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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남는거(25)] 육즙가득 오븐치킨 - '불로만 2마리 치킨 바베큐 망포점'

김혜령 기자 승인 2019.05.17 13:01 의견 0

어느 가게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난생 처음 먹는 바비큐 치킨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주문했더니 너무 바짝 익어서 빼빼마른 닭이 나왔다. 바비큐 치킨은 다 이런건가... 물론 나중에 다른 가게에서 다시 먹어보고 바비큐 치킨은 기름이 쪽 빠진 닭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말이다.

바비큐 치킨의 생명은 담백함이다. 닭의 육질이 너무 딱딱해지지 않도록 닭을 적당히 익히는 기술에 더해져 기름에 튀기는 것이 아니라 오븐에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지고 담백해진다.

▲ 불로만 2마리 치킨 바베큐 망포점. 오븐구이는 자칫하면 억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곳의 닭은 촉촉한 닭의 기름을 잘 머금고 있다. ⓒ 김혜령 기자


모든 고기요리가 소스에 따라 맛이 변화하듯 잘 익은 바비큐치킨이 매운 소스, 데리야끼 소스 등을 만나면 그 맛은 무지개처럼 변화한다.

수원 망포역에서 한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오븐 치킨집. 이곳의 바비큐 치킨은 닭이 말라있지 않았다는 데 있다. 닭이 너무 익으면 뻐세지기 마련이다. 육질이 너무 딱딱한데다가 고기 안이 말라있어서 목구멍으로 삼킬 때 신체에서 물을 원한다는 말이다.

▲ 간장구이. 짭쪼롬하고 달달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지만 맛에 포인트를 주는 재료는 청양고추다. ⓒ 김혜령 기자


이곳 바비큐 치킨은 한 입 물었을 때 닭이 머금은 촉촉한 육질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밑간을 세게 해서 닭 자체가 짭쪼롬하지만, 닭의 육즙이 가득해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치킨을 오히려 잘 먹을 수 있게 한다.

이 오븐구이가 양념을 만나면 그 맛은 다시 변한다. 매운 양념을 만나면 스트레스를 풀리는 화끈한 치킨으로 바뀌며, 달달한 데리야끼 소스를 만나면 달달짭짤 간장구이로 변신한다.

이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잘 구워지는 치킨이 있기에 가능하다. 간장구이는 청양고추가 소스와 함께 버무려져 있는데, 자칫 달고 느끼함에 물릴 수 있는 소스에 매콤함이라는 포인트를 주었다. 치킨을 흡입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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