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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창조기업 특집(8)] 스토리가 담긴 주얼리 브랜드를 꿈꾼다

윤준식 기자 승인 2013.10.30 12:07 의견 0

'패션주얼리 아구아' 전정복 대표

 

 

 

스토리가 담긴 주얼리 브랜드를 꿈꾼다

 

패션주얼리 아구아 전정복 대표

 


시사미디어투데이는 “창조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1인창조기업'들의 활성화라는 나비효과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는 문화예술계에서 본 콘텐츠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주얼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를 만났다. 인터넷 쇼핑몰 창업이 쉽다고 하는 통념과 달리 실제 창업 이후에는 험란한 파도를 겪어야만 한다. 이렇게 쉽지않은 여건 속에서 정부지원을 적극활용하며 자기만의 독특한 영역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고 있는 '1인창조기업'을 만나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준식 기자(이하 윤기자): 원래 주얼리 계통에서 일하신 경력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전정복 대표(이하 전대표):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나와 작은 프로덕션의 전속 리포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예능 쪽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바로 연출 쪽의 일에 뛰어들었죠. 방송국 연출부 막내에서 시작해 영화 기획, 프로듀싱, 영화 제작 쪽에서 15년 경력을 쌓았어요.

 

윤기자: 그런데 어떻게 주얼리 일을 시작하게 된 사연이 있었나요

 

전대표: 제가 했던 일이 주로 상업영화보다는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의 제작이었어요. 늘 돈 없이 뭔가를 만들어야 했었죠. 그러면서 문화마케팅, 예술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죠. 제가 알게된 것은 한류 문화가 확산되면서 국내에서 힘든 예술영화가 해외 문화교류를 통해 어필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여기에서 뭔가 비즈니스적인 것을 찾을 수 있겠다. 그러다가 어느 날 우연히 주얼리 사업을 접하게 되었어요.
▲ 인터뷰 시간 전에 미리 카페에서 기다리며 샘플작업을 하고 있는 전정복 대표. 스마트워크는 필수사항이다.혼자서 사장이며 직원인 1인창조기업은 움직이고 머무는 곳이 모두 업무공간이다. ⓒ윤준식 기자

 

윤기자: 사업의 동기가 된 사건이 있었군요전대표: 사건은 아니구요. 새로운 영화 구상차 해외에 나갔다가 우연하게 발길이 닿았던 거였어요. 저희 작은 형부가 패션 악세사리 쪽에서 20년 일하셨거든요 마침 제가 말레이시아에 있었는데 형부의 회사가 말레이시아의 한류기업 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어 현지에서 도움을 청하신 것이었어요. 직원도 부족하고 경비도 어려운데 마침 거기에 제가 있었던 것이죠. 그 박람회에서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 PT와 동남아시아 시장 조사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얼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죠.윤기자: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가격경쟁력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요전대표: 네, 맞아요. 동남아시아는 값싼 인건비 덕에 제품 가격이 너무도 저렴해서 가격경쟁을 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한류 악세사리가 각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였어요. 하지만 모든 한류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문화콘텐츠가 접목된 악세사리 브랜드가 성공을 거둔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온 것이죠.윤기자: 그럼 콘텐츠 비즈니스의 차원에서 주얼리 사업을 보셨겠군요전대표: 네, 하지만 어떤 일이든 그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없으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귀국하자마자 주얼리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서 국제보석학원의 JBA 과정과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LJB 과정을 통해 관련 지식을 공부했어요. 하지만 제가 자신감을 가졌던 것은 오랜 기간 문화콘텐츠 사업을 해봤고, 문화콘텐츠와 쥬얼리 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 제조분야는 작은 형부의 20년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윤기자: 하지만 시행착오도 어느 정도 겪으셨죠전대표: 물론이죠. 처음 브랜드 구색을 맞춘 아이템 중 70% 정도는 현실적으로는 실패했어요. 쇼케이스로 활용할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부분에 몸으로 부딪히게 되었죠. 이미 많은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실제 쇼핑몰 구축을 하는 데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어요. 외주로 진행되는 일이었지만, 1인기업 입장에서 일하다보니 제작기간 동안 등을 바닥에 붙여본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밤낮으로 일을 해도 끝이 없더라구요. 제가 해야할 일도 많았지만, 디자인 작업은 기본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재촉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어요.윤기자: 지금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통상적으로 창업교육을 할 때에 인터넷 쇼핑몰을 쉽게 창업할 수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실제로 구색을 갖춘 쇼핑몰이 되게 하려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인 것이죠전대표: 쇼핑몰을 만든다고 다 된게 아니더라구요. 인터넷 쇼핑몰은 가상공간이라 거리에서 마주치는 매장이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은 가상의 공간이기에 고객에게 알리는게 숙제로 다가왔어요. 다들 그러시겠지만 포탈에 사이트 등록하고 나서 어마어마한 전화공세에 시달렸어요.윤기자: 고객전화가 아니라 마케팅업체 전화 말씀이죠전대표: 네, 어찌 알고 줄줄이 전화가 오더라구요. 고객전화는 하나도 안오구요. 그때 절감했죠. 홍보와 마케팅이 쉬운 일이 아니구나.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이 키워드 광고, 포털 사이트 배너광고,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다 합쳐보니 엄청난 비용이더군요. 그렇다고 비용을 쓰는 것만큼 효과를 보장할 수도 없구요. 경험자들로부터 초기 기업은 매달 몇 백만원, 때로는 천만원 단위까지도 온라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다잡았어요.윤기자: 원래 생각했던 문화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인가요전대표: 네, 마케팅 비용을 문화상품 협찬으로 돌리기로 결심했어요. 비용이 날아가는 것 보다 예상고객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죠. 지인이 연출하는 연극에 상품을 제공하면서 시작을 했어요. 연예인 증정, 협찬도 부분적으로 시도했어요. 연극의 경우, 아름다운 여배우를 주연으로 한 모델 컷을 얻을 수 있어서 저희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었어요.

 

▲ 문화콘텐츠 분야 중 하나인 연극과 협업하는 시도를 통해 얻는 것들이 있다.브랜드 홍보효과도 있지만, 아름다운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한 멋진이미지컷도얻을 수 있다. ⓒ아구아 제공

 

윤기자: 자아, 그래서 대박이 났나요

 

전대표: 아뇨. 어떻게 시작하자마자 바로 대박이 날 수 있겠어요 이런 것을 시작으로 ‘아구아’ 브랜드가 조금씩 자리를 잡게된 것이죠.

 

윤기자: 만족할만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돌파를 시도하신 것인가요

 

전대표: ‘1인창조기업’에 대해 알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어요. 정부에서 다양한 부분을 지원해주고 있는 것을 뒤늦게 알았어요. 예전에도 영화 일을 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제작비 지원을 받아본 경험이 있었지만 이런 게 있는 줄 꿈에도 몰랐죠. 생소하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인창조기업 지원사업’에 도전했어요. 그러다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브랜드 개발사업비’ 2천만원을 확보하게 되었죠.

 

윤기자: 그때 굉장히 기쁘셨겠어요. 2천만원이면 적은 돈이 아니잖아요

 

전대표: 그쵸, 매우 고마웠죠. 하지만 지원사업으로 브랜드 마케팅의 어려움이 해소되는게 아니었어요. 우선 지원사업 한 번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게 아니잖아요 물론 이건 ‘1인창조기업’의 개별적인 문제이니까 정부지원책을 문제삼을 수 없죠. 다만, 이 사업비가 당장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어요. 경비를 지출한 후, 사업 종료 시점에서 환급받는 형식이라는 거예요. 장기적으로는 자금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가뜩이나 없는 운영자금을 털어넣어야 했다는 것이죠.

 

윤기자: 그렇군요. 2천만원을 선지출해야 하니까요.

 

전대표: 그건 나중에 받을 수 있으니까 넘어간다 하더라도 더 난감한게 있었어요. 브랜드 개발을 돕는 업체를 제가 컨택하는게 아니라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한 수행업체 중에서 골라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수행업체들이 나쁘다는게 아니어요. 이들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이력을 가진 우수한 기업들이긴 했지만, 다양한 창업유형에 맞춰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윤기자: 정리해본다면, 주얼리를 모르는 수행업체가 주얼리 브랜드 개발작업을 돕는다는 거군요. 뭐 하면서 배워가는 그런 분위기였나요

 

전대표: 네, 수행업체의 역량이 불만스러워도 다른 쪽의 전문인력을 붙여 협업을 시킬 수도 없었고, 지원자금도 제가 아니라 수행업체 쪽으로 나오는 것이라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어려웠어요. 이건 매우 조심스런 이야기이지만, 국가 지원금이란 것 때문인지 수행업체들도 쉽게 여기는 듯한 인상도 받았어요. ‘1인창조기업’ 입장에서는 정말 필요한 곳에 10원 한 푼이라도 더 집중되었으면 하는데, 관례적으로 사업진행을 하고 비용책정을 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물론 제 주관일 수도 있지만...

 

윤기자: 어쨌든 그렇다고 멀찍이 물러나 있으셨을 것 같진 않아요.

 

전대표: 네. 받은 지원금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수행업체와 오랜 협의 과정을 거쳤어요. 예전에 독립영화 제작을 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5억원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너무 대비되더라구요. 그 때는 지원금을 1차, 2차로 나눠 영화제작사에게 직접 지급을 해주었어요. 제작을 끝내고 세금계산서와 입금거래 내역을 첨부해 정산을 하고 나면 지원 사업이 완료되는 식이어서 제작사에서 자주적으로 제작에 임할 수 있었거든요.

 

▲ 2012년 11월의 1인창조기업 콘서트에서사례발표를 하고 있는 아구아 전정복 대표ⓒ윤준식 기자

 

윤기자: 아, 이런 이야기는 ‘1인창조기업’으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나 정부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인 것 같네요.

 

전대표: 짧은 생각이지만 1인창조기업을 위한 정부지원 사업이 취지에 맞게 이루어 지려면 영화진흥위원회를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창조경제 말들 하는데, 그 분야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공무원이나 수행업체가 아니라 자기만의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라고 생각해요. 투명성을 보증할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게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봐요.

 

윤기자: 아구아 쇼핑몰은 그렇게 초기단계를 거친 거군요.

 

전대표: 다행히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연극 뿐만 아니라 라디오 방송에도 협찬을 진행하며 아구아가 많이 알려지게 되었어요. 대규모 커뮤니티와 연계하여 기획전도 진행했구요. 지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더 큰 제안을 놓고 진행하는 일도 있어요.

 

윤기자: 그래도 전정복 대표님처럼 다른 분야의 일에 종사하다 업종을 바꾼다든가 인터넷 쇼핑몰 후발주자로 들어오는 분들을 위해서 조금 오픈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대표: 일단 업종 전문성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취급하는 종목을 서서히 전환해 가려고 해요. 지금까지는 패션주얼리 위주로 해왔는데 파인주얼리를 지속적으로 접목해가려고 해요. 기자님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귀금속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파인주얼리는 결혼 예물도 포함이 되므로 구체적인 시장도 존재하고, 매출도 크고 브랜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보거든요.

 

윤기자: 아, 그렇군요. 문화콘텐츠와의 접목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생각하시나요

 

전대표: 그 분야는 좀 더 적극성을 가지고 해보려고 해요. 협찬이나 이벤트 같은 소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구체적인 스토리텔링을 해보려구요. 우선 좋은 제안이 들어온 게 있어서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에 동참해서 풀어보려고 해요. (웃음)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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