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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신비] 성인이 되면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 <하>

조기형 맛평가사 승인 2018.03.29 09:30 의견 0

너무 맵거나 너무 짠 음식들은 몸을 요동시키면서 온몸을 반응케 한다. 긍정적일 때는 몸이 매우 좋아하지만 부정적일 때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 먹는 가끔의 자극은 몸을 깨우는 역할로 건강을 챙길 때도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해안 도시인 마이애미 비치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는 소금을 전혀 안 쓰는 요리로 유명하다. 소금이 안 들어간 음식 때문에 그곳으로 십수 년 간이나 휴가를 간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싱거운 맛에 빠지면 그 또한 중독성을 갖게 된다.

이처럼 음식 재료들의 원래 맛을 즐기게 되면 재료가 갖는 깊은 맛을 즐길 수 있으며, 그 느낌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갑자기 싱거운 것을 먹기는 쉽지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게 되면서 얻어지는 감각으로 자연의 맛을 깊게 경험할 수 있다.

배춧잎 하나에서도 다양한 맛이 연출된다. 하지만 소금에 절여 간이 배이면 기존 배추의 맛을 잃어버린다. 싱거운 것을 먹기 시작하면 새로운 맛의 세계를 즐기게 되는데, 이는 물리적인 건강이라기보다는 정신적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생활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은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내적으로 숨어 있는 잠재적 의도가 움직이면서 일부러 자극을 찾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쌓여 있는 정신적 노폐물을 정화시키고자 맛을 찾게 되는데, 싱거운 맛을 접하게 되면 몸에서의 표면적인 자극은 덜해도 세포의 깊숙이까지 쌓여 있는 스트레스의 뿌리에까지 맛의 의미가 전달되면서 편안해진다.

몸의 세포들은 싱거운 맛으로 시작하면서 성장했지만 사회적 환경이 맵고 짜고 시고 달고 쓰고 감칠맛 나는 자극의 강도를 점차로 더해 주면서 자극이 강한 음식들을 선호하고 있다.

게다가 사회생활 하면서 대중과 어울리게 되면 싱겁게 먹기가 힘들어진다. 또 나이가 들수록 짜고 매운 것을 더욱 찾게 되는 것은 지금까지의 습성에 관성이 붙은 까닭이다.

[조기형 대표 / 지오맛아카데미, 맛 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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