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7개 군 지역의 인구가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극적인 전환을 보이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12월 8일 발표한 <데이터리뷰>에 따르면, 시범사업 선정 지역 7개 군의 2025년 9월부터 11월까지 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범사업 선정의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23일, 정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농어촌 가운데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농어촌 주민에게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부 보조율은 40%다.

1월·9월 대비 11월 말 기준 시범 지역 인구 증감 현황(단위: 명)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 자료출처: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9월 대비 11월 인구수는 전남 신안군이 2,662명(6.8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안군의 9월 말 인구는 3만 8,883명이었으나 시범지역 선정 발표 후 10월과 11월 연속 증가해 11월 말 기준 인구는 4만 1,545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라남도 전체 인구는 1월 말 178만 7,592명에서 11월 말 177만 9,242명으로 8,350명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북 영양군은 9월 말 1만 5,185명에서 11월 말 1만 5,793명으로 608명이 증가해 4.0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영양군이 포함된 경상북도의 경우 1월부터 11월까지 1만 9,510명이 감소하며 -0.13%의 증감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영양군의 인구 증가는 특별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강원 정선군은 9월 대비 3.58%(1,191명) 증가해 세 번째로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였다.

정선군은 1월 3만 3,487명에서 9월 말 3만 3,266명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10월 23일 시범 지역으로 선정된 후 11월 말 기준 3만 4,457명까지 증가했다.

전북 순창군은 9월 말 2만 6,741명에서 11월 말 2만 7,582명으로 841명이 증가해 3.14%의 증가율을 보여 전라북도 전체 인구의 감소세와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7개 시범 지역 중 수도권인 경기 연천군과 전남 신안군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군은 2025년 1월에 비해 9월 인구가 감소세를 보였는데, 10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 지역 선정의 효과가 확연히 나타났다.

분석 결과 인구 증가에 출생아 수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월부터 11월까지의 인구 증가수와 월별 출생 등록자 수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 경기 연천군 3.3%, 강원 정선군 0.42%, 충남 청양군 2.0%, 전북 순창군 1.78%, 전남 신안군 0.53%, 경북 영양군 0.49%, 경남 남해군 0.88%로 나타났다.

또한 7개 시범 지역의 인구가 모두 증가했지만 면 지역보다는 읍 지역의 인구 증가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 지역과 읍 지역의 인구 증가율 편차가 가장 큰 지역은 전남 신안군으로 읍 지역은 9.31%인데 반해 면 지역은 5.89%로 3.42%포인트 차이가 났다.

다만 신안군 면 지역의 증가율도 다른 시범지역 인구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읍 지역 가운데 전남 신안군에 이어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경북 영양군으로 5.05%를 보였으며, 그 뒤로 강원 정선군의 읍 지역이 3.92%의 증가율을 보였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본격 시작되기 전부터 감소세였던 인구수가 증가세로 전환했고, 광역도 내 인구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면 지역보다 읍 지역 인구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인구 이동이 교통이나 생활 편의시설이 양호한 지역이 선호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된 직후 급격한 인구 증가는 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있는데 실 거주자가 아닌 위장 전입을 걸러낼 수 있는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