現學)이란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유행의 변천을 조직적,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현대의 참된 모습을 규명하려는 학문'을 의미합니다. [일상의 고현학]은 일상생활 속에 벌어지는 사안 하나를 주제로,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펼쳐보는 이색코너입니다. 인터넷 검색 정보를 중심으로 정리한 넓고 얇은 내용이지만, 일상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지식의 층위를 높여가 보자구요!


요즘 빨간날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어제도 일요일과 겹친 어린이날 대체 공휴일로 쉬는 날이 이어지면서 연휴가 되기도 했는데요. 새해부터 쉬는 공휴일이나 샌드위치 데이를 찾아서 연휴 계획, 여행 계획을 짜는 분들도 많지만, 자영업하는 사장님들은 영업일이 줄어서 속상해하시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던 기념일은 많은 사람들한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는 날이고, 5월은 특히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날들이 많아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 좋기도 해요. 오늘은 해외에 존재하는, 생각지도 못한 기념일의 고현학입니다.

1. 눈이 오면 쉰다. ‘첫눈 기념일’

우리 나라에서도 겨울이 되면 첫눈 오는 날을 기다리고 첫눈이 내리는 날은 전화나 문자의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통계자료도 있습니다. 매년 첫눈 오는 날을 어디를 기준으로 할 것이냐로 티격거리기도 하고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물든 봉숭아물을 남기려고 노력해 본 경험도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부탄에서는 첫눈이 오는 날에는 하던 일을 중단하고 온 국민이 휴식을 취한다고 합니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중이 높은 나라인 만큼 강수량이나 비옥한 토양 등이 매우 중요한데요, 눈이 많이 오면 한 해 농사가 잘 될 수 있어서 첫눈 오는 날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첫눈 기념일의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일단 ‘많이 내리는 듯 보이면’ 방송에서 공휴일을 발표한다고 하네요.

2. 먹는 것과 관련된 날도 있을까? 멜론의 날, 맥주의 날

중앙아시아에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매년 8월 두 번째 일요일을 ‘멜론의 날’로 지정하였다고 하는 데요,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멜론을 재배하고 있고 멜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이날에는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멜론을 포함하여 다양한 과일을 판매하고 시식하는 행사가 열립니다.

맥주로 유명한 독일과 아이슬란드 등에서는 각각 4월 23일과 3월 1일을 맥주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독일에서는 맥주와 관련된 법이 제정된 날을 아이슬란드에서는 맥주를 합법적으로 마실 수 있게 된 날을 ‘맥주의 날’로 지정하고 있답니다.

각 나라의 기념일은 그 나라의 문화나 정서를 담고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나라도 옛날에는 대부분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절기들이 농사에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죠.

3. 3월 14일이 화이트데이가 아니라고? 수학자들이 좋아하는 파이(∏)데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3월 14일을 화이트데이라고 해서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기념하는데요, 서양에서는 ‘파이데이’ 즉 원주율을 기념하는 날로 여긴다고 합니다.

원의 둘레의 길이와 지름은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비를 이루는데 이를 원주율이라고 하죠? 기호로는 ∏(파이)라고 합니다. 원주율은 3.1415926535....이렇게 시작하는 무한소수인데, 앞 부분만 따서 3.14로 계산합니다.

이에 착안하여 3월 14일을 기준으로 세계 각국의 수학과에서 기념행사를 치른다고 합니다. 게다가 3월 14일은 상대성이론 연구로 과학적 업적을 남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하고, 스티븐 호킹의 기일이기도 하여 수학자들에게는 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날을 기념해 원주율을 외우는 게임을 하거나 원모양의 파이를 먹기도 하며 2002년에 나온 SF영화 <파이>를 시청하는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아 즐기기도 합니다.

4.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전세계에 알려진 ‘죽은 자들의 날’

감동적인 이야기와 음악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한 애니메이션 <코코>에 등장한 축제가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입니다. 007시리즈에서도 첫 장면으로 다루기도 했는데요.

원래는 옥수수 수확 시기인 여름이 시작할 무렵에 행해졌는데요. 죽은 자들이 번영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에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는데, 멕시코인들의 주식이었던 옥수수 수확을 기원하는 의식의 의미도 포함됩니다. 갓 수확한 햇곡식으로 조상께 정성껏 제사를 지내면 자손이 번성한다는 점에선 우리의 추석 풍습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스페인을 통해 16세기 로마 가톨릭이 도입되면서 천주교의 만성절에 맞추어 날짜가 변경되었습니다. 만성절 전야인 할로윈 데이(All Hallows' Eve), 만성절(All Saints' Day), 모든 영혼의 날(All Souls' Day)을 기념하기 위해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거행되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죽은 이들이 1년에 한 번씩 이승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러 찾아온다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다양한 색의 종이와 꽃으로 장식한 제단에 음식을 마련하고, 죽은 이가 자신의 집을 쉽게 찾아오도록 길에 꽃잎을 뿌리기도 합니다.

고대 아스텍인들이 아즈텍 제국에서 죽음의 신 믹틀란테쿠틀리(Mictlantecuhtli)의 아내이자, 죽음의 여신인 믹테카키와틀(Mictecacíhuatl)을 숭배하는 풍습에서 유래한 축제입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날 돌아온다고 믿었던 것에서 시작되었는데, 집 안에 죽은 자들의 사진과 칼라베라(Calavera)라 불리는 해골 장식물, 주황색 멕시코 국화(Mexican marigold) 꽃잎으로 제단을 만들어 죽은 자를 기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등장하는 해골은 죽은 가족들과 가족들의 조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2008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목록에도 등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시면 퍼레이드가 인상 깊은데요. 원래 퍼레이드는 없었다고 합니다. 영화적 연출로 들어간 장면이었는데, 영화가 히트치고 나서 영화처럼 실제 퍼레이드를 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덕택에 더 많은 볼거리가 생긴 출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5. 왼손잡이를 위한 날도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오른손잡이가 기준이 되어있습니다. 과거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이 심했고, 왼손잡이의 인권을 신장하고 불편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국제 왼손잡이의 날’이 제정되었습니다. 이날은 세계 최초로 국제 왼손잡이 협회를 창립한 딘 켐벨의 생일을 기념하여 1992년부터 8월 13일을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였습니다.

6. 일본 경로의 날

65세 이상 고령자가 인구의 27%에 달하는 ‘노인을 위한 나라’ 일본은 매년 9월 셋째 주 월요일을 공휴일인 경로의 날로 지정합니다. 오랜 시간 사회에 공헌한 노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장수를 기원하는 날이라고 하는데요, 1947년 효고 다카 군 노마타니 마을의 촌장이 제창한 ‘늙은이의 날’에서 유래했는데, 외국에서 들여온 기념일과 달리 오직 일본에만 있는 공휴일입니다.

7. 피크닉 데이

호주의 피크닉 데이는 호주 북쪽주의 공휴일로 매년 8월 첫째 일요일에 열리는데요, 보통은 연례 경주 행사에 참석하고 라이딩, 바비큐, 춤추기 등 다양한 행사를 합니다. 피크닉 데이의 기원애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1800년대 후반부터 북호주 철도에서 일하는 철도 직원들이 애들레이드 강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유니언 피크닉 데이, 무역 피크닉 데이를 기념했고 이것이 기원이 되어서 매년 피크닉 데이를 기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8. 북유럽 스웨덴에서는 크리스마스만큼 성대한 하지 축제

미드소마는 스웨덴에서 매년 6월 중순에 열리는 세계 최대 하지 축제입니다. 북유럽 국가는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은 겨울이 길기 때문에 낮이 가장 긴 하지는 기념할만한 날로 지정하여 축제를 즐깁니다. 하지 축제 기간에는 전통 의상을 입고 화환을 쓰고, 노래, 춤과 함께 마음껏 즐긴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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