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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이야기가 일상을 바꾸는 유쾌한 뮤지컬이 되기까지 (상)

윤준식 기자 승인 2013.10.12 12:30 의견 0

[View-人] 재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의 정준 작가 인터뷰 (상)

 

재공연 앞둔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 정준 작가 인터뷰 (상)무대 뒤 이야기가일상을 바꾸는 유쾌한 뮤지컬이 되기까지
‘2013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에 이어 한국뮤지컬협회가 주관하는 ‘창작뮤지컬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날아라, 박씨!”가 중극장 뮤지컬로 돌아온다. 시사미디어투데이는 상투적인 상업적 코드를 배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초연시 객석점유율 90%를 보였던 “날아라, 박씨!”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게 되면서 작가 인터뷰를 계획하였다. 재공연 전날 마지막 리허설을 앞둔 정준 작가와 “날아라, 박씨!”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준식 기자(이하 윤기자): 초연 때 있었던 프레스 행사에서도 말씀하신 바 있는데, “날아라, 박씨!”는 자전적 이야기 아닌가 해요.

 

정준 작가(이하 정준):일단 자전적인 부분에서 출발한 건 맞습니다. 오랜 친구였던 작곡가랑 처음 의기투합해서 작품을 쓸 때는 외국작품 각색부터 시작했었어요. 아무래도 다른 시대, 다른 나라의 잘 모르는 연령대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진정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작곡가가 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비록 시작은 저의 경험부터이지만, 공연계에 국한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나’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해보고 싶었습니다.

 

▲ "날아라,박씨"의 주인공 컴퍼니매니저 '오여주'. 재공연에도 초연 당시의 홍륜희, 엄태리 배우가 캐스팅되었다.사진은 초연당시의 홍륜희 배우가 연기하는 '오여주' ⓒ윤준식 기자

 

사실 컴퍼니 매니저 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 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이 작품을 3년을 끌어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극중 대표의 마음도 알 것 같고, 음악감독과 아마추어 배우의 경험도 살렸습니다. 극중 작가는 물론이구요. 그래서 공연관계자들에게도 현장감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윤기자: 실제로 ‘컴퍼니매니저’를 했던 적이 있었던 거군요. “날아라, 박씨!”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게된 것이 ‘컴퍼니매니저’를 했던 때인가요

 

정준: 2010년에 “미스 사이공” 팀에서 명칭은 달라도 컴퍼니 매니저의 역할을 했거든요. 회사 다니던 마지막 날에 일부러 ‘백 스테이지(back stage)’에서 전공연을 봤어요. 무대 뒤는 또 하나의 공연이거든요. 앞에서는 백조처럼 우아하게 웃고 춤추지만, 뒤에서는 그 씬(scene)을 위해 배우와 스탭들이 전쟁처럼 살 떨리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날아라, 박씨!”의 첫 곡 ‘오늘도 석세스’의 가사를 스케치 했어요. 이렇게 하나의 공연을 위한 배우들의 노력과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열정을 다해 서포트하는 스태프들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요.

 

▲ 공연스탭들이 극중극이기도 한 "날아라,박씨!" 공연을 연출하는 장면의 뮤지컬 넘버 '오늘도 석세스!'.정준 작가는 "미스 사이공" 스탭으로 일하면서 무대 뒤에서 이 장면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김대경 기자

 

“날아라, 박씨!”가 여러 번의 쇼케이스를 거쳐 올 초에 초연을 했고, 이번에 중극장 공연에 와서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의도, 그리고 작곡가가 생각했던 음악적인 의도가 처음으로 구현이 되었어요.이번에 극장 셋업 첫날 백 스테이지에 첫걸음을 떼었더니 “미스 사이공” 당시 첫 곡 가사 스케치를 할 때의 느낌이 다시 확 살아나더라구요. 만감이 교차했어요.
▲ 작곡가 조한나와는 중극장 규모의 작품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더프로 제공
윤기자:초연 이후 반년만에 중극장에서의 앵콜 공연을 하게 되셨는데 지금 기분이 어떠셔요정준: 지난 초연 때는 고생 끝에 정식공연을 올리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그때는 정신이 없었어요. 여전히 저한테 부족한 게 많이 보이는 거예요.작품 어디가 부족하다는 것보다, 저는 스태프와 배우와 관객이 모두 행복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품이 오르기까지 스태프와 배우들이 너무 고생하시는 걸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중극장에 온 지금이라고 그 상황이 변한 건 아니지만 대학로에 수많은 작품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데 이렇게 처음 꿈꾸던 규모로 작품을 올리게 되어 또 한번의 기적이 현실화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윤기자:그런데 콤비를 이룬 조한나 작곡가와“날아라, 박씨!”를 시작한 것은 2010년보다 더앞선 것 같은데요정준: 중고등학교 동창인 작곡가와 2007년에 처음 구상을 했어요. 작곡가는 그 때 독일 유학중이었는데요, 그 친구도 유학 중에 자기 음악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해 더 절실하게 고민하게 된 거예요. 제가 글을 쓰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었던 이 친구가 극음악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네가 꼭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잘 끊기는 인터넷 전화로 한국과 독일 양국에서 작품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죠.※ 중편에서는 뮤지컬 "날아라,박씨!"의 액자식 구성과 극중극인 '박씨부인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중편에서 계속 ==


[공연소개]컴퍼니매니저 오여주는 자신이 참여한 "날아라, 박씨!"의 프리뷰 공연이 끝나고 자축하는 배우와 제작진을 바라보며 다사다난했던 연습과정을 떠올려본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에서부터 콧대 높은 여자주인공들과 매너리즘에 빠진 아이돌 출신의 남자 주인공까지….공연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들어선 뮤지컬의 세계였지만 여주에게는 갈수록 고단하기만 하다. 그리고 여주의 생일이자 본 공연의 첫날.컨디션 난조로 무대에 설 수 없는 여자주인공들과 화가 난 연출가, 공연 강행을 요구하는 제작자와 여전히 불안한 배우들,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꿈인 이 무대를 두고 단 하룻밤, 꿈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 창작뮤지컬 "날아라, 박씨!" 11월 25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 ⓒ더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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