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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향(竹鄕)의 소풍] 아이슬란드 여행 6회차(4) 2015년 9월 4일 사진 일기

눈과 화산, 푸른 바다의 나라 아이슬란드 16박 17일 일주기

장욱 작가 승인 2018.10.18 14:50 의견 0

흐(크)마스탕기는 바다표범으로 유명한 곳이다

바다표범 박물관을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토요일은 정오에 열었다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데

우리는 오후 5시 넘어 도착했다.

아이슬란드는 이런식이다.

자기들 사는 데랑 똑같겠지 절대 오산이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저녁식사 후 좀 더 어두워지기 전에 동네구경을 나섰다.

어디 배 고치는 어부가 하나 있을까 해서

그러면 혹시 눈먼 생선이나 좀 건질까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생선은 살아서 싱싱하게 팔딱팔딱 튀어야 생선(生鮮)인데

잔뜩 말라붙은 건 뭐라 부르더라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종류가 장난이 아닌데 왜 이런 걸 걸어놨을까

바다표범 대신 욘석들이 우릴 반기더라는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어라.. 아구

혹시 개구리꺽정이로 부르는 돌시깨비 모르겠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바닥이 난 보드카 대신 맥주다.

개울물 졸졸 흐르는 곳에 차가우라고 아이슬란드 맥주

굴(Gull:황금이라는 뜻)을 묻어놓고

정말로 도둑이 없는 나라인지 시험 중이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앗따! 고놈들 낮짝 한번 볼만하구나

혐오식품이라고 누가 시비를 걸어도 할 말 없다

하지만 누가 뭐 네발 달린 짐승 대가리 뽄때 보구 먹남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곳에 야리꾸리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지린내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린내도 아니고 그럼 구린낸가

아니다. 지린/노린/구린내가 쌈치기를 하는

아니 묵찌빠를 하는 그런 냄새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 느그들이 양대가리 맛을 알어! (형님)

공동으로 쓰는 부엌에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수십명이 넘는데

형님이 느물느물 웃는다.

유럽사람들은 참 대단하더라 아무도 싫은 기색을 보이는 사람을 못봤어.

기색이 다 뭐야 전혀 신경을 쓰지 한더라니까

여기가 미국이었다면 아마 끈 짧은 아그들은 지랄발광에 노발대발

별 희한한 물건들이 개고기 먹냐며 시비를 걸어왔을텐데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문화를 이해하는 정도와 수준의 차이를 피부로 느꼈다.

그러니 파리의 어느 식당 앞에는

'미국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을 떠~억 하니 붙여놨지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깻잎짱아치에

밥을 넣고 낮에 구운 양고기 두점에 마늘짱아치 얹으니

환상궁합이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바다표범이 유명하다는 이곳은

서쪽 피요르드에서 이 섬의 두번째 도시 아쿠에이리 중간 지점

다음날 아침

간밤에 스위스 할아버지가 보여준 수백장 사진들 중에 이 교회가 있었던가

야영장 뒤켠에 있는 아담한 교회가 밤새 바람막이를 해주었다.

▲ 아이슬란드 여행기 ⓒ 죽향(竹鄕) 장욱

나흘째 되니 북극의 바람소리는 이제 슈베르트의 자장가로 들린다.

스위스 할아버지가 뜨거운 물 채워서 끌어안고 자라며 빌려준 고무물통(유단포) 덕분이었나보다.

[죽향(竹鄕)의 소풍]

죽향(竹鄕)이라는 아호를 가진 장욱은

1986년 재학 중 먹고살기 위해 도미,

30여년 이민 생활을 지내며 한시를 써온 시인이다.

[죽향의 소풍]은 우주의 수많은 별 중

지구라는 초록별의 방문객이라는

그의 소풍(삶)을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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