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손에 쥐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이라고 답하실 것 같습니다. 혹시 어제 밤에 도착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없었는지,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의 새로운 게시물은 올라왔는지, 지인들의 새로운 소식은 무엇인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한 소셜미디어 전문가는 자신의 아침 일과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핸드폰을 먼저 찾아요. 그래서 스마트폰을 보고 카카오톡 등의 밤사이 도착한 메시지들을 먼저 확인합니다. 두 번째로 보는 것은 페이스북인데,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하다 보니 내용을 빠르게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소년들과 만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 우리 친구들의 일상을 확인하고 아이들이 남겼을 댓글, DM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러한 아침 풍경이, 이제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진화
소셜미디어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총칭합니다. '웹 2.0'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함께 소통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되었고, 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열린 것입니다.
과거의 웹 환경(웹 1.0)에서는 정보의 일방적 제공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사용자가 단순히 읽고 보는 것이 전부였죠. 하지만 웹 2.0 시대가 열리면서 사용자들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웹 3.0 시대는 '시맨틱 웹'이라 불리는 지능형, 반응형, 개인 맞춤형으로 확장되면서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은 암호화 기술로 개인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형태가 되었다. 유럽 중심으로 2023년 7월, 웹 4.0 시대는 메타버스와 차세대 인터넷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공개했으나 인공지능(Ai)이 개인 맞춤형 등장함에 따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맞물리면서 사용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중이다. 여기서는 웹 2.0 시대를 중심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는 정보 습득 방식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과거에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하거나, 관련 서적을 구매하거나, 전문가를 찾아가는 등의 물리적인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손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만들어진 트렌드는 다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캠핑'이라는 취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되면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고, 이는 다시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식입니다.
■ 미디어 환경의 혁명적 변화
과거의 미디어 환경은 생산자와 공급자 중심이었습니다. TV를 예로 들어보죠. TV를 보고 있으면 중간에 광고가 등장하고, 뉴스도 나옵니다. 시청자인 우리는 그 정보를 그대로 보고 소비하는 수동적인 입장이었습니다. 방송국이 정해준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시청해야 했고, 뉴스를 통해 접하는 정보도 언론사가 선별한 것들로 제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 편성표에 맞춰 프로그램을 시청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대신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죠. 뉴스 역시 포털사이트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비교해가며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일반 시민들도 뉴스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으로 현장을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때로는 전통 미디어보다 더 빠르고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강원도 산불 당시 현장의 시민들이 SNS로 공유한 영상과 사진들이 실시간 재난 정보 전달에 큰 역할을 했던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2024년 7월 11일, 원주에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장면이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동시다발로 대한민국의 날씨 변화를 알 수 있었던 점도 소셜미디어가 선사해 준 변화입니다. (참고기사: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54483)
■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
이제는 누구나 자신만의 미디어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전문적인 장비나 기술 없이도 스마트폰 하나로 충분히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 세계에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방송국의 전문 장비로만 가능했던 영상 제작과 편집이,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때로는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요리 콘텐츠의 경우, TV 요리 프로그램보다 유튜브의 1인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문 요리사가 아닌 평범한 주부나 직장인들이 만드는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더 친근하고 실용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 '생비자(Prosumer)'의 시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생비자(Prosumer)'로 진화했습니다. '생비자'란 생산자(Provid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와 생산 활동을 동시에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잘 설명해주는 용어입니다.
예를 들어 한 카페를 방문한 고객의 행동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를 잘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카페의 분위기 있는 구석을 찾아 사진을 찍고, 음료의 맛과 분위기를 자세히 리뷰하여 SNS에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는 등 적극적인 정보 생산자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더 나아가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맛집 탐방을 취미로 하던 사람이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맛집 인플루언서가 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 SNS를 넘어선 소셜미디어의 개념
흔히 소셜미디어를 SNS와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소셜미디어는 그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SNS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또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약자로, 소셜미디어의 한 형태에 불과합니다.
소셜미디어는 SNS를 포함해 블로그, 위키, 팟캐스트, 동영상 공유 플랫폼 등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모든 디지털 소통 공간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는 전 세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식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입니다. 또한 팟캐스트는 음성 콘텐츠를 통해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소셜미디어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플랫폼은 저마다의 특성과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깊이 있는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기에 적합하고, 인스타그램은 시각적 콘텐츠를 통한 감성적 소통에 특화되어 있으며, 유튜브는 동영상을 통한 다양한 정보 전달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합니다.
■ 세대별로 다른 소셜미디어 활용
소셜미디어 활용 방식의 세대 간 차이는 매우 뚜렷합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같은 비주얼 중심의 플랫폼을 선호하며,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들에게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공간이나 음식을 찾는 것은 일상적인 문화가 되었습니다.
반면 4050세대는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비교적 폐쇄적인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통, 정보 공유, 취미 활동 등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합니다. 특히 자녀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거나, 동창회나 동호회 활동을 위한 소통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속)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