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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로야구] 상승세 물 들어온 5월의 롯데, 그 기세 이어갈까?

칼럼니스트 지후니74 승인 2024.05.10 13:48 의견 0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5월 롯데 이야기다. 롯데의 상승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연패를 힘겹게 끊고 다시 연패에 빠지곤 했던 3월 그리고 4월의 롯데가 아니다. 롯데는 5월 들어 승리하는 경기가 크게 늘었다. 그 상승세가 선두권 경쟁을 하는 삼성전 2연승이 시작이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롯데는 비로 2경기가 취소됐지만, 상승세를 유지했고 9위 한화와의 주중 2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5연승에 성공한 롯데는 한화의 승차를 없애며 탈꼴찌의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최근 한화의 팀 분위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말 3연전에서 순위 바꿈 가능성이 크다.

롯데의 최근 상승세는 전력 상승효과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는 침체기 타선에 큰 활력소가 됐던 황성빈, 손호영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베테랑 정훈까지 부상으로 경기 출전에 제한이 생겼다. 여기에 주전 유격수 노진혁은 타격 부진 속에 여전히 2군에 머물러 있다. 주전 포수 유강남은 1할대 빈타에 허덕이며 1군과 2군을 오가는 중이다. 가뜩이나 타선이 약한 롯데로서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5월 상승세 이끄는 롯데 타선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5월 들어 롯데 타선은 뜨겁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와 주장 전준우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시즌 초반 부진했던 국가대표 외야수 윤동희가 지난 시즌 후반기 경기력을 회복하며 1번 타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두 명의 군필 20대 타자 고승민, 나승엽의 각성이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고승민은 수비 포지션이 고정되지 못하면서 혼란을 겪었지만, 최근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2루수로 기용되면서 타격도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고 있다. 고승민은 현시점에서 롯데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구종이나 상대 투수의 유형에 상관없이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고승민의 활약과 함께 롯데는 윤동희부터 전준우까지 강력한 상위타선을 구축했다.

이런 상위 타선에 나승엽이 힘을 보태고 있다. 나승엽은 롯데가 크게 기대하는 유망주지만, 성장 속도가 더뎠다. 일찌감치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지만, 올 시즌 초반 모습은 기대와 달랐다. 롯데는 시즌 개막전부터 나승엽을 주전 1루수로 중용했지만, 그에 걸맞은 활약은 아니었다. 이후 1루수 자리는 다시 베테랑 정훈이 대신했다.

자칫 올 시즌도 그저 그렇게 보낼 위기에서 나승엽은 달라졌다. 5월 들어 5할대 맹타를 휘두르는 고승민에 필적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그가 역할을 하면서 롯데는 중심 타자 레이예스, 전준우가 상대 팀의 견제를 보다 덜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롯데는 최소한 상위 타선에서만큼은 충분한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타선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9일, 한화전에서는 하위 타선에서 이주찬이 깜짝 활약을 하며 5연승에 힘을 보탰다. 이주찬은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롯데는 그 경기에서 18 : 5로 대승했다. 롯데는 우천으로 한 경기가 취소되면서 2경기만 치러진 한화와의 2연전에서 모두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했다.

롯데는 한화의 주력 선발 투수라 할 수 있는 류현진과 페냐 공략에 성공했다. 류현진을 상대로는 집중타로 그를 무너뜨렸고 페냐 역시 롯데 타선의 기세를 이겨내기 못했다. 최근 한화의 팀 분위기가 침체해있다고 해도 상대 주력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 롯데 타선은 완전체가 아님에도 폭발력을 발휘했다. 이런 타선의 힘은 롯데가 5월 상승 반전의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반즈

안정감 보이는 선발 투수진

롯데는 타선에 더해 마운드도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진의 최근 흐름이 긍정적이다. 시즌 초반 기복 있는 투구를 했던 윌커슨과 반즈가 점점 제 자리를 찾아아고 있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도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반즈는 5월 8일 한화전에서 13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압도적 투구를 했다.

반즈는 시즌 준비과정에서 가정사로 스프링 캠프를 함께 하지 못했고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올 시즌 도입된 ABS 적응할 시간도 없었다. 이는 시즌 초반 그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요인이었다. 실제 초반 반즈는 들쑥날쑥한 모습이었다.

5월 8일 한화전은 앞으로 그의 투구를 기대하게 했다. 속구의 구속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 주무 슬라이더는 좌. 우 타자 가리지 않고 예리하고 큰 각을 형성했다. 그는 좌타자를 공포스럽게 하는 좌승사자였지만, 그 경기에서 반즈는 모든 타자에 공포 그 자체였다.

이런 반즈와 함께 월커슨도 5월 4일 삼성전에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하며 원투 펀치의 면모를 회복했다. 이들과 함께 3경기 연속 호투를 하고 있는 박세웅까지 롯데는 시즌 플랜대로 1, 2, 3선발이 가동되고 있다. 올 시즌 부진한 4선발 나균안과 이인복의 2군행으로 공석이 된 5선발 자리를 채워야 하지만, 최근 한현희가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2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홍민기, 이민석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LG와의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에서 비어있는 5선발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롯데는 반등의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완전체 전력이 아님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부진했던 선수들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등장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펜 불안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김원중

해결하지 못한 불펜 불안, 타선 폭발력 지속 필요

마무리로 가는 과정이 아직도 원활하지 않다. 불펜진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신인 전미르는 등판이 누적되면서 힘겨워하는 게 역력하다. 셋업맨 구승민은 아직 2군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베테랑 김상수도 구위가 떨어지고 1이닝을 막아내기 버겁다. 다행히 베테랑 좌완 진해수가 1군에서 역할을 하면서 상대 좌 타선에 대응한 카드가 늘었지만, 현재 롯데 불펜에서 박빙의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적이다. 이는 불펜의 과부하로 연결됐다.

이 점에서 5월 타선의 폭발력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상승세 역시 꺾일 수밖에 없다. 아직은 타선이 불안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타선은 사이클이 존재한다. 부상 중인 선수들의 회복까지 얼마나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이런 불안요소에도 롯데는 5월 들어 승리 경기가 늘어나면서 무거웠던 벤치의 분위기가 밝아졌고 선수들의 플레이도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 부진한 경기력에 따른 잦은 라인업과 선수 이동도 안정을 찾고 있다. 이제서야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시즌 초반부터 제기됐던 대형 트레이드 등 깜짝 뉴스의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롯데는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권과는 거리가 멀다. 부지런히 승수를 쌓지 못하면 이대로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5월은 롯데의 올 시즌을 좌우할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롯데는 어렵게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말 그대로 물 들어왔을 때 더 힘차게 노를 저어야 할 시기다. 롯데가 5월의 상승세에 지속성을 더한다면 부상 선수들이 복귀할 여름에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롯데의 5월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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