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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사진따라(7)] 추억의 명동 맛집들

이정환 기자 승인 2018.02.09 12:36 의견 0
83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같은 과 여학생 명심이의 초대로 명동 카톨릭여학생회관 기숙사의 오픈하우스에 갔을 때 처음 가본 집이 명동할매낙지다. 지금은 그 자리에서 70년째 운영 중이니 가히 명동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겠다.

 

정읍 출신의 명심이가 대놓고 나를 좋아한다고 과에다 소문 내는 바람에 나는 명심이를 흑심이라고 불렀다. 아무튼 명동에 기숙하는 관계로 명동을 잘 아는 명심이가 소개해준 명동할매낙지의 매콤하고 알싸한 맛은 나의 혓바닥 DNA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명동에 가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명동할매낙지다.

 

명동할매낙지 <p class=(사진: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명동할매낙지 (사진: 이정환)

 

얼마 전 서울에 방문한 예전의 유명한 농구스타 김성욱을 만나는 날 그가 제일 가고 싶은 집으로 꼽은 집이 명동할매낙지다. 김성욱은 허재 선수 폭행사건으로 유명하기도 했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그날 우린 낙지볶음덥밥에 소주를 각 2병씩이나 마셨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월급을 탄 날이면 가끔 맛보는 전기구이통닭으로 유명한 명동영양센타도 빠질 수 없는 맛집이다. 영양센타는 요즘 유행하는 곡식이나 각종 약재를 넣은 삼계탕과는 다르게 담백한 맛이 질리질 않는다. 게다가 찹쌀밥은 무한 리필이다. 사보이호텔 옆에 있던 영양센타는 중국대사관 근처로 옮겼다.

 

명동영양센터 삼계탕 <p class=(사진: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명동영양센터 삼계탕 (사진: 이정환)

명동영양센터 전기구이치킨 <p class=(사진: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명동영양센터 전기구이치킨 (사진: 이정환)

 

고등학교시절 여학생과 미팅을 하고 다니던 충무할매김밥 또한 여전히 건재하다. 그때는 오징어무침이나 깍두기를 더 달라면 야박하게 거절을 당하거나 잔소리 한번 듣고서야 겨우 더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달라는 대로 넉넉하게 갖다 준다. 물론 8천원이나 하는 가격에 그런 서비스가 없으면 안 될 일이겠지만... 그 비릿한 멸치육수 국물도 여전한 맛이다.

 

명동 충무김밥 <p class=(사진: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명동 충무김밥 (사진: 이정환)

 

뭘 먹어도 금반 배가 꺼지던 시절에 자주 가던 명동교자도 여전히 성업 중이며 늘 만원이다. 칼국수를 막은 후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공기밥을 추가로 주문하는데 몇 그릇을 먹던지 공짜다. 요즘엔 외국인 관광객 손님이 많이 늘어서 그들에 입맛에 맞추느라 조금 맛이 변하긴 했는데 여전히 맛있고 푸짐하다.

 

영양센터와 주인이 같은 장수갈비도 소갈비가 1대에 만2천원이니 부담 없이 가볼 만한 맛집 중에 하나다.

 

명동교자 칼국수 <p class=(사진: 이정환)" width="550" height="367" /> 명동교자 칼국수 (사진: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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