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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리네크 원작을 모노드라마로 - "겨울 나그네 1장 에피소드"

윤준식 기자 승인 2018.03.05 19:43 의견 0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희곡 <겨울 나그네>가 지난 3월 2~4일 서울 서초구 소재 씨어터 송 무대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다.

 

<겨울 나그네>는 2011년 희곡으로 발표되어 같은 해 뮌헨 캄머슈필 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뮐러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겨울 나그네>를 모티브로 하는 작품이다.

 

총 여덟 개의 장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제1장을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풀었다.

 

옐리네크의 <겨울 나그네>에서는 뮐러의 원작시가 담고 있는 로맨틱한 미적요소와 고향상실감, 낯설음, 무기력 등과 같은 멜랑콜리한 실존적 감정들을 현대 삶의 풍경 속에서 재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 나그네>는 작가 자신을 대변하듯 불특정한 중년여성 화자의 내면세계, 아버지와 연관된 옐리네크의 아픈 가족사, 오스트리아 내에서 일어난 사회적인 사건들, 인터넷을 통해 벌어지는 익명의 인스턴트 사랑 등을 각 장의 소재로 삼았다.

 

옐리네크는 200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겨울 나그네> 초연 당시인 2011년에도 뮐하이머 테아터타게 슈트케 연극축제 ‘극작가상’을 수상했다.

 

이번 작품의 주연은 백석대에서 연기를 가르치는 교수이자 배우인 최미선이 맡았다.

 

배우 최미선은 2016년 봄에도 모노드라마 <피에타>, 가을에는 모노드라마 <리플렉션>에 이어 연속 3번째의 모노드라마로 무대에서 관객을 맞이했다.

 

옐리네크의 희곡 <겨울 나그네>가 작가 자신을 대변한 것처럼 이번 모노드라마도 희곡 <겨울 나그네>를 대하는 배우의 자전적 관점에서 출발해 극의 바깥과 안쪽, 콘텍스트와 텍스트를 넘나드는 상황을 표현했다.

 

이는 전작이었던 모노드라마 <리플렉션>에서 빌리 와일러의 <선셋대로>의 노마 데스몬드를 오마주하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극중 인물해석과 연기를 보여주었던 것과 상통하고 있다.

 

번역과 대본까지 도맡은 김정섭 연출은 “옐리네크가 그렇게도 부정하는 고정된 의미의 ‘재현(모방)’이 무너지고 다양한 의미가 창출될 ‘전시’가 드러나도록 해 옐리네크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극단 길라잡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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